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마 플레이
김종윤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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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9
괜찮다, 인혜야. 다 괜찮아.
어차피 그 인간을 네 손으로 죽이고 나면 이 모든 것도다 끝이 나니까.

🔖p. 270
성훈은 자신이 집을 나오기 전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물어본, 도대체 누구냐는 질문에 여자가 했던 대답을 떠올렸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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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인혜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카르마 플레이>
그녀의 직장상사인 감독 김영헌의 이름으로 작품이 공개된다.

자신의 작품이 도둑맞았다는 사실에 분노한 인혜는 영헌을 죽이기 위해 그의 집에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엔 차가운 눈빛과 기묘한 미소를 지닌 의문의 남자 인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된 죽고 죽이는 잔인한 이야기...
욕망과 집착, 복수, 그리고 현실인지 환상인지 소설을 읽을 수록 기묘함이 소름 돋게 하는 소설이었다.

과연 누가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플레이어가 될 것인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 소설을 읽을수록 어느것이 현실인지, 어느것이 환상인지 나조차 혼동이 오기 시작했다. 주인공 인혜의 정의를 위한 복수는 어느새 집착이 되어 있었다. 인혜의 연기력과 잔인함에 그녀의 정체가, 그녀의 작품 <카르마 플레이>의 주인공이 그녀 내면의 자신을 쓴 글은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현실과 환상이 뒤엉킨 잔혹한 무대 위에서,
인혜의 복수는 결국 그녀 자신을 향한 카르마가 되어 되돌아온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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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hrosmedia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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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들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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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북을 읽는 동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황옥호, 주해환, 오광심이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균형이었다. 해환이 실제 사건을 토대로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옥호는 유명 형사라가 되었지만 정작 그는 이 때문에 제대로 뛰기 어려운 형편이 되어버렸다. 반면 그가 소개한 광심은 감정의 결이 남들과 다른 인물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 깊은 호기심을 자아냈다.

특히 광심의 어릴적 상담 장면은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가 딸이 혹시 사회와 어울리지 못하는 위험한 존재로 판단받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순간, 상담사는 단정적으로 말한다.

“감정의 온도가 조금 낮은 아이예요.”

그 한마디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송두리째 바꾼다. 규칙만 강요해서는 안 되고, 행동의 이유를 차근차근 알려주며, 무엇보다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은 광심이라는 캐릭터를 전혀 다른 인물로 소개하는 듯 보였다.

이후 정치권 입문을 앞둔 유명 인사 고보경의 양딸 고영혜가 사라지는 순간부터 급격히 긴장감이 높아진다. 조용히 처리하길 원하는 고보경과, 유명세 때문에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옥호, 그리고 결국 사건을 떠안게 되는 광심. 광심이 학교로 향해 단서들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오래전 전형수 교수와 얽힌 사건들이 다시 떠오르고, 고영혜가 남긴 이상한 흔적과 어머니에게 도착한 꺼림칙한 우편물이 맞물리며 분위기는 점점 어두워진다.

이 작품이 특히 매력적인 이유는 인물들이 얼핏 평범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경찰, 작가, 정치인, 그리고 감정이 낮은 아이.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각기 다른 비밀과 왜곡된 마음이 자리 잡고 있어, 누가 어떤 진실을 감추고 있는지 끝내 단정하기 어려웠다. 겉면은 잔잔하고 평범 그자체이지만 속은 비열하고 불길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는 사람들의 초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짧은 분량임에도 인물 간의 흔들리는 관계와 서늘한 기류가 또렷하게 살아 있어, 다음 장면에서 누가 어떤 얼굴을 드러낼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샘플북이었다.

선의 가면을 쓴 채 일상을 살아가는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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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gom.book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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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연구 일지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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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7
현대인을 사로잡고 있는 본잘적인 두려움 두 가지를 네가 이해하길 바라니까. 대체될 수 있다는 두려움, 흔적 없이 사라져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으리라는 두려움. 한 마디로, 무의미한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p. 140
너무나 완벽해서 시신조차 남기지 않는 기상천외한 살인사건을 너에게 제공했어. 이제 이야기를 이어 가는 건 네 몫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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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탕 베르베르 특유의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의 실험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개발자 토마가 인공지능 이브39에게 세계 최고의 추리소설을 창조하라는 임무를 부여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단순한 미스터리를 소설을 넘어 인간과 기계의 한계, 창작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내용의 이야기...

토마가 목표로 하는 3가지, 첫째 소설은 기상천외한 살인 사건, 둘째 단연 독보적인 명탐정, 셋째 교묘하기 짝이 없는 명탐정.

