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플린의 마지막 춤
파비오 스타시 지음, 임희연 옮김 / 가치창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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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찰리 채플린... 그는 내가 이세상에 나오기 전에 세상을 떠난 배우이자 감독이다.
내가 아는 그는 통 큰 바지, 꽉 끼는 저고리, 중절모에, 작은 콧수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흑백의 무성 영화...
그의 작품을 제대로 본 적은 없다. 잠깐 잠깐 그에 대한 회고의 의미의 프로그램을 스치듯 본 정도가 다이다.
그럼에도 그가 한 시대의 희극의 대명사임을 알기에 그에 대한 궁금함과 알아보고픈 욕심에 선뜻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채플린의 일대기를 아들에게 편지로 전하는 형식으로 소설로 쓴 것이라 하겠다.

채플린의 82세 성탄절날 밤 그에게 사신이 찾아오고, 그는 사신을 웃기면 다음 해 성탄절에 다시 찾아오는 것으로 1년의 생을 연장받는 내기를 하게 된다.
그리고 채플린은 9세의 어린 아들 크리스토퍼가 15세가 되는 6년 간 88세가 될 때까지 매해 성탄절날 밤 생을 연장받게 되며, 그간 그는 그의 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진실된 그의 일대기의 이야기를.

그는 가난하고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불량한 아버지는 일찍 죽고 정신이 온전치 않은 엄마는 그를 고아원에 보내고.. 5세의 그 어린 나이에 처음 무대에 서게된다.
책은, 그가 영국 프레드 카노 극단에서 있었던 일과
미국 할리우드의 마크 세네트의 눈에 띄어 채플린의 전설이 시작되었던 일 등의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그 사이 세부의 그의 모험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으로 채워져 있다.

그가 성공의 길로 가는 과정에서 그가 겪은 일들, 또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뤼미에르형제보다 영화를 먼저 발명한 사람이 아를르캥이라 여기며 그와 아를르캥이 사랑한 여곡마사 에스터를 찾아서 미국을 횡단하게 되는 이야기는 다소 황당하기도 하여 읽는 내내 사실과 상상의 이야기가 어디까지인지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찰리 채플린 그의 작품의 탄생 배경의 이면에는 그가 겪은 결코 녹록치 않은 그의 인생의 행로의 고단함과 외로움, 그의 비애가 녹아 있었음을 알게 해주었다.

책을 읽은 후 내가 느낀 채플린은 책을 읽기전 나의 선입견과는 조금 달랐다.

진지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던 사람.
더 정의롭고, 더 자유롭고, 더 인간답게 사는 사회에 관한 그의 풍자.

" 난 그저 세상을 공부하기 위해 그리고 만약 어딘가에 운명이 존재한다면, 내 운명을 찾기 위해 떠났어. 내가 되고 싶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난 사람들 머릿속에 머무르는 것을 배워야만 했지. 나에게서 끌어내는 것, 지켜보는 것, 일상의 관찰에서 각 동작이 탄생하는 것. 거기엔 지름길이란 없어. 만약 내가 믿고자 한다면, 어떤 점에서는 내게 사실이 되어버린 허구 속으로 돌아가야 해." - p.47



"그들이 정말로 우습다고 여긴 건 전적으로 내 의상 때문이 아니었어. 그들은 나에 관해, 내 모든 행동과 내 얼굴이 표현하는 모든 표정과의 연관성에 관해, 그리고 세상과 동떨어진 내 불화합성에 관해 웃는 거였지." - p.224

