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는 행운을 믿지 않는다 - 주식에서 로또, 카지노까지 승리를 지배하는 베팅의 과학
애덤 쿠하르스키 지음, 정훈직 옮김 / 북라이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1. "The Perfect Bet :  How Science and Maths are Taking the Luck Out of Gambling"가 원제인 이 책에서 옮긴이는 ' gambling'이란 단어를 그냥/굳이 '갬블링'이라 적어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 경마, 룰렛, 복권, 포커, 체스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실례(實例)들로 보아, 'gambling'이란 단어를 우리말로 '도박'이라 적어내어도 무방할 듯 싶지만, '도박'은 뭔가 '요행'이란 단어와 함께 쓰여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니는 반면, '갬블링'은 그보다 약간은 중립적인 이미지(로 보여질 수 있)기에 '행운(luck)'이란 단어와의 매칭이 어색하지는 않을 것이다,란 이유가 아니었을까란 짐작을 해봅니다. 이러한 양보(?)에도 불구하고,


#2. "수학자는 행운을 믿지 않는다"란 한국어판 제목이나, '확률론과 카오스 이론, 기계학습까지 베팅의 현장에서 찾은 절대 승리의 방정식'이란 뒷표지의 문구는 다분히 마케팅의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지, 이 책의 실제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프로 갬블러들을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닐 것임이 확실!한)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일반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주제는 오히려/차라리/결국 다음의 구절이 아니었을까 싶지요.

​"우리가 카지노에서 갬블링을 한 적이 없고 베팅 업체를 방문한 적이 없다 해도 베팅은 우리 삶에 널리 퍼져 있다. 좋은 운이든 나쁜 운이든 운은 우리 사회생활과 인간관계 속에서 나타난다. 우리는 숨어 있는 정보에 어떻게든 대처해야만 하고 불확실한 가운데에서도 타협을 해야 한다. 모험과 보상은 균형을 이뤄야 하고, 낙관주의는 확률과 비교 검토해야 한다."(pp311-312)

#3. '갬블링'을 대학 교수가 연구한다? MIT에 '갬블링'에 관한 강의가 있다? 인터넷 포커 업체에 대한 재판에 변호인 측과 검사 측 모두 경제학자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계량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다중회귀분석1이 경마의 우승자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사뭇 쉽게 믿어지지 않을 이러한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이라 이 책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20세기 최고의 수학자 중 한 명이라 일컬어지는 앙리 푸엥카레 역시 룰렛2에 관한 연구를 했다는 놀라운 사실3을 이 책의 초반부터 보여주고 있지요.

푸엥카레는 "룰렛과 같은 사건의 결과가 무엇에서 비롯되는지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그 결과들이 무작위인 것처럼 보인다"(p23)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이 책의 내용은 --- 우리가 '무작위'라 생각하는 현상들 중 어느만큼은 '일정한 규칙'에 의해, 또 다른 어느만큼이 '행운(luck)'에 의해 좌우되는가를 가려내기 위한 수학자, 통계학자, 물리학자, 경제학자 등등의 시도들4, 그리고 그 시도들의 현실 적용 예5를 보여주고 있다,라 정리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들의 결론이란 건 결국/아쉽게도,


"벤터는 'A가 B의 원인이다'라는 결론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어도 절대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예측만 잘할 수 있다면 벤터는 정밀하면서도 논리적인 근거를 기꺼이 버릴 수 있다. 자신이 말하는 요인들이 직관에 어긋나거나 정당화하기 힘들다는 점은 중요하지 않다. 예측 모델은 특정한 말이 승리할 확률을 추정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그 말이 승리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p300)6

#4. 위 인용구의 마지막 문장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 계량경제학이 미래의 예측을 위한 학문인가, 아니면 과거를 해석하기 위한 학문이가란 질문에 대해, 이 질문 속 '예측과 해석'의 구분 자체가 사실상 의미가 없다란 견해7에 반(反)하는, "구단이 새롭게 영입하는 선수와 계약할 때는 과거 성적을 기초로 하여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구단이 실제로 지불하는 돈은 그 선수의 미래 활약에 대한 보상"(p161)에서 볼 수 있듯, 명백하게 어느 한 편, 즉 '미래를 예측하기 위함'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위 주장은, 분석의 대상이 바로 (넓게 보아, 스포츠에서 선수의 영입 역시 일종의) '갬블링'이기 때문에 당연해질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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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경마, 룰렛, 복권, 포커, 체스' 등의 갬블링을 제가 좋아하지 않기 때문8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 초반부는, 뭔가 수학적 분석이 담겨져 있을 것만 같은 책의 제목에 매우 충실하게 전개됩니다. 통계에 대한 기초적 지식이 없다면 어떻게 손해를 볼 수 있는가를 '몬테카를로의 오류'9로 설명하는 유연함을 보여주기도 하며, '소행성의 분포 패턴'10에 대해 푸엥카레가 내놓은 가설의 경우는 수학이 지닌 아름다움의 극적 단면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지요. 그러다가 어느새, 내가 이걸 왜 읽어야 하나란 생각을 가지게 해준 3,4,5장을 꾸역꾸역 읽어내고 나면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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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움직임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한 드래프트11는 항상 똑같은 결과로 끝난다. 수학 용어를 사용하자면 이 게임은 '결정론적deterministic'이다."(p230)

