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 마케팅적 사고방식, 개정판
강민호 지음 / 와이비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다 하여 그/그녀가 용산전자상가에 단골 컴퓨터 가게를 몇 개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 씨 그럼 교대 졸업생은 초딩 시험문제 다 백점 맞냐?란 대꾸와 별반 차이 없는 수준으로, 그 개연성이 심하게 떨어지는 추측이라는 것에는 주저없이/이의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 경제학과 졸업생이 주식시장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경제학은 사장이 되어 회사를 경영하거나, 회사원이 되어 경영당하거나에 관한 것은 전혀 가르치지 않는다라는 항변이 대략 '너 대학 때,  공부 드럽게 안했구나~'란 반응과 당연하게 매칭되어야 한다라는 건, 아무리 겸손해져봐도 뭔가 좀 심히 억울하다란 감정을 숨기지 못하게 해줍니다. 저 학생 때만해도, 경제학과에 주식에 관한 과목은 개설되어 있지도 않았었었고, 국제금융론도 선택과목이었었기에 환율, 뭐 이런 거 원하면/원하지 않으면 전혀 배우지 않고 졸업할 수 있었거든요. 제가 그러했었듯. 그렇게,

마케팅(marketing)이란 것에 대해 배워보질 않았으니 당연히, 이 책을 읽기 전, 마케터(marketer)란 단어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그저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추측만 해볼 뿐이었더랬습니다.  게다가, 세상에 마케터랑 직업이, 그러니까 '교사, 증권사 애널리스트, 의사, …'등과 같이, 하나의 독립된 직종으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심만 가득한 심보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었던 거죠. '뭐 별 거 있겠어, 경영학과 애들 좋아하는1, 영어 약자만 잔뜩 써놓아 그럴듯하게 보이기 원하는2, 그런 책이겠지~' 

 

 

 


…………………………………………………………………………

"거래보다 관계, 유행보다 기본, 현상보다 본질"

 

"마케팅적 사고방식을 위한 생각의 틀과 의사결정의 기준을 제시하는 데 초점"(p18)을 맞추고 있다란 이 책의 저자는, 위의 문구를, 일종의 캐치프레이즈스럽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마케팅의 기본틀이 바로 이러하다라는 거지요. 뭔가, 랩의 rhyme스럽게 리듬을 맞춘 듯한, 예의, 조어(造語) 좋아하는 경영학과 사람들의 분위기가 폴폴 느껴지는, 내심 믿음이 딱히 가지는 않는 시작이었었거늘,

 



"경영학은 심리학, 철학, 사회학, 경제학과 같은 전통적인 학문의 주석에 불과"(p83)하다란 저자의 설정이 무엇보다 확~하고 제 맘을 당겨줍니다. 이게 뭐, 이제와서 여적지 학문의 우열 같은 걸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경영학이 담고 있는 내용이, 그러니까 경영학의 정체성이란 게 결국 (뭔가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닌) 기존 학문들의 복합적 적용의 산물이란 것을 (깔끔하게) 인정한다라는 것이, 사실 쉽게 볼 수 있는 건 아니어왔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주저리주저리 사족을 많이 붙이죠.) 이처럼, --- 이 책에 대한 심정적 추(錘)가 부정과 긍정의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사이, 저자가 추구하는 마케팅 관(觀)에 대한 제 공감의 면적이 점차 넓어져만 가더군요.

·

·

·



"성공한 기업들은 본질적으로 그들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고객들과 가치 있는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성공한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의 상품과 서비스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뭔가 계속 잘 안 되고 있다면, 거의 대부분의 이유는 아주 심플합니다. 바로 그만큼의 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p45) 

저자는, 마케팅이란 것이 실체에 무언가를 계속 더해가는 포장의 과정이 아닌, '벗겨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라 주장합니다.3 그리고 그렇게 벗겨내려면, (벗겨내고 벗겨낸 후, 무언가가 남아 있으려면) 고객에게 제시하는 실체, 곧 제품/서비스에 기업의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라 말해줍니다. 대체 그 진정성이란 게 뭘까요? 또 다시 뜬구름 한 번 잡아보자는 걸까요? 저자는 그 '진정성'을 바로 '철학'이라 규정합니다. 제품/서비스 속에 담겨 있는 기업의 철학이야말로 가장 커다란 무기가 된다라는 것이죠. 

