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기본 - 백년 가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오카무라 요시아키 지음, 김윤희 옮김 / 부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포드 … 에게 이윤은 목적이 아닌 결과였다. 이윤이 없으면 기업은 존재할 수 없지만, 경영자는 '종업원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는 것'을 주된 동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 미타니 고지,「경영전략 논쟁사」중 p37, 엔트리, 2013.


헨리 포드의 고임금 정책을 오로지 순수하게만 볼 수는 없다라는 주장1에도 일리는 있으나, 적어도 "이윤이 목적이 아닌 결과"라는 그의 철학 자체는, 지금의 제 지식과 논리로는 반박불가(irrefutable)의 영역입니다. 그렇다 하여 이러한 저의 동의(同意)가 곧 --- '기업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라는 경제학의 가르침을 부인하는 것이라 생각지는/도 않습니다. 겉으로는 다른 목적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도, 결과적으로 '이윤 극대화'를 낳게 되는 행위는 말하자면, 직진만 고집하느냐 혹은 우회로도 적절하게 이용하느냐의 차이일 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2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자카야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활력과 즐거움을 주는 것 (p138)  


자신의 사명을 위와 같은 것이라 당당하게 말하는 이 책의 저자(이자 이자카야 그룹 <오카무라 로만>의 대표)인 오카무라 요시아키의 사업적 성공을,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에서 보아) '이윤은 목적이 아닌 결과'라는 헨리 포드의 철학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유의미함을 보여주는 일례라 하여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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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을 아주 단순하게 소개하자면, '요식업에서 성공한 이의 성공담', 그 뿐입니다. 이 책에 대한 출판사의 소개3 또한 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도 하지요. 그런데 말이죠 --- 이자카야의 성공담을 기술하고 있는 이 책에는, 어떠한 비법을 전수받아 대박을 쳤다라거나, 혹은 유명 요리사를 초빙하여 인기를 끌게 되었다라는 등과 같은, '요리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2003년, 101세의 나이로 작고한 일본의 아리마 히데코, 이 할머니는 생전에 일본 사회에서 대단히 유명한 사람이었다.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다. 그가 100세가 돼서도 운영했던 '길베이아이'라는 이름의 작은 바 때문이다. 그는 이 술집을 53년 동안 운영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술집을 운영해서 유명해진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그의 술집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과연 술집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운영한 것일까. 


아리마 히데코는 '술집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곳일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푸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자연히 길베이아이는 단순한 술집이 아니라 '샐러리맨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곳'이 됐다. 또한 이런 술집의 주인, 이른바 마담은 '매상을 올리기 위해 손님과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손님이 즐겁게 술을 마시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아리마 히데코가 다른 술집 주인과는 다른 행동을 했음은 물론이다. 그는 진급에 실패한 샐러맨에게는 위로의 편지를, 사업에 성공한 사업가에겐 축하의 편지를 썼다. 이것이 평생 거르지 않는 일과였다. 그는 손님들과 풍부하고 격조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매일 3개의 신문뿐 아니라 광고까지 읽으면서 시사지식을 꾸준히 습득했다. 단골손님 가운데 소설가 앤도 슈사쿠, 이토추상사의 세지마 류조 회장 등 일본 사회의 거물도 상당수다. 그는 술집 주인으로서 바 운영에 더해 위로와 격려가 포함된 '인생 상담업'까지 했다. 한 마디로 '업()의 재정의'를 한 셈이다."


- 황인원, <'업의 재정의'가 힘들다고? 의미를 더하거나 빼라, 시()처럼...>, DBR 171호 (2015년 2월 Issue 2)


대한민국 요식업의 5년 생존율이 17.9%라는 현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물론, 자영업의 환경이 나빠졌다거나, 경기가 안좋다거나... 등, 이유는 수없이 많겠습니다만, --- 요식업 대표들의 마인드4 또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임에 확실하다라 생각합니다.5 손님들에게 맛있는/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여전히 요식업의 가장 주된 본질일까요?  


