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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 돼 - 제2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100
김지완 지음, 김지형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8월
평점 :
일상과 SF,판타지, 호러, 다채로운 문법으로 전하는
꼬들꼬들한 재미와 감칠맛 눈물 한 방울
#문학동네 #컵라면은절대로불어선안돼 #김지완 #김지형 #SF #판타지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상상력이 동원된 동화

차례
친환경 방수 종이 우주선
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 돼
개미맨과 엔젤
우리가 티티새라면
벌새처럼
점박이우산귀신



오슬기는 영어학원 레벨테스트가 한 시간 뒤라서 10분 안에 밥 먹고 학원으로
다시 돌아가야 했어요. 고민 끝에 컵라면을 골라 전자레인지에 넣으려는 순간
"뭔가 좀 다른데?"
매일 사용하던 전자레인지가 무언가 다르게 느껴졌어요.
낚시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쫄쫄뽀끼를 후루룩후루룩 먹고 있었어요. 쫄쫄뽀끼는
오슬기가 가장 좋아하는 컵라면 중 하나였어요.
편의점이란 언제나 남이 먹고 있는 음식이 내 것보다 맛있어 보이는 곳이었어요.
전자레인지 작동 버튼을 누르고 우웅 소리를 내며 전자레인지가 돌아갈 때였어요.
"딱 3분!"
쫄쫄뽀끼 아저씨가 말했어요.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딱 3분! 그 시간 동안 네가 원하는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게 해 주마. 3분 동안 그 사람으로 살아 보는 거야. 재벌, 아이돌, 할리우드
배우······. 누구든 가능하지."
오슬기는 어리둥절하게 되물었어요. "저한테 말씀하시는 거예요?"
오슬기는 들어가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쫄쫄뽀끼 아저씨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자기는 전자레인지 요정이라고 했어요.
"한 전자레인지를 천 번 이상 사용한 아이들에게 무작위로 찾아오는 요정이고.
설명하는 동안에도 시간이 흐르고 있어. 몸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사람을 얼른
말하라니까!" 쫄쫄뽀끼 아저씨는 다급하게 외쳤어요.
하지만 오슬기는 누구의 몸에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쫄쪼뽀끼 아저씨는 단 몇 분이라도 남의 인생을 살아 보면 네 인생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며 오슬기를 설득했지만 변함없이 하고 싶지 않다고만 했어요.
오슬기는 쫄쫄쪼끼 아저씨의 말을 무시하고 나무젓가락을 쪼갰어요. 똑! 정확한
게 반으로 쪼개졌어요. 운이 좋은 날이었어요.
"시험 기간에는 이상하게 단짝면이 당긴단 말이지."
쫄쪼뽀끼 아저씨는 울다시피 매달리며 어떤 아이는 학원 선생님 몸으로
들어가서 레벨테스트의 답안지를 확인하고 10점을 맞았다고 그래도 관심이
없냐고 했어요. 오슬기는 이번에 100점 맞아도 다음 달 테스트는 원래 실력대로
받아서 그게 더 속상할 것 같다고 했어요.
오슬기는 마음이 불편했어요. 전자레인지 요정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때문에 누군가 그 자리에서 쫓겨나는 건 찝찝했어요. 누구나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히 지키고 싶은 법이니까요.
오슬기는 어떤 선택을 했고 결과는 어떨지 궁금하죠?
이 책은 6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이야기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상상의 세계를 만날 수 있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요. 다른 사람의 입장도
되어보고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과 다름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감정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