"뭔가 뒤죽박죽되게 하고, 세상이 거꾸로 뒤집혀 엉망으로 배합되는 것. 희극성의 메커니즘은 체제 전복적인 메커니즘이야. 만일 한 거인이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문을 열려 시도하는데도 해내지 못한다고 치자. 바로 뒤이어 고양이, 아이, 초라한 방랑자, 노인이 대번에 그 문을 열어버리면 우리는 웃게 돼. 왜냐하면 모든 것이 삶 속에서 일어나는 것과 상반되기 때문이야. 희극성은 공중제비야. 한 남자는 공중제비 뒤에 다시 일어나거나 또는 막 넘어지려는 순간에 절대로 넘어지지 않고 또 다시 재주넘기를 하지. 희극성은 나 같은 왼손잡이야. 부자를 조롱하고, 일을 다시 명확하게 하고 부당한 처사를 바로 잡아.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에게는 문을 닫고, 약자들과 무방비 상태의 사람들에게는 문을 열게 해. ᆞᆞᆞ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것은 인간관계를 지배하는 것으로 끝나는 모든 잘못된 형태와 증오에 대한 나의 거부이자 경멸이요, 질병과 빈곤에 맞선 내 어린애 같은 항변이었지. 생각해보면, 기쁨을 전염시키기 쉬운 만큼 세상에 슬픔과 아픔 또한 전염시키기 쉬워." - p.260


처음 책의 초반부를 읽을 때는 글의 문체가 지금까지 읽어 온 책들과는 너무 이질적이어서 혹, 번역의 문제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또 문장의 표현들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저자가 그 문장에서 전하려는 의미를 파악하는 데 곤란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러나 후반부로 나아갈수록 글의 매력이 드러나는 듯하다. 저자가 전하려는 채플린에 관한 진실의 이야기가, 조금은 불필요한 것 까지 알게 하는 그의 글이, 때론 인내심을 필요로 하기도 했지만, 숨쉴 틈없이 읽는 이에게 채플린의 삶을,
마지막 그의 웃음을 함께 하고자 한 듯하다.

읽고난 후 이상하게도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그의 외로움이, 고독이 나에게 전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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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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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전공 수업을 들을 때나 인문교양 수업을 들을 때, 늘 첫 강의에 주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혹은 '나란 누구인가(무엇인가)?' 였던 기억이 있다.
그땐 그게 왜 중요할까 싶었고, 리포터라도 쓸라치면 도서관에서 유사한 내용의 책을 찾아 요약 정리해 내는 수준이었다. 그러니 '나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사유라는 것을 했을리가 만무하다.

그런 내가 이 책  <나란 무엇인가> 를 읽게 된 것은
소설가로서의 저자의 명성에 따른 덮어두고 믿고 읽어보자이기도 했고, 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앞으로의 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내 자신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대한 성찰의 기회도 필요함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아이를 키우느라 몇 년 육아에 전념하다보니 사회적인 위치에서의 나의 존재 가치가 없어보이고,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까(오로지 내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면에서)' 하는 고민들이 생겨났고, '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일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조차 답을 할 수 없었다.
결국  ' 나자신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에서 시작한 회의감은 ' 내 자신을 좀 더 사랑할 줄 알아야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이 책 띠지의 '우리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라는 문구는 그런 나에게 사뭇 호기심을 자아내었다.

이 책은  저자의 소설들에서 전개한 '분인 (分人) 주의'의 내용을 쉽고 간결하게 정리한 철학 에세이다.
그의 소설은 <일식>을 읽어 본 것이 전부여서 그의 소설에 공통적으로 깔려있는 철학적 개념들에 관해서는 사실 생소하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가 말하는 ' 분인( 分人)주의' 란 무엇일까?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개인 (個人, Individulal)' 이라는 개념을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기본단위인 '개인'은  영어 Individulal 의 번역어로, '불가분' 즉, '더이상 나눌수 없다' 는 의미이다. 
이는 인간의 육체를 떠올리면 맞는 말이지만, 인간의 인격을 두고 생각하자면  더이상 나눌 수 없는 유일한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 밖에 없는 우리의 육체는 대인 관계를 함에 있어서는 다양한 인격이 드러난다. 즉, 다양한 '캐릭터'라는 표현이 더 쉽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만나고 함께 있느냐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나는 다른 인격의, 다른 캐릭터가 된다.
이때 대인 관계마다 드러나는 다양한 자기를 의미하기위해 '분인( 分人)' 의 개념이 나오게 된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의 분인, 부모와의 분인, 친구와의 분인, 애인과의 분인 등...