삼겹살을 주된 메뉴로 하는 식당을 오픈하려 고민 중이라 해보죠. 당연히 고려 대상인 입지에의 유동 인구, 상권 등을 분석하겠죠. 또한 해당 상권 내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 삼겹살집, 조금 더 넓게는 소고기/오리고기 등 여타 육류를 파는 식당들의 숫자도 고려해 볼 겁니다.6 헌데 말이죠... --- 삼겹살집의 (의외로 가까운) 경쟁 대상이 배달의 민족이나 PC방 등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바야흐로, 먹을 것이 없어서 배를 곪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닙니다. 동일한 지출 금액으로 즐길 수 있는 대안들이 그야말로 수도 없이 많아진 시대이지요.7 5만원의 돈으로 친구/가족과 삼겹살을 먹으러 갈 수도 있겠으나, PC방에서 오무라이스를 먹으며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혹은 집에서 영화를 보며 배달의 민족을 통해 초밥을 주문해 먹을 수도 있는 세상인 겁니다. 삼겹살집의 경쟁 대상이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게 많아진 것이지요. 그렇다면 삼겹살집 오픈을 고민 중인 당신이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혁신적이고 의미 있게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기업은 적절한 가격에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경쟁자가 흉내내기 어려운 자신만의 사업 경험을 만든다. 이러한 성과가 바로 장기적으로 수익성 있는 성장의 필수 원동력이다."


- 레이먼드 셔먼,「개싸움판에서는 고양이가 돼라」중 pp13~14, 처음북스, 2017.


온갖 좋은 단어를 다 가져다 놓은 듯한, 허나 한 단어로 표현해보자면 결국엔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 이해됩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 2인분 이상만 판매가 당연한 것 되어, 혼술의 메뉴는 될 수 없었던 보쌈이라는 메뉴를 1인분도 파는 모 프랜차이즈는 적어도 손님의 니즈8를 만족시킴으로 시장의 범위를 확장시켰다라는 점에서는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어냈지요. 


"혁신적 기업이 니즈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기회를 포착한 이유는 제품 카테고리에 만연한 고정관념과 산업의 관행을 재구성하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소구점(appealing point)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 레이먼드 셔먼, 위의 책 중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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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조셉 파인과 제임스 길보어는 세계적 경영전문지<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경험경제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Welcome to the experience economy)'라는 논문을 실었다. ……  (해당 논문의 핵심 주장은) 소비자에게 '경험을 둘러싼 환경'을 판매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경험이 경제적 가치를 획득한다는 설명이었다. …… 오늘날의 '경험경제'란 '고객이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스토리와 경험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험경제'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보다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 정성재, <'좋은 제품'아닌 '좋은 경험' 제공하는 회사가 성공한다>, DBR 190  (2015년 12월, Issue 1)


(적지 않은 구독료를 내야만 읽어볼 수 있는, 그나마도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쉬이 이해되지 않는) 경영학 매거진에 실려 있는 article 에서 배우게 되는 내용을, 이 책「장사의 기본」의 저자 오카무라 요시아키는, 자신의 체험/경험을 바탕과 함께 지극히 쉬운 문장으로9 이렇게 설명해 줍니다.


나는 이자카야가 단순히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라 삶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기를 바란다. … 동료들과 술 한 잔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인데, 거기에 감동까지 더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pp58~59) …… 이자카야에 와서 맛있는 술과 요리로 배를 채우는 일도 물론 행복하지만, 나는 그와 더불어 마음까지도 두둑하게 채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 (p109)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 또한 많은 독서를 통해 자신의 사업관을 정립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중에는 경영에 관한 책들도 있을 수 있겠지요. 저자의 사업관이 스스로의 체득을 통해서 얻어진 것인지, 독서를 통해 얻어진 것인지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업()에 최신의 경영이론이라 말해질 수 있는 것들을 온전하게 적용하여 실천했다라는 점이 중요한 것이지요.10 


1인 보쌈이라는 메뉴를 내놓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적어도 '차별화'라는 점에서는 표면적으로 성공한 듯 보이나, 한 발 더 나아가 --- 혼자 온 손님에게 1인 보쌈이라는 메뉴 이외에 추가적으로 무엇을 제공하고 있는가라는11 점에서 보자면 (적어도 저의 경험으로 보아) 그같은 표면적 차별화가 얼마나 오래갈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혼자인데, 꼭 보쌈이 먹고싶다'라는 욕망을 실현할 방법은 벌써! 그 식당 말고도 많아졌기 때문이지요.12 즉, 그 프랜차이즈가 초기13에 내세웠던 소구점(appealing point)의 생명력이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라 보기엔 어렵다라는 것이죠.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은 기업이나 산업 그 자체가 아니다.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활동으로 새로운 시장으로 만들고 시장을 장악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출시다. …… 를 위해서는 경쟁과 고객에 대한 다른 관점 설정이 필요하다. 경쟁자보다는 대체재, 고객보다는 비고객으로 전략의 초점을 이동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벤치마킹이나 차별화 혹은 원가우위라는 전략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 박경수,「전략수립의 신」중 pp75~77, 더난출판, 2016.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과연 그 시장을 '장악'하려는 노력까지를 갖추었느냐라는 점에서, '1인 보쌈' 프랜차이즈의 미래가 (제 개인의 시각에서 보아) 암울해 보이는 것에 비해, --- 이 책의 저자 오카무라 요시아키가 자신의 이자카야 사업에 있어 '경쟁과 고객에 대한 다른 관점'으로 설정함에 있어 추가적으로 갖춘 것은 다름 아닌, '진정성'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인다면 '전략으로 뒷받침된 진정성'이었다랄까요? 


