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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구락부
이화경 지음 / 한길사 / 2026년 6월
평점 :
그저 살고자 했던 천출 아지,
평등한 새 세상을 꿈꾸던 사회주의자 지도자,
국가 간 이권 다툼 속에서 우리나라에 주둔한 미군들.
미군 간에도 권력 다툼은 있고
이승만이라는 새로운 권력으로 옮겨 가려는 인물도 있다.
모두 어딘가에 소속되려는, 인정받으려는 욕구에
서로가 서로의 스파이로 불릴 수 밖에 없던 현실이다.
그런 현실에 누구든 스파이로 몰아가기도 손쉬웠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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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부터 1955년까지
각 장의 제목은 연도로
영화처럼 시기를 넘나들며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가게 된다.
1926년 이름조차 천한 신분을 드러내는 것 같던 ‘천아지’
당시 가난한 집 어린 딸은 조금 나은 집에 팔려가듯 시집을 갔고,
코찔찔이 나이 어린 서방에게조차 언어, 신체 폭력을
당연한듯 당해야 한다.
일제 식민지, 모두가 배고프고 헐벗던 시절에도
신분이 낮을 수록 그 서러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시집에서 도망치듯 나와
선교사 집으로 탈출한 아지의 이야기.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지는
선교사 밑에서 엘렌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한국 이름도 애란으로 바꾸고,
돌아갈 집이 없기에,
이제는 버림받고 싶지 않기에
사랑하고 싶기에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여전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선교사 엘렌이 태어난 미국으로의 유학을 꿈꾸고,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비밀 독서회에서
골수 사회주의 혁명가, 현욱 선배과의
무모한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랐다.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하지 않는다며
박해 받던 선교사는 미국으로 쫓겨가고
애란은 혼자 남았다.
도피 중이던 현욱 선배와의 달콤했던 보름은
경찰도 아닌, 유부남이었던 선배의 친정식구에 의해 끝나고
또 혼자 남았다.
어릴 적 시댁에서 도망친 기혼녀,
사회주의자와의 금지된 사랑
미군정 인사의 불륜녀,
필요할 때 취해지고, 버려지는 그녀를
세상이 기억하는 말이지만
아지, 엘렌, 애란은 누구보다 필사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았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했지만
출신, 시대, 사랑, 모두 그녀를 옭아매기만 할 뿐이다.
그럼에도 Go forward.
삶이란 그런 것인가보다.
나아가야 하는 것.
—
🔖자유는 목적지가 아니라 삶의 형식이라는 걸 잊지 마.
🔖만국의 인민을 사랑할 수는 있어도 단 한 명의 여인을 위한 곁을 내어줄 만큼 작아질 수는 없는 남자를 안아주었다. 누군가의 전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포기해야만 했다.
🔖애란은 불운한 운명, 역사의 맹목, 가부장은 고사하고 가장 역할도 하지 못하는 남자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비로소 깨달았다. (…) 무엇보다 사랑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러나 그녀는 어디에서도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아무도 그녀를 안전하게 지켜주지 않았다. 잘못된 역사에 잘못된 나라에 여자로 태어난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족보도 곕도 없는 천출이지만 그녀는 그런 과거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어떻게든 뿌리를 뻗고 햇빛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탈주할 길은 보이지 않았다.
🔖… 안다, 그녀는. 필사적일 때 가장 외롭고 위험하다는 것을. 필사적이면 다른 너머를 내다볼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가 꿈꾸는 것은 단 하나, 살아남는 것, 할 수만 있다면 자유로워지는 것. 그러니까… 고 포워드 Go forward.
<비밀구락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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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비밀독서회의 조합에 홀린듯
한길사 출판사 서평단에 신청했어요.
보내주신 책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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