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최애 작가라기보담도 <아몬드> 라는 소설을 여태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소설의 저자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

《프리즘》은 그렇게 시작했다.
호계, 재인, 도원, 예진의 각기 다른 네 남녀의 얼기설기 사랑 이야기다.

도원. 어릴 적 음악을 했고, 지금은 지하방에 사무실을 둔. 영화의 음향을 손보는 업체의 대표이다.
예진. 완구회사의 경리다. 도원과 예진은 건물의 텅 빈 임대공간에서 우연히 만나 각자 커피 마시는 사이다.
재인. 빵집 주인이다. 그는 이혼을 한 번 했다. 그렇지만 그와 여전히 섹스는 한다. 아마도 굉장한 미인인 듯. 남자가 많이 꼬인다.
호계. 빵집 알바생이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말 상대가 필요하면 만남을 주선하는 어플로 상대방을 찾는다.

예진은 도원을 좋아하고, 도원은 그것이 부담스럽다. 호계는 예진의 노트를 우연찮게 줍고 그것을 찾아주면서 연이 시작되고, 호계는 예진이 좋지만 표현하지 않고, 예진에게 호계는 '안전한 사람'일뿐이다. 재인은 본인의 맺고, 끊음이 확실하지 않으며 이 만남을 스스로가 끊어내지 못한다. 생각은 하지만 행동으로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행동을 호계에게만 말한다.

우연한 계기로 공연을 넷이 함께 보고 도원은 재인에게 빠진다. 과거 도원과 재인은 음악을 하며 알고 지낸 사이였으며, 다시 빠져 불같이 사랑하고.
예진은 재인에게 도원을 빼앗기자 다른 남자를 사귀고, 호계는 예진이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와 사귐에 빡이 돌고, 재인의 전 남편과의 섹스 파트너로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호계는 예진에게... 예진은 자신이 좋아하는 도원에게 말을 전하고. 도원은 예진과도 끝나고. 재인과도 끝난다. 재인은 호계에게 배신당한 충격에 호계를 빵집에서 내쫓고.. 결국 넷은 일단 다 끝나지만... (그다음은 책을 보시오.)

너무 해맑은 사람이 있고, 너무 음침한 사람이 있으며, 너무 복잡한 사람이 있고, 너무 상처가 많은 사람이 있다.

해피엔딩이 아니라고 새드엔딩은 아니지 않는가.. 나는 네 사람의 사랑을 응원한다.

<아몬드>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p.47 진열대에 늘어선 비닐 안의 쿠키들을 볼 때면 가끔 불안해진다. 나도 저런 모습이 아닐까. 잘 포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속이 빤히 들여다보인다는 점에서는.

🔖p.129 누군가를 좋아할 기회가 온다면, 피하지 말아 봐. 내가 하기엔 우스운 말이겠지만, 가치 있는 일이야.

🔖p.261 아름다워도 상처받아도. 아파서 후회해도 사랑이란 건 멈춰지지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