사람은 자신이 대접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상대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감동을 느낀다. 손님에게 감동을 주려면 그를 사랑하는 방법밖에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다면 기꺼이 그가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고 싶어진다. 이것이 진정한 '접대'다. 요리 솜씨나 접대 노하우는 훈련으로 키워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이 없는 기술은 손님을 깜짝 놀라게 할 수는 있어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지는 못한다. 손님의 행복을 바라는 사랑이 있다면 그 가게는 필연적으로 발전한다.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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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 】 


그의 진정성에 '전략'이 뒷받침하고 있다라는 것이, '진정성'의 '진정성'을 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이 책에 소개된 바로는,  


'홍보하지 않는다', '간판을 걸지 않는다', '입구를 모르게 한다'는 시도는, 오늘 온 손님들을 기쁘고 즐겁게 해 드리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는 없다는 우리의 의지다. 손님을 어떻게 하면 기쁘게 해 드릴까, 온 힘을 다해 고민하고 행동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오카무라 로만>에서는 손님이 부탁한 일을 하는 것을 '작업'이라고 하고, 손님이 부탁하기 전에 해 드리는 것을 '일'이라고 생각한다.14(p60) 


홍보도 안하고, 간판도 없으며, 입구조차 쉽게 찾아지지 않게한다라는 것이 시작부터 '의도'된 것이 아닌, 그가 물려받은 어머니의 이자카야가 그러했었듯, 이자카야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이나 멋진 인테리어 등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저자가 이해하고 실천에 옮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태양의 서커스의 가치곡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ERRC라는 4가지 액션 프레임워크 활용이 필요하다. E는 기존 요소 중 제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Eliminate, R은 현재 수준 이하로 낮추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Reduce, 또 다른 R은 현재 수준 이상으로 높여야 할 것은 무엇인지Raise, C는 새롭게 추가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지Create를 나타낸다. … 태양의 서커스에서는 어떤 요소들이 ERRC되었을까? … 먼저, 제거된 요인은 스타 곡예사, 동물묘기쇼, 구내매점, 복합 쇼무대 등이다. 다음으로 감소된 요인은 재미와 유머, 스릴과 위험, 증가된 요인은 독특한 공연장이다. 마지막으로 창조된 것은 테마, 세련된 관람환경, 다양한 공연작품, 예술적 음악과 무용이다."


- 박경수, 위의 책 중 p77.


저자가 '블루오션 전략'의 전략 캔버스를 이해하고 그 전략을 자신의 사업에 접목시킨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물론, 그러했을 수도 있겠으나) 외려! --- '태양의 서커스'처럼, '블루오션 전략'의 훌륭한 일 사례로 언급되는 것이 맞다라 생각합니다. 저자의 이자카야는 여타 이자카야들의 행동양식들 중에서 없앨 것과 추가해야할 것 등을 그야말로 '고객의 마음에 맞게' 조합해 낸 결과물이란 것이지요. 더 나아가,



【 진정성  


지금 우리는 물질의 시대가 아닌 마음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음식점이 맛이 좋은 것은 당연하고, 미용실이 커트를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제는 손님에게 마음을 얼마나 줄 수 있는가15, 그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손님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 주는 마음', '비가 오는데고 밖에까지 배웅을 나와 주는 마음'에 기쁨을 느낀다. (pp 111~112)


저자가 보기에, 우리 이자캬야는 요리가 맛있습니다! 라든가, 우리 미용실은 커트를 참 잘한다니까요! 라는 '차별화'의 대상도 아니며, 심지어 해당 업()의 KSF16도 더 이상은 아닌 겁니다. 만약 저자가 맛있는 안주와 저렴한 사케 등을 이자카야의 KSF로 간주했었다라면, 거기에 더해 '친절함'을 차별화 요소 중 하나로 내세웠다면 이는 마치 --- 렉서스 자동차의 실내 인테리어에 쓰인 stitch 처럼 일종의 '의제(擬制) 차별화(pseudo-differentiation)'에 그쳤었겠으나, 


