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실에는 마녀가 필요해 바다로 간 달팽이 25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송소정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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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나 시에 있는 유일한 공립 중학교에서 보건 교사이자 마녀인 주인공.

내가 생각했던 마녀는 빗자루를 타고, 이상한 약을 만들고, 항상 심술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소설속 마녀는 보건실에서 학생들의 사소하고도 절실한 고민을 들어주는 평범한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내어놓는 해결책은 거창한 마법이 아니라, 마음을 다독이는 작은 주술 의식들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단순함 속에서 학생들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조금씩 단단해지는 모습이 공감과 대견함으로 다가왔다.

작품속 마녀는 단순한 판타지적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경계에 놓인 약자와 여성의 상징으로 역자는 보았다. 특히 어린 여성이라는 취약한 위치에서 겪는 상처, 외모 콤플렉스, 자존감의 흔들림 같은 현실적 문제들이 설득력 있게 담겨 있었다.

주인공이 일곱 마녀 중 하나가 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면서도, 끊임없이 다른 학생들을 돌보고 치유하는 모습은 스스로를 구해내는 여성 영웅이라는 역자의 해석을 더욱 빛나게 했다.

마술적 요소를 빌려 마음의 상처를 풀어내지만, 결국 중심에 있는 건 인간적인 따뜻함이지 않을까... 누군가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 소설이었다.

마법보다 따뜻한 위로로 성장의 길을 비추는,
마녀 선생님의 조용하지만 단단한 치유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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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entorbooks__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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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 김명순 옮김 / 톰캣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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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합병증으로 입원한 쓰노다. 그가 들어간 동 병동 4호실은 어딘가 기묘한 기운이 감돌고, 그곳에서 오래전 일어난 사건이 소설은 시작된다. 병원, 병실, 숫자 4, 자살 사건… 시작부터 서늘한 긴장감이 단숨에 빠져들게 했다.

소설가 쓰노다와 그의 오랜 친구이자 경찰인 이시게는 4호실에 얽힌 비밀비자금 팔천만 엔의 행방과 그 돈을 남기고 자살한 두 남녀의 실체를 추적한다. 사건을 파고들수록 감춰진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두 사람은 결국 목숨의 위협까지 겪게 된다.

이 소설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오늘날의 과학적 수사 방식과는 다른 ‘직접 발로 뛰는’ 경찰의 모습이 생소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유령 존재에 대한 결정적 단서가 하나씩 맞춰지며 서서히 진상이 드러나는 과정은 고전 추리물 특유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병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밀실적 분위기는 단순히 트릭을 푸는 재미를 넘어, 의심과 불신, 압박감이 겹겹이 쌓인 미스터리의 진한 맛을 느끼게 한다.

전형적인 고전 미스터리 구조임에도 지루하거나 뻔하지 않고,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추는 쾌감이 단단하게 살아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정통 추리소설답게,
작은 단서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 끝까지 긴장을 끌고 가는 소설

잘 읽었습니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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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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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반복해서 살아간다는 설정...
흔히 상상하던 시간여행을 통한 환상적인 인생을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기억을 지닌 채 다시 태어난다는 건 끝없는 기회보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반복이 오히려 무거운 책임감으로 변해가는 묵직한 소설이었다.

과거의 순간을 되돌릴 수 있어도, 결국 변화의 출발점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소설은 꾸준히 상기시켰다.
개인의 회귀를 넘어 시간이란 순환을 어떻게 관리하고 다뤄야 하는가에 관한 윤리적인 선택이 등장하며 이야기는 한층 더 넓은 스케일로 확장되었다.

특히 시간을 고쳐 미래를 바꾸겠다는 쪽과, 어떤 이유로든 역사를 손대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쪽의 충돌은 인생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되는 부분이었다.
두 대립은 단순한 가치관 차이를 넘어, 시간의 운명을 둘러싼 거대한 논쟁처럼 다가왔다. 결국 해리의 선택은 다시 처음부터가 아니라 지금 이 삶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방향으로 향한다.

기억과 시간은 단순히 누구나 탐내는 초능력이 아니라, 그 능력을 통해 선택 이후의 결과까지 함께 감당해야 하는 책임감을 중요시하는 메시지가 선명하게 다가왔다.

만약 나에게 해리와 같은 능력이 주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바꿀 것이며 그 변화 모든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시간여행을 통해 삶의 이유를 고민해 보게 한 소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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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anhouse.official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vant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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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녀석들
나연만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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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알약으로 대머리 탈출!!
초!초!초! 혁신적인 탈모약 개발에 성공한 고영길.
휴가를 얻어 오래만에 고향집에 내려간 그.
아버지와 아버지의 절친 박씨 아저씨도 신약을 먹게된다.
하지만 아버지와 박씨 아쩌씨에겐 머리카락, 털이 몽땅 빠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를 위해 서울로 올라온 고영길.
아버지와 박씨 아저씨의 공통점이 월남에 참여한 이력임을 파악한 주인공.

정확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 아버지와 고영길은 베트남으로 떠난다.
베트남에서 고영길은 납치당할 위기에 처하고..

과연 누가 고영길을 납치하려 하는가...
탈모제의 부작용의 원인은 무엇일지..

경쾌한 블랙코미디!! 과장된 상황들이 줄줄이 터져 나온다. 뒤로 갈수록 베트남전이라는 묵직한 역사적 진실이 흘러나온다.
코미디+액션 활극+역사비판 혼합 장르의 매력~
무거운 주제이지만 가볍고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유쾌함 뒤에 드러난 상처들... 하지만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소설

웃음과 사회적 메시지가 넘쳐났던 소설~
역사적 반성과 따뜻한 감정까지 모두 한 권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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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u_bench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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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귀신 도감 - 전설과 민담에서 찾아낸
강민구 지음 / 북오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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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귀신들은 단순히 공포의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그들의 문화적 가치관을 반영한 존재처럼 느껴졌다.
피 브라에드처럼 가족 간의 유대와 죄책감을 상징하는 귀신, 피 딥친처럼 죽음과 재생의 경계를 오가는 귀신, 피 풀락처럼 나무와 숲을 지키는 정령들은 모두 인간의 삶과 자연이 긴밀히 맞닿아 있는 동남아시아 문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귀신들이 ‘한’과 ‘억울함’, ‘그리움’ 같은 감정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동남아시아의 귀신들은 이와 비슷한 면도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더 생활적이고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중국의 귀신문화와 서구식 영혼의 이미지가 함께 녹아 있어, 아시아와 유럽의 귀신상이 절묘하게 혼재된 독특한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곤충이나 나무, 혼령이 뒤섞인 정령과 귀신들의 세계는 자연에 대한 두려움이자 동시에 경외심의 표현처럼 느껴졌다.
생생한 그림들과 귀신에 대한 흥미로운 설명은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그림들이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귀신들이 책 속에서 튀어나올 듯한 느낌을 주었다. 피와 살, 벌레와 혼령이 뒤섞인 장면들이 잔인하고 섬뜩했지만, 그만큼 동남아시아 귀신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림들의 강렬하고 생명력 넘치는 표현들이 동남아시아 귀신의 인상을 더욱 강화시켰다.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생생한 귀신 도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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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kang.11 에게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bookocean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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