스티브 잡스는 …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과 철학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했던 대표적인 경영자입니다. 고객은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과 철학에 공감하고 또 열광했습니다. 고객들은 단순히 아이폰과 맥북이라는 기계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구매한 것입니다.4 아이폰과 맥북은 그가 추구하는 철학의 부산물일 뿐입니다.(p24)5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인,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가능성"(p161)이어야 한다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 마케팅의 과정에 있어, 그리고 궁극적으로 기업을 경영해감에 있어 분명한 철학적 기준이 존재해야 합니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했던 시기를 지나, 지금의 마케팅은 "그동안 문제가 아니었던 것을 문제라고 이야기하며 소비를 부추기고, 소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p122)해야만 자신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팔 수 있는 풍요/과잉의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죠. 그러하기에,


​이전에는 단지 판매하고 있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면 충분했지만, 이제 인간을 이해하는 일 자체가 중요해진 것입니다.(p120) …… 경영과 마케팅, 브랜드에 관한 통찰의 본질적인 리소스는 인문학입니다.(p241)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많은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사업의 부진을 인문학이 아닌, 경영학의 관점으로만 해석하려 하기에, 그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라는 겁니다. 가치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가치가 없는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당연히!) 그로부터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에 사업이 부진함에도, 그 원인을 마케팅 부서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못해서!라는, "광고와 홍보의 문제로 귀결"(p46)시켜 버린다는 거지요. 이러한 상황을, 즉 '철학의 부재'라는 근본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것엔 아예 접근도 못하는,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지 못하게 되는 상황의 원인을 바로,  


​"요리사 자신도 스스로가 무슨 맛을 내고 싶어 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경영자들이 그렇습니다. 본질이 명확하지 않으니 점점 흐려지고, 흐린 것을 명확하게 표현하려다 결국 MSG로 맛을 냅니다. 이 유혹을 떨치기 힘든 이유는 그 맛이 참 그럴듯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MSG로 맛을 내는 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p207)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그러니까 --- "모든 전략은 해당 기업의 철학을 대변해야 합니다"(p196)란 조건이 충족될 수 없으며, 타사와의 차별화에 대한 전략의 핵심이 철학이 아닌 가격에 맞춰져 있다 보니, '고객(customer)'을 향하여야 하는 마케팅의 목적이 '경쟁사를 이기는 것'으로 어느 순간 바뀌어 버리게 되는 겁니다. 마케팅의 본질의 이러한 변질은 결국 모든 기업들에게서 일정 정도 모두 발생되게 되며, 이는 곧 "전략도 경쟁사를 닮아가게 되는 결과를 초래"(p237)하게 되어, 어느새 모든 기업들이 "차별화가 아닌 동일화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p237) 모습을 보여주게 되지요. 저자는 이에 대해,

"이제 결승점은 하나가 아닙니다. 굳이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달려 1등과 2등을 가리지 않아도 됩니다. 각자가 가는 차별화의 방향에 각자의 결승점이 존재합니다. 애써 노력해가며 경쟁사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려고 하지마세요"(p236)란 조언을 해줍니다만, 이러한 조언으로부터 위안을 받고 안심하려 하기엔,

"​당신을 위협하는 진짜 경쟁자가 누군지, 당신은 모른다."(p234)6

이 한마디가 보여주고 있는 --- 기지(旣知)의 무지(known unknowns)가 아닌, 완전한 무지(unknown unknowns)로부터 발생되는 공포가 너무도 큽니다.7 어쩌면! 이러한 공포가, 우리로 하여금 경영학/마케팅에 대해 더 공부하도록 만드는 동인(leading motive)으로 작동할 수도 있겠는, 뭐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 일말의 답이 책 속에 담겨져 있긴 하니까요.   