소설을 완성시키기 위해 이브39가 요양원을 탐방하며 이야기는 새로운 깊이를 확보한다. 평온해 보이는 장소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불협화음, 거주자들의 말 속에 감춰진 틈, 그리고 어딘가 설명되지 않는 기운은 요양원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AI가 처음으로 의심을 배우는 공간임을 암시한다. 이곳에 감춰진 비밀은 미스터리의 핵심이자, 이브39가 인간 내면의 어둠과 복잡성을 이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추리 소설의 틀을 빌려 완벽한 이야기란 무엇인가, 창작은 인간만의 영역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문학적 실험처럼 읽힌다.

베르베르만의 방식...기술의 진보와 인간성의 본질을 흥미롭고도 서늘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완벽한 추리소설을 쓰는 과정이 AI가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의심하기 시작하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프로그램에 불과했던 존재가 ‘왜?’라는 질문을 품고, 요양원에서 만난 인물들의 감정과 비밀을 관찰하며 인간의 복잡한 내면에 접근하는 모습은 자아의 싹이 돋아나는 장면처럼 언젠가 도래할 미래이지 않을까...

인공지능이 단순한 도구가 아닌, 스스로 세계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로 변모할 가능성, 만약 미래의 AI가 이런 자아를 가지게 된다면, 인간이 구축한 규칙 속에서 새로운 윤리적 갈등과 창작·추리·감정 이해와 같은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분야도 재정의 되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자아를 갖게 되는 서늘한 순간,
그 가능성과 위험성을 묘사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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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books21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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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때리고
권혁일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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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2~183
“조금 전에는 거의 들어갈 뻔했는데 지금은 아예 빗나갔잖아. 근데 그때 쫄면 안 돼. 안 들어갔다는 결과는 잊고, 내 자세가 어디서 흐트러졌는지 그것만 생각해. 공은 예리 네가 잡고 있잖아. 안 그래? 어떤 자세로 어떻게 던질지는 다 네가 선택하는 거야. 이번 기회가 마지막도 아니고, 튕겨 나오면 주워서 다시 던지면 돼. 오케이?”

🔖p.217
‘태율이 자라고 아빠가 늙는 동안 나는 자란 걸까, 늙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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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무게에 짓눌린 두 여성이 농구라는 낯선 공간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되찾아가는 성장 소설이다.

취준 1년 차 예리는 길어지는 준비 과정 속에서 흔들리고, 진희는 배신과 상처로 굳어버린 마음을 안고 살아간다.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체육센터의 농구 수업에서 마주하고, 농구는 현실에서 잠시 숨 쉴 수 있는 작은 피난처처럼 따뜻한 시간이었다.

농구를 배우는 과정.. 공을 튕기고, 드리블을 하고, 슛을 쏘는 과정은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훈련처럼 그려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드리블하고, 누군가는 삶에서 지지 않기 위해 체력을 기르는 목적으로 기어코 넘어지며 다시 일어나 슛을 던진다.

특히 “누구나 슛하는 자세는 다르지만, 각자의 슛폼을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두 주인공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완벽한 자세가 아니어도 괜찮고, 조금 늦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자기만의 리듬, 자기만의 방향으로 다시 던져보는 용기라는 메시지..

실패와 상처가 인생의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담담하지만 힘 있게 말해주는 소설이었다.

바닥을 때리며 다시 뛰어오르듯, 예리와 진희에게 찾아오는 작은 변화들,
삶을 다시 던져볼 용기를 건네는 따뜻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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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u_bench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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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사는 외계인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9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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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족을 초월한 가족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

p. 171
“난 지금이 중요해. 왜냐면 우리 별에서의 시간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동생을 살려야 해. 설령 진짜 나를 낳아 주신 미러클 스타에 계시는 부모님께는 불효일지 몰라도, 그건 어찌할 수 없어. 난 기억나는 것이 더 수중해. 무엇이 더 현명한 선택인지 몰라도, 지금은 그래. 미러클 스타에 계시는 부모님도 내 결정을 존중해 줄 거라고 믿고 싶어. 지금은 선율이를 살려내는 게 더 중요하다 이 말이지. 그가 내 친동생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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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뜨거운 여름, 15년 동안 묵묵히 곁을 지켜주던 작은 물고기가 “함께 고향 별로 돌아가자”고 속삭이는 장면부터 소설에 빠져들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가족의 모습은 혈연보다 더 단단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서강의 접근 뒤에 감춰진 탐욕과 어둠, 그리고 그 속에서 점점 드러나는 초율과 선율의 따뜻한 마음은 대비를 이루며 더욱 선명하게 빛났다. 특히 자신의 이익보다 서로를 감싸 안는 가족들의 선택은, 사랑이란 결국 지켜주고 싶은 존재 앞에서 가장 순수한 형태로 드러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우주의 비밀과 추적, 미라클 파워 같은 거대한 SF 설정 속에서도, 이 소설이 끝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함께 살아낸 시간에 대한 깊은 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두려움 속에서도 손을 맞잡는 가족의 모습...
피가 아닌 마음으로 이어진 관계도, 충분히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소설.

은은하게 마음 한편을 따뜻하게 적시는, 부드러운 감성 SF 가족소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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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obook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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