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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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겠습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 종류가 나왔다. 나뿐만 아니라, 세상 모두가 싫어하겠지.. 호의를 권리라 생각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고, 심지어 눈치도 없다.
최악이다. 빛나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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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월급 루팡이 가능한 직장인 이야기이자, 일반적인 우리 직장인 이야기다.
우리 직장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내가 다니는 곳은 시간외 근무가 비교적 쉽다. 업무 시간에 뺑뺑 놀고, 시간 외 달고 일하거나, 주말에 나와 와장창 일할 수 있는 구조이다. 뭐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시간외 근무 유혹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 그냥 놀고 돈 벌 수 있는데 안 하는 게 바보이기 때문이다. 근데 이것 또한 양심의 문제이다. 부도덕하지만, 모두가 다 하니깐 안 하면 나만 바보 같은 구조? 예전 부서는 이 짓거리를 안 하면 바보 되는 조직이었는데... 이 글을 보니 이런 것이 일의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르겠다.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모야.. 이 설렘.. 로망.. 떨림... 완전 흥미진진 로맨스다(초반 느낌). 이 설정에 흥분 안 될 남자가 있겠나? 넘나 떨리는 여행인데 아쉽네.. 그렇지만 남자 놈의 속이 너무 뻔히 보였고, 너무 날로 먹으려고 했다. 하룻밤 실패 후 욕지거리하는 위선은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반전이지만, 현실이라는 거..
🔖p.88 가만 보면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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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4 실제로 잤는지 안 잤는지보다는, 자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 자체가 중요한 거잖아요. ➡️이 대목은 <임경선 요조,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에서도 나온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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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낮음
유미는 장우를 잘 떠났고, 장우는 세상 정신 못 차리는... 그러니깐 쥐뿔 없으면서 고집만 있어서 주변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타입이다. 이 고생은 혼자만 해야 된다.
현실 세계에도 있다. 돈은 못 벌지만,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는 사람들. 그러면서 불평불만 늘어지게 하는 사람들..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치고 지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 하고 싶은 거 하려면 포기해야 될 것이 당연히 있기 마련이고... 그게 안되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장우는 자존심이 세고, 고집도 있고, 먹여살릴 유미가 있음에도 굴러들어온 복을 찼으며, 본인의 자존심과 신념만 최고로 생각했다. 두 달이나 밀린 전기세에 허덕이는 유미 생각은 안 한 거다. 당장 유미는 떠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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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의 손길
아.. 진짜 무슨 저런 아줌마가 다 있나 싶다. 이기적이다. 초심을 잃은 것은 모 그렇다 쳐도 저렇게 무례하게 말하는 사람. 나름 배려하며 대했는데, 역시나.. 호의를 권리라 생각하는 무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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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작가의 이야기를 쓴 것 같다. 첫 출근길의 기대와 설렘? 약간의 걱정을 포함하는 심정을 썼다.
겨드랑이가 젖어 있다고 나가라고 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는 게 신입사원의 심정이다. ㅋㅋ

새벽의 방문객들
결혼까지 약속한 전 남친이 성매매 업소로 착각하고 내 현관문 초인종을 눌렀을 때 기분이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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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페레 공항
가슴 먹먹해질 정도로 따뜻한 글이다. 노파의 배려심. 가히 상상도 하지 못한 부분까지 배려한 배려심에서 취업에 허덕이고 당장 학자금을 갚아야 되고 기말고사를 봐야 하는 젊은이와는 정반대의 여유로움을 배운다. 4시간 남짓 만난 낯선 이방인에게조차 이런 배려는 곧 여유로움인 것 같다. (대체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정체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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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진 작가는 직장을 다니면 책을 쓰고 결국 직장을 그만둔... 진짜 진짜 멋진 작가다.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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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고로 핫하기도 하지만, 왜 핫한지 읽어보면 알 것이다. 추천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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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3 소설을 쓰는 일, 그건 내 오래고 오랜 비밀이었다.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부끄러웠다. 소설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동안은, 늘 누군가 내 귓가에 대고 '네가 무슨 소설을 써? 소설 쓰고 있네...'라고 속삭이며 하하 웃곤 했는데 그건 슬프게도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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