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 (반양장) - 제13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96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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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아몬드와 페인트를 잇는 소설>이라는 카피를 봤다.
실제로 겉장 보자마자 끌렸는데, 역시 굿👍👍

너무 집중해서 읽었다.

유원은 어릴 적 화재 사고로 언니를 잃었고, 자신의 목숨과 바꿔 11층 높이에서 이불에 감싸 아래로 던졌고 아래에서 아이를 받던 아저씨는 다리 하나를 잃었다.

유원은 평생 언니와 아저씨에 대한 죄책감과 고마움에 사로잡혀 살아야 하고, 온 세상 모든 사람은 언니의 목숨과 바꾼 인생이라며 잘 살아야 된다, 올바르게 커야 된다.라고 숨통을 조인다.
우연찮게 자신을 받은 이 아저씨는 의인, 호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며, 유원과 그의 부모님은 늘 아저씨에게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한 순간 나타난 수현이라는 동갑내기 친구. 갑자기 친해졌는데 그 친구가 아저씨의 딸이다.(더 이상은 스포라서...)

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유원의 인물 심리 묘사는 정말 압도적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 답답함과 속상함과, 세상이 바라보는 언니와 아저씨의 시선이 유원을 숨 막히고 진절머리나 게 하는 것이 너무 고스란히 느껴진다. 유원이도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미안해 죽겠는데... 주변에서 이러니...
아... 너무 알 것 같다.

아 책 무조건 추천이고 무진장 재밌다.

🔖p.91 그들이 나를 기억할까. 그 아이가 커서 가끔씩 기사에 들어와 댓글을 읽어 본다는 걸 알까. 그래, 그게 그들에게 뭐가 중요할까. 나도 안다.
아저씨가 나를 살렸다는 사실이 내가 나를 더 좋아 해도 되는 건지를 주춤하게 만들었다.

🔖p.102 나는 더 나태하게 살아도 됐을 것이다.
사고가 없었더라면.
나태하게 살면서도 죄책감을 덜 느꼈을 것이다. 실수를 두세 번 반복해도 초조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자꾸만 무언가에 쫓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p.113 "너보고 언니 몫까지 행복하라고 하지? 두 배로 열심히 살라고, 그런 말 안 해?"
"적당히 행복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두 배나 행복하게 살라는 거야"

🔖p.119 나는 엄마의 하나 남은 딸이자, 언니가 선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품이다. 이미 끝난 언니의 삶을 연장시키며 보조하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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