​'결정론적'이란 단어를, 게임 이론(Game Theory)에서는 '순수 전략pure strategy'라고 하지요. '순수 전략'하에서 플레이어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늘 A를 해라'와 '저런 일이 일어나면 늘 B를 해라'와 같은 고정된 규칙"(p213)을 따르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교과서 속 결론과 같이 매번 예측 가능한/동일한 현상12으로 결과지어지지 않는 것은 바로, --- 예를 들어, 수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문제는 '순수 전략'을 따르면 풀어낼 수 있는 문제들 뿐입니다만, 정작 수능에는 '순수 전략'만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혼합 전략mixed strategy'을 사용하여야만 풀어낼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곤 한다라는 것과 같응 이유에서이죠. 


이 책의 6장13과 7장14은, 올 초 대한민국에 바둑 열기를 한껏 불어넣어주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떠올려 보며 읽어보면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부분을 담고 있습니다. 대결 전 당시, 전문가들은 압도적으로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예측했었었고, 그 이유로 --- (표현해 보자면) 인간인 이세돌 9단은 '혼합 전략'을 사용할 수 있지만, 기계인 알파고는 '순수 전략'만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을 들었었지요. 하지만, 바둑 전문가들은 말 그대로 바둑에의 전문가였었을 뿐, 수학자는 아니었던 겁니다.  


"체스와 같은 게임에서 정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플레이어들에게는 모든 것이 보인다. 말들이 어디 있는지 알고 상대가 어떻게 말을 움직였는지도 안다. 플레이어들이 사건을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게임에 운이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p247)

양측 모두 '혼합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바둑 9단 간의 대결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것은 바로, 정보 처리 용량의 한계로부터 초래되는 missing part를 (상대방이 흔히 '실수'라 표현하는) '행운'이라는 녀석이 맡게 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대국 전 바둑 전문가들이 말했던 '순간순간 발휘되는 인간의 직감을 컴퓨터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라는 이유는 기실 --- 이미 1950년 앨런 튜링이 발표했던 논문의 주제가 "기계가 (생각하는) 인간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행동할 수 있는지 … 컴퓨터는 속임수를 써서 누군가 자신을 인간으로 착각하게 할 수 있을까?"(p250)였었다는 걸 알지 못했었기에 제기되었었을 뿐인 것이죠.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의문의 한 수에 무너지기 시작했었듯, 인간과 컴퓨터의 체스 게임에서도 이미! 동일한 상황이 발생했었던 겁니다.15


"딥블루와 카스파로프의 대결에서 초반에 딥블루는 이해할 수 없도록 아주 교묘하게 지능적으로 말을 움직여서 카스파로프를 크게 당황하게 했다. 카스파로프는 딥블루가 그렇게 하는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바에 따르면 그 움직임이 이후 경기 진행에 영향을 미쳤고 러시아의 체스 대가인 카스파로프는 그때까지 겨뤄 봤던 모든 선수를 넘어서는 상대와 대결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었다."(pp256-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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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체스와 같은 경기에서는 더 이상 컴퓨터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 "상대방의 카드가 숨겨져 있다는 점"(p247)이 체스와는 다른, 즉 불완전 정보가 존재하는 포커의 경우엔 여전히, 컴퓨터과 과연 인간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흥미로운 주제로 남아 있지요. "포커에서의 내기는 결과를 놓고 하는 내기와 같은 의미가 아니죠. 선수가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게임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는 말이죠."(p290)16이란 경제학자 랜들 히브의 주장은, 체스와 포커의 차이점을 사뭇 자연 과학과 사회 과학의 차이점과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사람들이 100년에 한 번씩 오는 대규모 폭풍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해서 그것이 발생할 확률이 변하는 것은 아니죠."(p197)