"고객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마케팅 대상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파트너다. 결국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줄 수 있느냐의 여부가 새로운 성장의 관건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친밀감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급자 입장에서 고객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그럴 때 비고객도 고객이 되는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고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진정성 마케팅에서 고객과의 친밀감이란 고객의 불편함을 고객보다 미리 고민하고 해결해주려는 배려와 혜택이다. 고객과의  친밀도가 높아지면 고객의 충성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기대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도 소비자는 진심을 느낌다. 비오는 날 밤 늦은 시간, 일본에서 MK 택시를 이용했다고 하자. … 목적지에 도착하면 기사아 당신보다 먼저 내려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줄 것이다. … MK 택시 기사라면 트렁크에서 우산도 하나 꺼내줄 것이다. '비 맞지 말고 쓰고 가시라'라는 말과 함께다. '어떻게 돌려줘야 하냐'고 물으면 '다음에 이용하는 아무 MK 택시에나 돌려주면 된다'고 얘기할 것이다. 택시비를 내고 목적지 건물까지 걸어가는 동안 MK 택시 기사는 출발하지 않고 헤드라이트를 비춰줄 것이다."


- 이우창, <무차별 광고시대, 이제 진심만이 통한다> 중, DBR 136호 (2013년 9월 Issue 1)


(이러한 실례(example)가 또한 일본 기업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없지 않으나 어쨌든 저자의 이자카야 또한) '이제 진심만이 통한다'라는 것을 (성공을 위한) 무기로 하여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닌, '이제 진심만이 통한다'를 실행에 옮기다 보니 성공을 거둔 것이라는 점에서, 같은 해에 발표된17 위 article의 주장과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는, '이윤이란 목적이 아닌 결과'의 적확한 일례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이지요. 바로 이것이, 


장사란 '어떻게 오게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돌아가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손님을 오게 하기 위해 광고를 하고 큼직한 간판을 달고 가격 할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어머니는 '저 손님을 어떤 마음으로 돌아가게 할까' 오로지 그것만 생각하셨다. … '손님을 어떻게 돌아가게 할까'를 철저히 고민한다면 어떻게 오게 할지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 추운 날 발이 시릴 것 같으면 바로 담요를 가져다주고, 더운 날에는 꽁꽁 얼린 물수건을 미리 준비해 둔다. 어떤 준비와 배려가 손님으로 하여금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지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 (pp 97~98)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장사의 기본'이라, 저자는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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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든 가게든 팀워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내가 강조하는 부분은 '자책하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팀에 문제가 생겼을 때,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자신의 책임으로 인정하는 팀이 '자책하는 팀'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가 '네 탓이요'라고 발뺌하는 팀은 좋은 팀이 아니다. 좋은 팀, 강한 팀은 다름 아닌 '자책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우연히 멋진 이야기를 한 편 읽었는데, 여러분께도 알려주고 싶다. 


<우리 집은 모두 잘못했다>

오늘 학교에서 돌아오자 엄마가 "네 형 책상을 닦다가 금붕어가 들어 있는 어항을 깨버렸단다. 조심했어야 했는데 엄마가 잘못했어"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형은 "제가 책상 바깥쪽에 두어서 그래요. 제가 잘못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했다. 어제 형이 어항을 거기에 두었을 때 나도 '위험한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내가 잘못했다. 

밤에 귀가하신 아빠가 그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시며, "아니야. 아빠가 어항을 살 때 동그란 것 말고 네모난 것으로 샀어야 했는데, 아빠가 잘못했어"하고 말씀하시는 바람에 모두 한바탕 웃었다. 

우리 집은 항상 이렇다. 우리 가족은 모두 잘못했다. 


이 이야기는 어느 초등학생이 쓴 글이라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가 정말 좋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화살표를 여러분 모두에게 돌리고 싶다. 이런 가족이 사이가 나쁠 이유가 있을까. 하지만 우리 모두 이와 반대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 


- 회사에 지각한 것은 깨워주지 않은 배우자 때문이야.

- 회사가 잘 안 되는 것은 스태프 때문, 세상 때문, 환경 때문이야.

