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다니던 시절 한창 친구들과 함께 읽었던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신작이 드디어 소담출판사를 통해 한국에 출간되었다. '냉정과 열정사이'을 모르거나 츠지 히토나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그의 화려한 수상경력을 보고나면, 아무래도 이 책을 읽고 싶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은 현재 우리나라에도 문제가 되고있는 아동 방임 및 학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렌지는 유흥가에서 일하는 부모님 밑에서 방치되고 학대 당하면서 자라고 있다. 호적에 올라가 있지 않아 건강보험에 들 수도, 학교에 다닐 수도 없는 처지이다. 렌지를 보면서 예전에 봤던 일본영화 '아무도 모른다'가 생각났는데, 그 영화와 이 책이 다른 점은 영화 '아무도 모른다'에서는 방치된 아이들의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거나 그들의 상황을 눈치를 채는 사람도,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이 책 '한밤중의 아이'에는 그런 어른들이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렌지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사람들과 도움을 주기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렌지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꿈을 키우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마냥 어둡고 비참한 소설이 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슬프고 비참하게 끝나지 않아서 더 마음에 들었던 작품. 슬프고 비참하게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에 혹시 학대를 받고 있을지 모를, 어딘가에서 어른의 작은 관심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자고 다시한번 다짐하게 되었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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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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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서점에는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라고 적혀있다. 이런 문구를 거의 태어나서 처음 본 느낌이어서 처음에는 내가 잘못본건 아닌가 싶었는데, 다시봐도 확실히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라고 적혀있었다.


환상서점은 밀리의 서재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화제의 책으로 오디오 드라마에서 전자책으로, 환상서점은 밀리의 서재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화제의 책으로써 오디오 드라마에서 전자책으로, 전자책에서 종이책으로 출간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책이다. 보통은 책에서 전자책, 드리고 오디오북 이렇게 만들어 지는데,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역행을. 이 책을 펼쳐보기 전, 제목만 봤을 때에는 이 책이 힐링 소설이나 혹은 그냥 판타지 소설 정도 되는 줄 알았다. 이런 비슷한 제목이나 분위기의 힐링 소설, 판타지 소설이 워낙 많아서.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난 지금 이 책의 장르를 누가 물어보면 판타지는 판타지인데 로맨스에 큰 무게가 있는 책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장르도 로맨스 판타지 느낌이 나고, 700년씩이나 산 신부를 기다리는 남자의 이야기가 언급되는 도입부도 그렇고 왠지 살짝 드라마 도깨비가 스쳐지나가는 작품. 그렇지만 읽다보면 초반에 느꼈던 드라마 도깨비같다는 인상은 저 멀리 사라져 버린다. 처음에는 무척 재미있게 본 드라마 도깨비가 스쳐지나가서 매력을 느꼈다면, 읽다보면 환상서점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작품이랄까.


우선 환상서점이라는 이름답게 책 속에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 그 이야기들이 기묘하고 슬픈 느낌이 들어서 그런 분위기가 책 전반에 흐른다. 한국인 작가가지은 책이어서 그런지 굉장히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환상소설이다. 호텔 델루나로 익숙한 마고신이 나오는 이야기도 있다.


소설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책이다. 결론 적으로 나도 잠 못 이루는 밤이 되게 만드는 책. 책을 덮는 순간 여운이 남기도 하고, 책이 끝나는게 너무 아쉽기도 했어서 오디오 드라마를 들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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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하는 나날들 -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
에즈메이 웨이준 왕 지음, 이유진 옮김 / 북트리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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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나 유튜브를 보다보면 조현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특히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Y'같은 프로그램에는 정말 조현병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편인데, 그런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내용이 환자들을 바깥에서 관찰하는 내용이라면, 이 책은 실제로 조현병과 양극성장애라는 질환을 앓고 있는 소설가가 직접 쓰는 정신병동, 정신질환자가 겪는 현실, 그로인한 고통, 정신질환자를 대하는 사회적 시선 등 실제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본인이 직접 체험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저술한 책이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직접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책으로도 미디어로도 많지 않기 때문인지 다양한 주요 매체 20여 곳에서 2019년 올해의 책으로 뽑히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실제로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이 쓴 이야기이다보니까 그로 인한 고통과 고뇌가 책 내내 깊숙히 뭍어난다. 또한 그렇게 삶을 살아오면서 겪은 사회적인 시선에 대한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등장하기 때문에 시사점또한 분명히 있는 책이다.
예전에 어떤 헐리웃 배우가 가족력으로 인해 조현병이 생겼다는 뉴스를 보고 정신질환 역시 가족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현병 뿐만 아니라 우울증도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고 하는데, 이 책 역시 그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저자는 본인의 정신질환이 또 대물림이 될까 염려하여 아이를 갖는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상태나 상황에 대한 묘사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그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나올 수 없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아무래도 저자 스스로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 스탠퍼드 대에서 뇌영상 연구원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책이 꼭 조현병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 더 풍성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누군가가 관찰하고 연구한 책이 아니라 직접 그 스스로가 겪은 책을 기술한 몰입도가 훨씬 높고 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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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심리학 수업
황양밍 지음, 이영주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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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는 유난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러다가 잠을 못이루고 새벽이 되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서있다. '한밤중의 심리학 수업'은, 그럴때 읽기 딱 좋은 책.