저자의 분인 개념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가 고민하는 '진정한 나' 란 유일무이 ' 하나'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며, 존재치 않으며, 대인 관계마다 드러나는 여러 얼굴이 모두 '진정한 나'라는 말이 된다.

또, 대인 관계에 따른 여러가지 분인은 그 구성 비율에 따라 그 사람의 개성이 된다고 한다. 즉, 개성 또한 불변의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의 분인 개념을 읽다보면 '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라는 진리가 여기에도 있구나 생각된다.
' 나'라는 사람도 결국은 사회속에서, 대인 관계 속에서 형성되어지고, 규정되어진다는 점에서 말이다.
타자 없이는 '분인'이라는 개념 조차 내세울 수 없다는 말이 되니, 결국은 '나란 무엇인가'라는 말은 '타인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라는 물음과도 유사하다 하겠다.

그래서 그동안 해온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자신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나왔고, 그것은 '타인과의 공존'에 관한 문제였던 것이다. 즉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이 이로 인해 나온 '나의 분인을 사랑한다'는 의미가 될것이다. 반대로 이별이든 죽음이든 타인을 잃는다는 것은 그로 인해 만들어진 내 분인을 잃는 것이 될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분인의 개념으로 '나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의 물음이 완벽히 해결되어진다고는 생각되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분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은 우리의 정체성이나 근원적 고민에 대해 쉽고 납득할 만한 논리로 이해시키고 정리해준다는 면에서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 같다.


"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뭘 해야 좋을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나는 마치 안개 속에 갇힌 고둑한 인간처럼 옴짝달싹 못하고 우두커니 멈춰 서버렸습니다. "
- p.54 '나쓰메 소세키의 [나의 개인주의] 중'


정체성과 대인 관계의 위기를 겪는 현대인에게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인정하고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게 하는 그 철학적 개념의 쉬운 정리 에세이라는 것이 이 책에 대한 몇 줄 감상평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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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사장 장만호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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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나는 하숙생이었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집에서 멀리 떨어진 타도시에 있는 곳에 다니려다보니 그랬다.

1남3녀의 맏이인, 시끌벅적한  동생들 틈에 늘 있었던 내가 집을 떠나 생활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었다. 아니 실감을 하지 못했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중학교때 공부를 곧 잘 했던 나는 이미 소위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이 모인다는 타도시의 고등학교 진학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고등학교 입학식날, 입학식만 보시고 엄마는 고향집으로 내려가시고 입학 첫날 부터 저녁 늦게 까지 정상 수업을 하고 돌아온 낯선 하숙집 , 내 방에서  나는 꺼이꺼이 울고 말았다.
늘 집에 돌아오면, 부엌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도마 위 칼질 소리와 찌개 냄새, 그리고 시끌벅적 동생들과의 식사 시간... 그런것이 너무 너무 그리워서였다.

그렇게 17세부터 시작된 타지 생활을 지금  20년 넘게 이어온 샘이다. 1년에 몇 번 고향집에 가서 엄마 밥을 먹는 정도에서 만족해야했다.


이 책 《식당사장 장만호》는 그런  이야기를 담은 책일 것 같았다.  내가 느끼는 '밥'의 이미지를 담고 있을...

소설 속 주인공 '장만호' 는 광안대교 위에서 몸을 던지려고 하는 찰나 경찰관에 의해 저지당하고 그 경찰관이 사주는 따뜻한 밥 한그릇에 '문득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 과거의 이야기 회상으로 돌아가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졸의 학력이 전부인 '장만호'는 13년을 공장에서 근무했고 노동운동 관련하여 6개월 실형을 살고 나온 후 공사장 막노동을 하고  퇴근길에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당한다. 레미콘에 깔려 왼쪽 허벅지를 크게 다치고 그 보상금으로 받은 8천만 원으로 지인의 작고 허름한 돼지갈비집을 인수받아 식당운영을 하게 된다.