자연과학은 이러합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가지게 되는 주관적 판단이 실제 객관적 사실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위 문장 속 '대규모 폭풍'을 '(주가의) 대규모 폭락'으로 바꾸면, 더 이상 주관적 판단이 객관적 사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 말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 "주가를 추측할 때 투자자들이 실제로 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할지를 예상하는 것이다. 회사가 근본이 탄탄하다고 해서 그 회사의 주가가 반드시 오르는 것은 아니다. 다른 투자자들이 그 회사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pp184-185)란 문장은, 이와 같은 사회 과학이 다루고 있는 대상의 특질을 극명하게 표현해주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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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엔 '승리의 방정식'이라 불리울 만한 것이 없기도 하지만, 설혹 그 일부가 있다 해도 한 개인의 차원에서 실행에 옮겨볼 수 있는 내용은 결코 아닙니다. 결국 이 책은 --- "현실에 대한 모델로서의 과학"17(p301)을 이해하는 것에 주안점이 놓여져 있는, 즉 현실에서 보이는 무질서/무작위가 실제 무질서/무작위만이 작동하기에 발생되는 것이 아닌, "사건의 결과가 무엇에서 비롯되는지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p23)이란 푸엥카레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그리고 그렇게,

"포커에는 규칙과 제약기 있긴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요인들도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생의 여정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협상, 경매, 흥정 등은 모두 정보가 불완전한 게임들이다."(p247)

'알려지지 않은 요인들'을 조금이라도 더 알아내려는 인간의 노력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18을,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실제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어떠한 결실을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라 읽혀졌습니다. 알파고의 열풍에서 우리가 끄집어 냈어야 하는 것이 '코딩 열풍'이 아니었었듯, 경제학/수학에서의 그 어떠한 학문적 성과도 인간의 삶/일상에선 결국 하나의 수단으로써만 사용될 뿐이라는, 더 나아가 자연 앞에서 겸허해져야 하는/질 수밖게 없는 인간이란 사실을 배울 수 있었던 그런 독서였다라 생각됩니다. (맨날 뭔가를 깨닫기는 하는데, 현실 속에선 그걸 행동에 옮겨내지 못하네요. 참, 쫌! --;;)


"수학자들은 돈을 액수에 따라 평가하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그것의 쓰임새에 따라 평가한다"(p11)



 

 

 

※ 읽어본, 수학과 관련된 책들 :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이야기」, 문명과 수학」 · 「수학, 철학에 미치다

※ 읽어본, 통계학과 관련된 책들 : 통계의 거짓말」,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 「」

 

 



 

