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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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무해한 사람>
2018년을 강타한 소설이다.
소설가들이 뽑은 2018년 최고의 소설 <여름 스피드>와 <내게 무해한 사람> 두 작품이 꼽혔다.
마침 작년에 이 두 권을 다 못 읽어서 올해 하나씩 정복하고 있다. .
이 소설은 올해 내가 오늘까지 읽은 소설 중에 최고다. <쇼코의 미소>를 읽고 느꼈을 때보다 더 큰 감동에 매료되었다. 한강 작가에 이은 최애 작가 등극이다.
이 술술 읽히는 문장력에 참신한 소재며, 거기에 최은영 작가만의 쓸쓸함이있다. 7편 전부 다 있다. 이 쓸쓸함이 외로우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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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수이와 이경의 동성애 사랑 이야기다.
묵묵한 수이와 감성이 예민한 이경. 이 둘 사이에 나타난 은지.. 수이의 사랑에 목마르던 이경은 결국 은지를 선택하고 헤어진다.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의 무력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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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1,602>
아 보는 내내 불편한 소설이다.
이게 진짜 몇십 년 전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가정인가 싶다.
소름 돋게 싫다. 효진이네 가족이... 그리고 그 광경을 목격하고 엄마에게 말했는데도 남의 집 일이라고 치부해 버린 엄마에 대한 실망과 분노.. 요즘 세상엔 상상도 못할 그런 소설이었으면 한다.
🔖엄마는 거짓말을 했어. 엄마는 늘 친구를 도와야 한다고 했지.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나는 슬픔 속에서도 엄마의 반응에 분노를 느꼈다. 외로움이 서린 분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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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밤>
와..... 너무너무 먹먹하고 가슴 아프다.
내가 생각하는 가족애 중에 제일 슬픈 건 세월에 흐름 속에 어깨가 좁아지고 나이가 들어가는 부성애.. 그다음 슬픈 건 부모 없는 형제애다.
이 두 자매 이야기는 가슴이 너무 아파서 다음 편을 바로 볼 수 없을 정도이다.
🔖기다림은 언제나 가슴이 뻐근할 만큼 고통스러운 즐거움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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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로 지은 집>
최은영 작가의 섬세한 감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책의 단편 중 가장 긴 글이지만, 금방 시간이 지나간다.
공무와 모래와 나비... 한창 다모임과 msn을 하던 시절.. 싸이월드가 활성화되기 전, 천리안, 하이텔, 나온우리가 한창 인기를 끌다 하두리 캠이 유행하고 아이러브스쿨과 다모임으로 동창회, 반창회가 유행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여기 나온 주인공은 02학번이다. 최은영 작가가 84년생인데... 아마도 작가님은 빠른 84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작품으로 돌아가서 남녀녀의 우정을 그리고 소심한 남녀녀가 각자 삐지고 화해하고 사랑하고 울고불고 하는 와중에 슬픔과 쓸쓸함이 느껴진다. 이것이 최은영 작가 특유의 갬성이다.
🔖절대로 상처 입히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두려움
🔖둘이 서로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더 사랑하는 사람과 덜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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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죽고 못 사는 세 친구의 슬픈 스토리이다. 미주와 주나는 진희의 죽음에 죄책감으로 살아간다.
최은영 작가의 특유의 슬픔이 밀려오는 글이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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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
아... 부모의 형편 때문에 숙모라는 여자의 손에서 큰 혜인이의 이야기. 갑작스레 삼촌과 사별하고 말없이 떠난 숙모에 대한 섭섭함이 세월이 지난 뒤, 미안함과 그리움으로 바뀐다.
최은영 작가는 이런 소재로 어떻게 이렇게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글을 쓸 수 있는지..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그리움을 어쩜 이리도 적적하게 표현해 내는지.. 감탄만 연실 나온다.
.- <아치디에서>
하민과 랄도.. 사랑과 우정 외로운 나라에서 상처를 안고 온 두 이방인의 우정과 사랑. 결국 새드엔딩.. 인건가.. 그냥 추억의 한 페이지 인 건가? 아무튼 여운이 길게 남는다.
. 🔖마음에 없는 말을 예쁘게 포장해서 보여주는 식이 아니라 해가 빛나듯, 비가 내리듯 그저 그렇게 마음으로 내려오는 말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다.
🔖삶의 희미함과 대조되는 죽음의 분명함을. 삶은 단 한순간의 미래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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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추천이다. 강지희 평론가는 "따뜻한 온도에서 가슴이 무너지는 느낌" 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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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왜 최고의 소설로 뽑혔는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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