식당운영을 하는 과정에 경쟁 음식점과의 관계, IMF로 인한 매출 저하, 종업원 관리 등 몇몇 위기가 닥치기도 하지만 아이디어와 부부의 노력으로 슬기롭게 넘기며 대구, 부산 울산 등 몇개 도시에 돼지갈비식당 체인점 70여개를 열게 된다.

그러나 승승장구 하는 듯 했던 '장만호'는,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동업한 옛 노동운동의 선배, 한때 장만호의 별이었던 '황동하'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다 잃고, 새로 시작한 오리 음식점 또한 실패하고, 급기야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잃은 그는 광안대교에 올라섰으나 그를 저지한 경찰관이 사준 따뜻한 밥 한그릇과 스님이 된 옛 노동운동 활동가였던 '경우 형'과의 만남으로 다시금 삶의 의지를 다진다.
그리고 그는 느티나무 식당이라는 작은 식당을 열고
그곳에서 이혼한 부인과 재회를 한다.


소설은 식당사장 '장만호'의 이야기만을 담은 것은 아니다. 그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장만호'의 부인인 '선경', 주방에서 일한 '윤씨 아줌마',' 비산동 아줌마', '정현수 아줌마', '침산 아줌마', 그리고 아르바이트생 윤석의 이야기까지... 그들의 인생 이야기가 양념처럼 간간히 섞여있다.
그 맛은 달기도, 쓰기도, 짜기도, 맵기도 하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 인생의 맛이기도 할 것이다.

식당으로 일하러 오는 여자들은 거의 남편이 실직을 하거나 건강이 좋지 못해 돈을 못버는 상태이거나 남편과 헤어진 상태, 즉 식당일은 가난한 여자가 택하는 돈벌이 수단이 된다.

여기 등장하는 '윤씨 아줌마'의 표현처럼 '여자는 빤스를 잘 벗어야한다'는 그 문제, 즉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가 여자의 삶을 선택한다는 그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장만호'의 부인 '선경' 역시 '아침밥' 에 집착하는 시어머니에게 들볶이며 살아야했고, 결국은 그 '밥'의 문제는 '장만호'와 그녀 사이의 거대한 유리벽이 되어 결국은 둘을 헤어지게 만든다.

"당신은 타인의 밥에만 관심이 있던 사람이었어. 어쩌면 타인의 밥상을 위해 식구들의 밥상을 뒤엎어버린 건지도 모르지. 우리들의 밥상은 이미 박살나버린 거야. 난, 안과 밖이, 내용과 형식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해. 식구들의 밥상에 둘러 앉아 식구들과 눈을 맞출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에게 따스한 밥을 차려줄 수 있는 거야."
- p.340

우리에게 '밥' 의 의미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밥을 먹는다는 것'은 밥을 차려주는 사람의 '마음 한 그릇을 먹는다' 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유난히 밥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흔히들 하는 인사 말로도 ''식사하셨습니까?" , 반가운 이라도 만날라치면 " 언제 밥 한번 먹자"로 다음을 기약하고, 집에 손님이 오시면 으레 식사대접을 한다.
그 '밥'에 상대방을 반기는 마음과 사랑의 마음이 담긴 것이다.
그래서 밥을 짓는 일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인 것이다.