 


…………………………………………………………………………


계획을 수립하는 이유는 바로 실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실행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계획하는 것이죠. 그런데 계획에 집중하다보면 계획을 위한 계획이 반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p175)

조직생활을 하는 분이라면 이처럼, 수단과 목적의 명확한 정립과 유지란 것이, 그 간단하고 의문의 여지 없을 듯 싶은 행위가,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기 얼마나 어려운가를 여러 번 체감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8 마케팅이란 것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읽은 책이었기에,

여타의 마케팅 책들도 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건지, 아니면 이 책에 뭔가 새로운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제 능력의 범위 바깥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실무적인 선에서 몇 가지 힌트를 얻었다라는 점을 제외하고서라도) 이 책이 ---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 혹은 비중의 변함 없이, 그야말로 한결같이 팽팽하게 죄어진 채 보여지고 있다라는, 한 마디로 읽어감에/배워감에 있어 전혀 지루함이 생기지 않았다라는 뛰어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라는 점은 자신있게 적을 수 있습니다. 사례의 나열이 지닌, 남는 것 없는 흥미로움만의 연속이 아닌, 흥미로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마케팅에 대한 자신의 견해/지식을 독자에게 전하는 법을, 저자가 매우 잘 알고 있는듯 하다랄까요?(이건 뭐, 간만에 칭찬이 좀 과한 듯 합니다만, 다시 한 번, 마케팅에 문외한인 독자로서의 느낌이 이러했다라는 거니깐요.)


·

·

·


"우리는 공장에서 제품을 만든다. 하지만 매장에서는 희망을 판다."9(p222)

당신이 제품을 팔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 당신이 하려는 것이 비록 일종의 cosmetic touch에 불과한 것일지라도, 그 작업을 위해선 바르고자 하는 분()의 성질에 대해, 바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한다라는 전제가 존재하기에, 더 나아가 당신은 왜 cosmetic touch밖에는 하지 못하는 것인가에 대한 일종의 조언을 찾을 수 있다 생각하기에, 그와 동시에! 

제품을 사는 사람으로서의 당신10이, --- 나는 과연 필요에만 의하여 제품을 소비하는가, 혹 욕망에 의한 소비는 없는 건가, 있다라면 제품을 파는 사람들은 과연 나의 욕망을 어떻게 건드려 나로 하여금 그들의 제품을 소비하게 만드는가11 등에 대한 흥미로운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 생각하기에,


당신이 마케팅 관련 일을 한다면 두말 할 것없이 당연히, 또한 당신이 평범한 소비자라 할지라도, 저들이 어떻게 당신을 꼬득이는지 알고나 당하자라는 의미에서, (롯데의 강민호를 좋아한다해도 그럼 꼭!) 이 책을 꼭 권해 봅니다. 제가 정리해 내지 않은/못한, 더 많은 내용들이 책 속에 있습니다. 책에 밑줄 쳐가며 읽는 습관의 제가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절반의 걸레가 되어 있을 만큼 말이죠. 그만큼 --- 얻을 수 있는 것이, 얻어내야 할 것들이 많았던 책이었다란 거겠죠. 그나저나 경영학... 배워갈수록12, 참 흥미진진한 학문이네요, 이걸 내가 왜 이제서야, 싶을 만큼!

 

 

 

 

 



※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지금 이 블로그에 와있는 당신에게마저 여하한 구실로라도 '나를 아는' 이란 형용사를 붙여 --- 꼭 한번 읽어보시라 말하고 싶은 책들의 제목 앞에 ★표시를 붙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표시이겠지만 가끔은, 타인의 주관을 한번쯤 믿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더군요.


