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전염병

전염병 -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
배영익 지음 / 스크린셀러 / 2010년 12월

전염병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



이 책은 의학 관련 재난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좀 장르는 애매하지만 예전에 로빈 쿡의 책을 좋아하여 이것저것 많이 보았는데 예전 보았던 바이러스라는 그의 책이 생각났다. 바이러스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런 것인지 그 소설이 생각이 났다.



이 책의 대강은 이렇다. 북태평양 베링해 북단에서 조업을 하는 한 낡은 원양어선 문양호. 그리고 그 배에 타고 있던 한 명의 청년 어기영. 그런데 이 낡은 원양어선이 고장이 나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던 중간 침몰하고 만다. 거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각각의 사건이 일어난 날짜를 사용하여 얼마나 일들이 진행이 되고 급박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몇 개월 후 전에 본적이 한 번도 없던 괴 바이러스 “문바이러스”가 생겨난다. 처음 본 바이러스였기 때문에 해결책도 없는 상태. 전염성이 떨어지던 이 바이러스는 변이를 보이고 급속한 전염성을 가지고 어떻게 옮겨졌는지도 모르게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옮겨간다. 이런 바이러스가 있을 수도 있을까? 감염된 개체는 감염되지 않는 개체를 알아보고 본능적으로 감염시키려든다. 바이러스는 종잡을 수 없이 번져만 가는 가운데 내놓으라는 관련 분야 석학들이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 동분서주한다.



이것이 이 책의 대강의 내용이다. 이 책이 너무나 좋았던 것은 탄탄한 구성과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너무나도 잘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빙하 가운데 잠들어 있던 아무도 알지 못했던 바이러스가 우연한 기회에 깨어나 숙주를 만나고 퍼진다.’라는 주제는 약간은 식상한 내용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내용을 가지고 만들어 내는 상황들과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긴장감은 손에 땀을 쥐고 읽어 내려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두근거리는 흥분감을 불러일으키는 듯 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관계의 역학도와 그들이 보여주는 심리묘사 또한 세밀해서 보는 사람이 그 사람이 되는 듯 가슴 아픈 마음, 그리고 감염되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려드는 자의 마음, 자신을 억제하려는 마음 그 상황을 더 실감나게 펼쳐보이듯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발견된 반전의 묘미.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간단한 백신이 정말 감탄을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너무나 빠르게 달려가는 결말부분이다. 바이러스가 발생된 계기 그리고 그 바이러스로 일어난 많은 사건들 그리고 백신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 등 너무나 세세히 잘 묘사되고 잘 나타났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와서는 시간의 흐름도 너무 빠르게 전개가 되고 첫 백신이 만들어지고 나서 그 뒤로 너무나 빠른 전개로 살짝 힘이 빠지게 만들었다. 이때까지 바이러스로 만들어 온 긴장감의 끈을 마지막에 이르러서 결말에 닿기도 전에 놓아버린 것만 같은 심정이었다. 마지막의 빠른 전개가 의도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마지막이 약간의 실망을 주었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이 나온다면 그때 한 번 더 기대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