- 손님이 오지 않는 것은 불황 때문, 날씨 때문, 동종업계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야.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내 탓이 아니라 남 탓으로 돌려버리면 마음은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결코 성장할 수 없다. 가게에 손님이 줄어든 이유는 남 탓으로 돌리면, 가격 인하 같은 소극적인 꼼수로 대처하기에 급급해진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빠졌기 때문에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새로운 해답,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반면에 '원인은 나에게 있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손님들을 즐겁게 해드릴까'하고 지속해서 고민하다 보면 새로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투덜거리고 불평을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편이 성장으로 이끄는 길임을 명심하자. 


그러므로 만약 스태프나 부하 직원이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도 한탄하거나 낙심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줄까'를 고민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가 바로 기회다. 새로운 해답을 찾아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pp92~94)


이 책이, 단지 '장사의 기본'에만 국한된 내용을 담고 있었었다면, '내가 아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라는 의미의 ★표시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는18, 심지어는 나의 가족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19 내용들을 담고 있다라는 점에서, 이 책은 '장사의 기본' 뿐만이 아닌, '삶의 기본'을 이야기해주고 있다라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노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배웠다. '표면적인 노력'과 '숨은 노력'. 표면적인 노력이란 … 무기를 장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표면적인 노력만으로는 인망을 키우기 어렵다. 반면에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도 인정받지도 못하지만 끝까지 하는 것, 그것을 '숨은 노력'이라고 부른다. ①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한다, ②부모님을 소중히 여긴다. ③'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④휴지를 줍는다. 언뜻 보면 당연한 일을 마음에 담아서 실행하는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누구도 할 수 없을만큼 해내는 것', 이런 숨은 노력이 일류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pp44~45) 


저에게 다시금, 한동안 잊고 있었던, 저 스스로의 지난 삶을 반성하게 해주었던 다음의 문구를 다시금 일깨워주었다라는 점에서도 또한, 참으로 잊지못할 독서였었네요.


"내가 감동할 만큼 내 스스로 정성을 다했는가? 하늘이 감동할 만큼 내 정성이 지극했는가? 정성이 지극해 진심으로 내가 감동하고 또 하늘이 감동할 정도라면 이루지 못할 일이란 없을 것이다. 설사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진심으로 정성을 다했다면 결과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후회란 게 남아 있을 리 없다. 자신의 부족함에 좌절하지 않고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계속 도전하면서 그 과정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나 자신이 탄복할 만한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원하는 결과를 덤으로 얻으면서 말이다."


- 황석공,「소서」중 pp137~138, 동아일보사, 2015.