 

어찌어찌/그럭저럭/꾸역꾸역/그나저나/고군분투

... 금연 48일째.



 

  1. 솔직히 말하자면, 최소한 제 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경영학 알기를 개똥같아 했더랬습니다. '우리는 깊이 있는 학문을 하지만, 걔네는 테크닉을 배우는 얕은 애들~'이란 게 경제학과 학생들의 일반적 정서였더랬었죠.
  2. 이 책에 등장하고 있는 것만 대략 추려봐도, SWOT, MECE, CRM, ICM, ATL, BLT, TTL, CSR, CSV, MBO … 등 무지 많습니다. 이런 류의 'fancy해 보이고 싶어함'은 다른 분야에도 적잖이 퍼져있어, 부동산 쪽에 가니, FSBO란 약자를 쓰고 있더군요. 뭔 심오한 뜻일까 봤더니 글쎄 'For Sale By Owner', 우리말로 걍 '주인 직거래/직접 임대'. --;; --- 필요에 의한 조어나 약칭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연말이면 등장하는 '트렌드 예측' 관련 책들 마냥, 이건 무슨 신조어 사전이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분석이라기보다는 말장난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 분위기는, 그저 천박해보일 뿐입니다.
  3. "마케팅은 무언가를 더하고 포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포장을 벗겨내어 본질적인 가치를 심플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진정성이 없다면 심플해질 수 없습니다.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계속해서 가면을 덧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p58) ……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부차적인 전략으로 뭔가를 자꾸 포장하려고 합니다. 정말 좋은 비즈니스와 마케팅 전략은 포장을 벗겨내는 것입니다. 본질적인 것을 단순한 날것의 상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죠. 이제는 속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장점이 되는 시대입니다."(p208)
  4. ​"1980년대 위기의 할리데이비슨을 다시 살린 리처드 티어링크는 말합니다. '우리는 철학을 판다. 오토바이는 슬쩍 끼워 팔 뿐.'"(p27)
  5. "GM 시스템이 정말로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회사의 운명은 한 사람의 생애를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 - 피터 드러커"(제프 그램 著, 「의장! 이의 있습니다」중 p184. 에프앤미디어 刊, 2017.) --- 애플이 정말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파는 회사였다면, 이는 곧 스티브 잡스의 수명과 애플의 수명이 동일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있습니다. 과연 그런가요? 과연 그럴까요? 과연 그런 것 같나요?
  6. 저자는 "경쟁사를 산업 카테고리가 아닌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시간 점유율의 개념으로 설명"(p233)하는 새로운 관점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 TV에 광고를 내려할 때, 동시간대 경쟁 채널의 시청률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포켓몬의 인기 정도라든가, 독서율의 증가 추세라든가, 운동에 대한 관심 증가 등, 사람들을 TV 앞에서 멀어지게 하는 여타의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도 분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7. ​2002년, 당시 미국 국방장관이었던 Donald Rumsfeld가 했던 말에서 인용하였습니다. --- ‘There are known knowns. There are things we know that we know. There are known unknowns. That is to say, there are things that we now know we don't know. But there are also unknown unknowns. There are things we do not know we don't know.’ ⁠여기서, 'known unknowns'와 관련하여, 슬라보예 지젝은 'unknown knowns'를 'the things that we know, but are unaware of knowing'라 정의하기도 하였습니다.
  8. 저자는 이를 "행복해지기 위해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지, 변화를 위해 행복을 추구하지 않습니다"(p257)란 말로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9. 화장품 회사 레브론의 창업자 찰스 레브슨.
  10. "나 스스로도 다른 누군가의 고객입니다."(p218)
  11. “소비는 기호를 흡수하고 기호에 의해 흡수되는 과정이다.”- 장 보드리야르
  12. 관리회계, 경영전략, 그리고 마케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