'한밤중의 심리학 수업'을 저술한 저자 황양밍은, 생활 속 심리학 박사로 불리는 사람이다. 생활 속에서 심리학을 활용하는 데에 무척 능통한 분이 다양한 사례를 들어서 썼다고 해서 무척 기대가 되었다. 실제로 심리학을 모르거나 심리학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책이 나온 듯한 느낌. '나 자신을 위한 목소리는 언제 내야 할까?'와 같은 나 자신을 위한 주제부터, '인터넷이 MZ 세대의 사회적 교류를 망쳤다고?'와 같은 어디선가 들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외모지상주의가 꼭 지탄받을 일인가?'와 같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주제들까지 일상과 관련있으면서 누구나 흥미롭게 볼 수 있을만한 주제들에 따른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에는 다양한 상황과 다양한 질문들이 있고, 그 질문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해결책이 제시되어 있다. 물론 이 책에 있는 조언들이 내 삶에 쉽게 적용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상황은 항상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이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냥 다양한 상담을 해온 누군가가 나에게 해주는 조언쯤 된다고 생각하고, 이런 식으로도 볼 수 있구나 혹은 이런 방법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읽었다. 특히 밤중에 생각이 많을 때 읽다보면 마음이 안정되기도 한다. 그 안정감은 잠이 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리고 책 제목이 한밤중의 심리학 수업이기도 하고) 매일 밤에 자기 전에 조금씩 나눠 읽기 좋은 책 같다.

내 일상생활의 대부분은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2번째 장인 '일터에서 마모되지 않기'를 가장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중간 중간에 지금 내 마음을 이야기 해주는 문장들도 있고, 내가 꼭 기억해야할 것만 같은 문장들도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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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여정 -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
오데드 갤로어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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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급속도로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기상이변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인류가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문득문득 생각해보게 된다. 실제로 '총, 균, 쇠'를 저술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30년 후에는 모든 것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 된다고 이야기했고,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2100년 이전에 현생 인류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 책은 어떻게 보면 그 연장선상이 되는 책으로 다양한 언론사에서 추천을 받았다. '총, 균, 쇠'와 '사피엔스'를 인상깊게 읽은 내가 이 책을 읽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지.

이 책은 경제학자 오데드 갤로어가 저술한 책으로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책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앞부분에는 우선 지금까지의 인류의 여정 그리고 뒷 부분에는 부와 불평등의 기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가장 읽고 싶었던 부분이 부와 불평등의 기원에 관한 곳이기 때문에 책을 받자마자 바로 2부를 읽고 싶었지만,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가는 느낌으로 첫장부터 한장한장 읽기 시작했다. 책에는 한국사람이라면 뇌리에 콕 들어와 박힐 페이지도 하나 존재했는데, 바로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 두번째 장 '제도의 지문'이다. 제도의 지문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한반도 위성사진이 나오는데, 나는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 사진이 우주에서 찍은 사진 중에 가장 오래 뇌리를 떠나지 않는 것 중 하나라고 한다. 한반도 사진 외에도 다양한 그래프와 지도로 빈부의 격차를 비롯한 다양한 현재 인류의 생활 조건 격차로 인한 글로벌 불평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러다보니 글로 볼 때보다 훨씬 놀랍게 다가온다. 어떤 한 요소적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제도적, 문화적, 지리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으로 그 불평등을 분석하는 책인데, 결론은 책 초반부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희망적이다. 책 초반부에 희망적으로 본다고 명시해놓은 것을 보자마자 나는 이 책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왜냐하면 책 내내 희망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에 대한 낙관적인 메시지라니.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마냥 낙관적인 책이었다면 실망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 책은 낙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기 때문에 인류에 대한 비관적인, 비판적인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 지친 사람들이 읽어보면 희망적인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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