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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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한 번만이라도.


<마음의 연대> 는 1900년 12월 1일에 미국에서 발생한
존 호색 살인 사건을 소재로 쓰인 단편 소설이에요.


작가는 당시 이 사건을 취재 했던 여성 기자이고요.
자식이 10명이나 됐던 존 호색이 죽었을 때
용의자로 지목됐던 존 호색의 부인.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존호색의 가족에 대한 폭행과
부인과 자녀들의 안전하지 못한 일상들이 드러났고요.
부인의 무죄를 주장하는 자녀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부인 마가렛 호색의 지나온 고난의 삶에 미국 국민들이
공검하고 함께 아파했다고 해요.


첫 재판 때 배심원 12명 중 전원이 유죄판결을 내린 반면
1년 뒤 열린 두 번째 재판에서는 12명 중 3명이 마음을 바꿨다고 해요. 그래서 살인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지만 당시 보호 받지 못 하던 여성들의 삶을 이 사건을 계기로 돌아보게 됐던 사건이었다고 해요.


영문 원서도 옆페이지에 함께 쓰여 있는 이 책의
원제는 <A Jury of Her Peers> 로
예전에는 <여성 배심원단> 이란 제목으로 출간됐었다고 해요.


다 읽고 나면 <마음의 연대> 라는 제목이 훨씬 와닿는 건
번역의 묘미겠지요 😌


🔖“but I told you what I do with Mrs. Peters,
I wish I had to come over sometimes when she was here . I wish.. I had.”


🔖Slowly, unwillingly, Mrs Peters turned her head until her eyes met the eyes of the other woman. There was a moment when they held each other in a steady burning look in which there was no evasion or flinching.


<A Jury of Peers(마음의 연대)> 중에서



🌻 엉망진창 퀼트에 전해진 마음, 애써 찾아보려는 마음



🔖“실망이 거듭 되면 상심하게 돼요.
말 그대로, 마음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마는 거예요.”
“A person gets discouraged - and loses heart.”

🔖엉망징창인 퀼트 조각을 들고 있으려니
어쩐지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든 불안감을 진정 시켜 버려 여기저기 바늘을 찌르던
한 여자의 심정이 퀼트 조각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 되는 것 같았다.
holding this block, made her feel queer,
as if the distracted thought of the woman
who had perhaps turned to it to try and quiet herself were communicating themselves to her .

<마음의 연대> 중에서



영어보다 번역이 더 좋았던 이 구절,
실망이 거듭 되면 상심하게 된다는 말,
말 그대로 마음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거라는 말.


누군가 마음을 송두리째 잃기 전에
실망한 누군가의 말을 먼저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기를 바라 봅니다.


뉴스에서는 정말 커다란 사건들만 보도가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역량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시스템이 문제라는 사실은 교묘하게 숨겨지고
이를 문제라고 외칠 연대의 힘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연대가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수면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요.
애써 찾아보지 않으면요.
드러났다가도 지속적인 관심이 없으면
금방 쑥 가라앉고 말테니까요.


연대가 필요한 사회 구석구석의 이야기를 알고
우리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조금 더 나은 세상이기를 바라며
극중 화자처럼 ‘한 번만이라도 들여다 봐야 했다며’
후회하지 않도록 애써 찾아보려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봅니다.


#마음의연대 #수잔글래스펠 #내로라출판사
#책스타그램 #소설추천 #페미니즘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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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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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마저 즐거운 <즐거운 어른>이란 책을 읽었어요.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김하나 작가의 어머니
이옥선 작가의 산문집입니다.

76세 즐거운 어른이 쓴 글은
어딘가 편안하면서도 세상의 오묘한 구조를 톡 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도 어른의 말이다 생각하니
괜히 잔소리인가 싶기도 해서 휘리릭 부러 넘기며
읽은 페이지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즐거운 어른의 통찰력에 감탄할 때가 많았고요.👍


76세 즐거운 어른의 인생 경험과 삶에 대한 통찰,
그리고 유쾌하게 전하는 지혜는
와닿는 부분도 있고, 정말 나도 나중엔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혹은 희망 같은 마음도 듭니다.