  1. "영향을 미칠 만한 몇 가지 요인들 중에서, 주어진 결과에 각각의 요인들이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방법"(p89)
  2. "대부분의 룰렛 테이블은 눈금이 서른여덟 개가 있는 최초의 프랑스식 디자인을 계승해 왔다. 이 눈금들에는 1부터 36까지의 숫자에 검은색과 붉은색이 번갈아 칠해져 있고, 초록색이 칠해진 0과 00이 추가로 있다. 0이 들어간 숫자로 인해 룰렛은 카지노 업체 측에 유리한 게임이 된다. 갬블러가 가장 좋아하는 숫자에 1달러를 연속으로 건다면 평균적으로 룰렛이 서른여덟 번 돌 때마다 한 번의 승리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때 카지노 측으로부터 받는 액수는 36달러가 될 것이다. 따라서 룰렛이 서른여덟 번 도는 동안 참가자는 38달러는 걸겠지만 버는 돈은 평균 36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2달러의 손해, 또는 서른여덟 번의 회전에서 1회전 당 5센트를 손해 본다는 뜻이다."(pp24-25)
  3. "진정한 의미에서 '만능인 Universalist'이라고 할 만한 수학자로 앙리 푸엥카레를 들 수 있다. 20세기 초에 수학과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이 그가 주목한 덕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룰렛의 무작위성 역시 그가 관심을 보였던 수많은 영역 중 하나였다."(pp22-23)
  4. "주어진 상황에서 운과 실력을 분리하고 싶다면 그것들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찾아야만 한다."(p296)
  5. "지난 10년 정도 동안 베팅에 접근하는 방식은 극적으로 변해 왔다.(p145) … (단적인 예로) 스포츠 베팅을 위주로 하는 헤지펀드는 다양성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가 된다."(p149)
  6. 이에 대한 일종의 반성은 --- "사실 겉보기에 완벽한 모델을 만드는 일은 간단할 것 같다. 개별적인 경마 결과에 대해 1등을 차지한 말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그 모델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런 다음 각각의 경주에서 실제로 승리한 말들에 이 요인들을 포함한 모델이 완벽하게 들어맞을 때까지 모델의 수치들을 조금씩 수정할 수 있다. 결점이 전혀 없는 모델을 만든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실제 결과를 갖고 겉모습만 그럴 듯하게 바꿔 예측 모델로 둔갑시켜 놓았을 뿐이다."(p94)
  7. 경제학이 주타겟으로 잡고 있는 경제(economy)에 대한 분석에서는 '경제가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과, 성장해 온 경제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 양자간의 구분이 명확할 수는 없습니다.
  8. 로또는 가끔 삽니다만, 이 책에서처럼 진지한(?) 태도로 사지는 않습니다. 경마장도 딱 두 번 가봤었고, 첫 번째 방문에선 꽤 많은 돈을 땄었던 기억도 있습니다만 어느 덧 20여 년 전의 이야기일 뿐이지요. 룰렛, 포커나 체스는 룰조차 알지 못해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질 못했네요.
  9. "1913년 8월 18일 밤을 예로 들자면, 몬테카를로의 어느 카지노에서 룰렛 알이 수십 번에 걸쳐 연속으로 검정색에만 멈춘 경우가 있었다. 갬블러들은 테이블 주변에 모여들어서 다음에는 어떤 색이 나올지를 지켜보았다. '설마 검정색이 또 나오지는 않겠지?' 룰렛 바퀴가 돌자 사람들은 붉은 색에 돈을 쌓아 놓았다. 룰렛 알은 다시 검정색에서 멈췄다. 붉은 색에 거는 돈은 더 많아졌다. 다시 한 번 검정색이 나왔다. 그리고 또, 다음에도 또 나왔다. 룰렛 알이 연속으로 검정색에 멈춘 횟수는 모두 합쳐 스물 여섯 번이었다. 그 룰렛 바퀴의 결과가 무작위였다면 각 회전의 결과는 다른 회전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검정색이 연속으로 나왔다고 해서 불은색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앞 사건과 뒤 사건은 서로 독립적이다. 하지만 그날 밤 갬블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붉은색에 연속 돈을 걸어 잃었으니 이번에는 딸 것이라 확신했다. 이렇게 심리적으로 편향되는 현상은 이후 '몬테카를로의 오류'로 알려지게 된다."(p27) --- 관련하여 혼돈되는 것이 바로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 LLN)이지요. LLN은 특정 결과를 보장(guarantee)해주는 장치가 아닌, 단지 대수(large numbers)로 갈 경우, 일반적으로 그러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는 단순하고 일반적인 개연성만을 알려주는 것이거늘, LLN이 '사상의 독립성'을 압도한다라고들 착각하게 되어 '몬테카를로의 오류'와 같은 현실적 우(愚)를 범하게도 되지요.
  10. pp32-33.
  11. "체스와같이 드래프트는 8X8로 이루어진 보드 위에서 진행된다. 말들은 대각선으로 전진하고 상대의 말을 뛰어넘으면 그 말을 잡게 된다. 말은 보드의 반대편 끝에 도달하는 순간 왕이 되어 앞뒤로 모두 움직일 수 있다."(p228)
  12. "게임 이론은 모든 선수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선수들은 자신이 내릴 수 있는 여러 결정의 결과를 알고 있고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판단을 내린다는 이야기다. … 이는 선수들의 전략이 거의 항상 내쉬 균형을 이루게 된다는 의미다."(p236)
  13. <게임에 허풍이 필요할까 : 승리에 도달하기 위한 게임 이론>
  14. <기계는 어떻게 배팅하는가 : 인공지능과 게임>
  15. 이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대한민국은 수학이 아닌, '코딩'에 집착했었었죠.
  16. 이외에도, 포커의 경우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도 있다 합니다. --- "무제한 포커는 더 힘든 과제로 여겨진다. 선수들은 제한 없이 판돈을 올릴 수 있고 원할 때마다 전부를 다 걸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선택권이 많아지고 민감한 사항들이 늘어난다. 따라서 무제한 포커는 과학보다 예술에 가까운 것으로 평판이 나 있다. 이런 이유로 조헨슨은 컴퓨터가 이기는 것을 간절하게 보고 싶다. 조핸슨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되면 포케에서는 인간 심리가 모든 것을 좌우하기 때문에 컴퓨터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신비주의를 반박할 수 있갰죠.'"(p273)
  17. 이는 이상(理想)과 현실간의 관계 설정에 대한 다음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지요. --- "저는 이상을 하나의 척도로 간주하기를 희망합니다. 다시 말해, 이상은 실현하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측정하는 데 쓰여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현실과 이상의 거리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고, 현실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 자오팅양·레지 드브레 共著 「상실의 시대 :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중 p24, 메디치 刊, 2016.
  18. 이와 대비되어 보일 수도 있겠는 데이비드 핸드 교수의 다음 서술이, 상상으로서는 가능한, 하지만 현실의 조절/통제가 통계학의 목적이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 "우주의 작동에 불규칙한 면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우리는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알고, 그 인과관계를 확립하고, 또 배후에 있는 규칙을 이해하기를 원한다. …… 만약 일어날 법하지 않는 사건을 예측할 수 있거나 나아가 통제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위력을 지닌 셈이다."(데이비드 핸드 著,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중 p28, 더퀘스트 刊,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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