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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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충격적인 제목에 손이 안가려야 안 갈 수가 없다.
제목의 탄생엔 비화가 있다.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조선인이 소동을 틈타 우물에 독을 풀었다'와 같은 유언비어를 정말 믿는 일본인들이 자경단을 급조하여, 죽창과 곤봉과 단도 등 주변에 있던 흉기를 들고, 함께 생활하던 재일 조선인을 차례차례 학살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지어졌다.

극우 배외주의자들이 정권과 여론을 장악한 근미래의 일본. 정부는 동성혼 합법화와 부부별성제 등의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재일 한국인만은 철저하게 차별한다. 재일 한국인에게 불리한 법이 하나둘씩 제정되고, 그들은 점차 나지로 내몰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인공 가시와기 다이치는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계획을 추진한다. 계획에 필요한 인물들을 하나씩 포섭해나가고, 그의 계획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전모를 드러낸다.

혼신의 반격을 은밀하게 준비하는 ‘가시와기 다이치’
새로운 삶을 찾아 부산행 배에 오른 ‘박이화’
48전 전패의 인생에 승리란 없는 남자 ‘양선명’
몸싸움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윤신’
극우보수정당에 소속되어 있는 슬픈 청년 ‘기지마 나리토시’
여동생의 복수를 꿈꾸는 ‘김태수’ 이제 반격이 시작된다.

이 책을 보면서 요즘 세상에 나오는 혐한, 증오범죄 등이 떠오르면서,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이 이번 올림픽 동메달을 딴 안창림 선수다. 재일 한국인 3세인 그가 일본에서 받은 차별과 그 차별을 버티면서 일본의 국기인 유도로 전 일본 대학 유도대회에서 1등을 하고 일본의 귀화 유혹을 뿌리치며 한국 국적을 지킨 거.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지켜온 국적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고 운동 환경도 좋지 않은 한국으로 와서 그 힘든 선후배 똥군기까지 적응하며 도쿄에 가서 3등을 한 것은 정말 리스펙 할 만하다.

그전엔 추성훈이 있다. 지금은 사랑이 아빠고, 야노 시호 남편으로 부러움을 받지만, 과거 추성훈은 재일한국인 4세로 각광받는 유도 선수였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일본에 태어난 유도선수에 한국으로 넘어와 국가대표까지 했지만, 차별과 파벌에 진저리를 치며 일본으로 귀화해 아키야마 요시히로가 되었다. 일본에서도 국가대표 탈락하고 유도복을 벗었다. 아마도 양 국가에서 전부 차별받던  미운 오리 새끼였을 것이다.(그거 포커싱 해서 찍은 다큐멘터리도 있다.) 그 이후 격투기 단체인 k-1 선수가 되었고, 그의 유도복에 태극기와 일장기가 양 어깨에 놓여있는 모습을 보았다.

여하튼 이 책을 보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비단,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다. 서양에서 나오는 아시아인, 흑인에 대한 증오범죄.
창피하지만 나 역시도 한국에서 중국인을 비하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는지(짱꼴라라고 했음.ㅠ)  동남아시아인 사람들을 비하한 적은 없는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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