※ 저의 감상문을 소개하기에 참으로 창피하지만, 어쨌든 비슷한 내용의 책 :장사의 신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지금 이 블로그에 와있는 당신에게마저 여하한 구실로라도 '나를 아는' 이란 형용사를 붙여 --- 꼭 한번 읽어보시라 말하고 싶은 책들의 제목 앞에 ★표시를 붙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표시이겠지만 가끔은, 타인의 주관을 한번쯤 믿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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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드는 이익공유제(profit-sharing)를 통해 노동자들이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으며, ‘일당 5달러’라는 파격 조치도 바로 그런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노동자들에게도 자동차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 '포드는 어떻게 마르크스를 쫓아냈는가?', 네이버 <주제가 있는 미국사> 중.
  2. 기업의 목적을 주주가치의 극대화라 가르치는 경영학에도 동일한 맥락의 논리가 있더군요. --- "주주가치 창출이 효과적인 비즈니스 전략의 결과가 되야지 원동력이 되어서는 안된다", 레이먼드 셔먼,「개싸움판에서는 고양이가 돼라」중 p121, 처음북스, 2017.
  3. "자영업 폐업률 87.9%, 외식업 5년 생존율 17.9%. 이렇듯 시장은 과열 경쟁에 돌입한 지 오래이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체인점이 경영진에 허덕인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거리에 나서면 호객을 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이고, 가격 할인을 홍보하는 간판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모든 가게가 필사적으로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4. "성공한 기업들은 본질적으로 그들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고객들과 가치 있는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성공한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의 상품과 서비스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뭔가 계속 잘 안 되고 있다면, 거의 대부분의 이유는 아주 심플합니다. 바로 그만큼의 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 강민호,「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중 p45, 와이비, 2017.
  5. 물론, 그렇지 않은 요식업 사장님들도 계시겠지만, --- 식당이라는 곳을, 본인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기에 통계적으로도 요식업 폐업률이 높게 나올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님에게 무언가(말하자면, '고객가치')를 드리기 위함이 아닌, 본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기에 결과적으로 망하게 되는 경우도 많을 꺼라는 거죠.
  6. 더 크게 보자면 : "산업구조분석은 시장의 판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 시장의 판을 파악하기 위해 보통 5가지 측면에서 산업 내 요인들을 검토한다. 크게 2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산업 내부 관점에서 산업 내 경쟁강도, 공급자 교섭력, 구매자 교섭력에 대한 검토이다. 다른 하나는 신규 진입자의 위협, 대체재의 위협 등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산업의 외부 관점이다.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이 5가지 요인에 대한 분석을 우리는 5 Forces라고 한다. 5 Forces 분석은 … 산업의 구조분석을 통해 산업에서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도구이다." - 박경수,「전략수립의 신」중 pp 93~94, 더난출판, 2016.
  7. "경쟁이라는 것이 꼭 동일한 산업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 경쟁자를 정의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단순히 동일 산업 내의 업체들을 경쟁자로 정의한다면 간단하겠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 박경수,「전략수립의 신」중 p100, 더난출판, 2016.
  8. 이 표현이 참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제 지식으로는 이를 대체할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네요.
  9. "책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오카무라 사장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글을 써 내려간다."(p177) - <해설> 중
  10. "계획을 수립하는 이유는 바로 실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실행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계획하는 것이죠. 그런데 계획에 집중하다보면 계획을 위한 계획이 반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강민호, 위의 책 중 p175.
  11. 예를 들어, 혼자 와서 '맥주 한 병과 함께 보쌈을 먹고 있는 손님'을 주요 타켓으로 하였다면, 그 손님들에게 '혼자 먹을 수 있다'라는 점 이외의 그 무언가를 함께 선사해주어야 한다라는 것이지요. 적어도 제가 경험해 본 (일산 버스터미널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1인 보쌈'집은, 그저 '혼자 와도 맥주 한 병에 보쌈을 먹을 수 있다'라는 경험 이외에는 그 무엇도 건네주지 않더군요.
  12. 여차하면, 걍 보쌈집 들어가서 소(小)자 하나 시키고 남는 건 놓고 오거나 포장해 오면 되지 뭐! 라는 용기가, 더 이상은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기도 하고 말이죠.
  13. "본격적으로 혼밥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5년 이전부터 *****는 직영점 운영을 통해 노하우를 쌓아왔습니다." - 해당 프랜차이즈 홈페이지 중.
  14. 「도요타의 원가」를 읽었을 당시에는 매우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졌었던 문장입니다만,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대로 이해해본다면, 다음의 문장이, 단순히 노동력을 동원해 특정 작업을 이행하는 '작업'과, 부가가치를 창출해 낸다라는 의미에서의 '일'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고도 보여집니다. : "도요타는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행동은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p13) … ​'이익을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있는 행동' 이것이 도요타가 생각하는 '일'에 대한 개념이다.(p23) … 설계자가 말한 대로, 상사에게 지시받은 대로만 '일'하는 것은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일뿐 거기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없다. '일' 하나하나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진정한 '일'인 것이다. (p193)" - 호리키리 도시오,「도요타의 원가」중, 한국경제신문 한경BP, 2017.
  15. "100엔짜리 토마토가 300엔이 되는 장사라고 제일 처음에 말했지만, 그 차액인 200엔은 우리들의 '마음'인거야." - 우노 다카시,「장사의 신」중 p197, 썸엔파커스,2012.
  16. "Key Success Factor의 줄임말로 핵심성공요인으로 번역되는 KSF는 특정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특정산업에서 성공하는데 필요한 제반 조건을 의미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17. 이 책의 원서는 2013년, 일본에서 출간되었습니다.
  18. "내 나름으로 리더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얻은 답이 이것이다. 리더란 지원하는 사람이다. … 내가 깨달은 나의 역할은 각각의 스태프들을 돕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중요한 역할은 각자 본인에게 맡기고, 나는 뒤에서 그들의 목표 달성을 도와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 <오카무라 로만>에서는, 앞에 나서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스태프를 아래에서 힘껏 밀어 올려 줄 수 있는 분들이 점장을 맡고 있다. '끌어올리려는 리더'에서 '밀어 올리려는 리더'로, 이것이 <오카무라 로만>의 리더론이다." (pp 95~97)
  19. 위 인용문 중 굵게 표시된 부분은 제 가족 단톡방에 실제로 올렸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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