죽음이란 주제를 다루면서도 무겁게 끌고 가지 않는 이야기.. 오히려 영원을 떠올리며 따듯한 미소가 지어지는 소설이었다. 일기장을 통해 만나게 된 영원의 쌍둥이 형 지원과 옥상에서 만난 인연 유신의 상실과 회복이 담담하고 뭉클하게 그려졌다.영원의 일기장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영원과의 추억을 기억나게 하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치유의 역할을 한다.특히, 영원이 죽은 이후에도 얼마나 깊게 주변 사람들의 삶에 스며들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한 사람의 기억이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 소설.. 유신이 영원의 바람처럼, 자신의 이름으로 글을 쓰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나도 함께 응원하게 되었다.+ 🔖재밌다는 말만큼 가슴 설레는 말은 없었다. 작가가 되면 이 말을 훨씬 더 자주, 더 많은 사람에게 들을 수 있을까? 고작 이런 이유로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도 되는걸까? (p.91)🔖김영원의 말을 들으면서 난 좋아하는 일을 뺏긴 그 애가 안타까우면서도 부러웠다. 억울해서 잠이 안 올 정도로 좋아하는 게 있다는 것이. 나는 글 옆에 다른 사람의 이름이 있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대필하는 걸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니 억울함도, 분함도 사치였다. (p.103)🔖고작 이 정도로 아프다고 해서는 안 된다. 난 아플 자격도, 김영원을 좋아할 자격도 없다. 내가 김영원을 죽였으니까. 더 아프고 괴로워야 마땅했다. 행복해져서도, 꿈을 찾아서도, 편해져서도 안 됐다. 주먹을 세게 쥐었다. 주먹 사이로 피가 흘렀다.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아팠다.(p.118)읽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가슴 한 켠에 남는 따뜻한 슬픔이 깃든 소설잘 읽었습니다.@giantbooks_official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