30대 후반에 읽는 즐거운 어른의 메세지는
아마 제가 40대에 읽으면 또 다른 포인트들이 눈에 보이겠지요 :)


저자처럼 ‘세상을 날카롭게 파악하고 맵싸한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할머니’로 지혜롭게 나이 먹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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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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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일러스트의 강렬한 이미지, 여성서사와 연대, 원작과 함께 보는 번역의 맛까지 개인적인 취향은 다 담은 듯한 책! 사소하고 하찮은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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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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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의 통찰력에 감탄을! 대충 즐겁게 살기를 당부하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마음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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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루코와 루이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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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데루코와루이

“인생 2회차, 두 여자의 통쾌한 질주” 라는
부제인지 홍보문구인지 확신할 수 없는 문구가 붙은 책.


인생 2회차라고 했지만,
일흔 살 할머니들이 주인공일 줄은 몰랐어요.
(아직 제 머리도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나 봅니다. )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가부장적 문화와 순종적인 여성의 이미지가
뿌리깊은 일본을 배경으로 해요.


일흔 살 데루코가
자신을 살림만 하고 섹스머신으로만 여겼던 남편을 위해
청소를 하고 요리를 해놓고,
단 두 줄 쪽지를 남긴채 집을 나서는 장면으로 시작해요.


“ 잘 있어요.
나는 이제부터 살아갈게요.”


다시 돌아올 여지는 남기지 않도록,
오해하지 않도록 고심한 문구예요.



무슨 이유인지 드라이버를 챙기고,
우연히 발견한 남편의 은행 OTP까지 챙겨서 말이죠.


중산층 사모님의 가출이 아닌,
이제부터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탈출’이라고 정정하고요.


또 한 명의 주인공, 데루코의 동창 ‘루이’
두 번의 이혼, 로또 당첨금으로 실버 레지던스에 입주하지만
온갖 규칙에 유치한 파벌 싸움까지 벌어지는 레지던스에서
나와 버리고 말죠.


남편의 차를 몰고 나온 데루코는 루이와 함께
미리 알아본 온천이 있는 외딴 동네로 들어가
잠시 빌려쓰는(?) 별장에서 지내는 이야기 입니다.


스포를 하고 싶지 않아서 입이 좀 근질근질하지만,
이 별장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오오😝하게 됩니다.
드라이버의 쓸모랄까 ㅋㅋ



어릴 적 텔레비전에서 <델마와 루이스>라는 영화를 봤었어요.
차를 타고 달리는 두 아줌마의 이야기.
<데루코와 루이> 이름도 비슷하다 했더니,
역자의 말에서 <델마와 루이스>를 오마주한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외딴 별장에 자리잡은 데루코와 루이가
별장 근처의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요.

나는 일흔 살에 탈출한다면 누구와 할 수 있을지,
누가 나의 부름에 응답할지 상상해보며 읽게 되는데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서 조금 씁쓸해졌…🥹


무모해보이지만, 항상 대처할 방법을 찾는
현명한 일흔 살 데루코와 루이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회사를 다녀서, 아이가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체념 섞인 생각이 들 때, 이런 생각은 저멀리~
보내버려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참 최근에 읽은 책이 우연하게도,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라는 책과
나폴리 4부작인 <나의 눈부신 친구>라는 책인데,
<데루코와 루이>까지 여성들의 우정을 다루고 있지요.

다음에는 또 어떤 여성서사를 만나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잘 있어요.
나는 이제부터 살아갈게요.”


🔖데루코는 망설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망설이지 않는 것이
이제부터 살아갈 인생의 테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루이는 생각했다.
나이가 일흔이라도 실버타운을 때려치울 수 있고,
45년에 달하는 결혼 생활이라 해도 끝장낼 수 있는 법이다.
그 정도로 우린 살아가려는 열의로 가득하다.
10대나 20대 젊은이들보다 오히려 더 뜨거울지도 모른다.


🔖이 교사의 일생은 타인이 멀리서 보기에는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일생’처럼 보이겠지만,
소설을 읽는 데루코는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일생’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은 결국
얽매여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데루코는 생각했다.


🔖“이 집은 분명 평생 잊지 못할 거야.”
“지금 그거, 굉장히 좋은 말이다.”
“뭐랄까, 우리 인생이 아직 한창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아?”

<데루코와 루이> 중에서




#데루코와루이 #이노우에아레노 #필름출판사
#책스타그램 #일본소설 #여성서사 #오늘의필사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 감사합니다.🙏
아빠랑 아이가 놀러 간 주말, 딱 좋은 힐링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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