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고 있잖아 오늘의 젊은 작가 28
정용준 지음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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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상하다. 말을 못 하는 사람은 할 말도 없는 줄 안다. 표현을 안 하거나 어리숙하게 느껴지는 사람은 생각도 없고 아이큐도 낮다고 판단한다."

언어교정원에 다니는 열네 살 소년이 겪는 성장 소설이다.

말을 더듬는 것이 병도 아닌데 사람들은 소년을 저능아 취급한다. 학교의 친구들의 괴롭힘, 국어 선생님의 선생 답지 못한 행동, 정신 나간 엄마의 사생활과 엄마의 쓰레기 애인.

이런 충격적인 환경에서 돌파구는 언어 교정원의 사람들. 비슷한 언어적 결핍으로 연대할 수 있는 이름도 모르는 이 사람들 덕분에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소년.

글에 아픔이 있다. 두꺼운 책이 아님에도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지 않는다. 소년의 감정에 이입돼서 화가 나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는 웬만하면 추천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글에 걸맞게 표지도 아주 신경 썼다.

🔖p.8 상처받았다. 상처는 익숙했다. 하지만 마음을 준 사람이 주는 상처는 달랐다. 일반적인 통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p.10 애정 결핍자들은 안다. 우리는 끌려다닌다. 다정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녹고 부드러운 눈빛과 목소리에 입은 벌어진다.

🔖P.11 용기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용기를 내라고 할 수 있지만 용기란 게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에겐 그렇게 말해선 안 돼. 당연하지. 낼 용기가 없으니까. 힘 없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도 이상해, 힘이 있으면 힘을 냈겠지. 안 그래?

🔖p.71 불쌍한 애를 도와주면 착한 사람이 된다고 믿는 멍청이는 온갖 이야기를 들려줬다.

🔖p.118 술 취하지 않은 엄마의 다정한 말도 얼리고, 이모가 내게 해 줬던 모든 말도 얼리고 할머니가 아들에게 하는 말도 얼리고 싶다. 그래서 언젠가 그 아들을 만나면 다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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