" 국을 떠먹고 반찬을 집어먹고 씹는 행위가 무슨 숭고한 의식을 치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저 콩나물이, 저 밥 한 톨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식구들의 밥을 벌어 먹일 노동이 되고 꿈과 희망이 되고 한 사람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한 끼 밥이 어떤 사람에게는 기쁨과 감사가 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한 그릇의 욕바가지가 되거나 미움이 될지도 모른다. 피와 살이 되고 눈물과 땀이 되는 저 한 끼의 밥은 사람들의 몸속에서 사랑이 되고 노래가 되고 말이 된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들은 한 끼 밥에서 나온다. " - p.49


이 책은 사실 기대보다 괜찮았다. 우리 이웃들의 소소한 따뜻한 이야기를 읽어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읽은 책인데,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어서 그런지
좀 더 살갑게, 가깝게 느껴져서 좋았다.

그리고 주부로서 늘 하는 일인지라 가끔은 귀찮을 때도 있곤 했던 '밥짓는 일'이 새삼스레 숭고하고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성스레 차려주는 따뜻한 밥이 우리 가족들에게 내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일이라 생각이 드니 불끈 의욕이 솟는다.
내일 아침 밥상은 좀 더 신경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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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선택한 사람들
숀 아처 지음, 박슬라 옮김 / 청림출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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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론 매체를 통해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행복을 성취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접한다. 그들의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런 훈훈한 이야기는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고 또 긍정의 효과를 전파한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들은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행복을 얻고 나름의 성공을 성취할 수 있는것일까?

전작 《행복의 특권》으로 비즈니스계에 파장을 일으킨 하버드대 최고 인기강의 '행복학'의 권위자인 '숀아처'는 그것은 그들이 '그러한 현실' 에 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고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행복과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긍정적 현실'에 살고 있다고 한다.

이 '긍정적 현실' 이란, 본인 스스로 성공이나 행복이 가능하다고 믿고 본인의 인지적ᆞ지적ᆞ감성적 자원을 총 동원해 긍정적 변화를 창조할 수 있는 현실을 말한다.

이러한 현실을 창조해 내려면 '긍정지능' 이 필요하며, 과학적,실용적인 다섯 가지 긍정원칙을 통해 성공과 행복을 증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다섯 가지 원칙은

첫 번째, <현실 설계 >의 원칙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여러 개의 현실이 존재함을 알아 차리고 그 중 가장 의미있는 현실을 선택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두 번째는 <마음지도> 원칙이다.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지표를 세우고 더 나은 목표를 설정하여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적합한 경로를 그리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는 <X-지점> 원칙이다. 목표를 끌어당기고, 목표의 크기를 확대하며 추진력을 계산하는 등의 성공촉진제를 이용해 X-지점(마라톤에서 42.16킬로미터에 들어선 순간, 즉 모퉁이를 돌아 마침내 결승점이 보이는 지점) 을 만들면 성공에 필요한 에너지와 열정, 지적ᆞ인지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 <소음 제거> 원칙은,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 자원으로 인도하는 긍정적 신호의 증폭과 부정적 소음의 제거를 말한다.

다섯 번째는 <긍정인셉션 >의 원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 현실을 전파하여 긍정적 사고의 영향력을 키운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뇌는 초당 1100만 비트의 정보를 수용하나 처리 가능한 양은 초당 40비트에 불과하다. 많은 정보중 무엇을 취하고 버릴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고 우리의 현실은 선택의 산물이되며 그 선택의 분석과 인식은 우리의 현실이 된다.
따라서 우리의 뇌가 긍정적 해석과 긍정적 사고에 집중할 수록 성공가능의 현실을 만들 수 가 있게 될 것이다.

긍정적 현실을 인식하는 것, 즉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바꾸는 것을, 이 책에서는 ' 물컵의 물이 반쯤 차있다고 보든, 반쯤 비었다고 보든 그것이 유일한 답이 아니라 그 옆에 그 물컵을 다시 채울 수 있는 물병이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다.

참으로 참신하고 놀라운 접근이 아닌가 싶다.
좀 더 다양한 관점을 추가하여 시야를 넓히고 혁신적 문제 해결법을 발견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책에서는 긍정지능의 힘과 또 우리의 인식의 중요성을 내내 얘기하고 있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부정적 생각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해 더 많은 긍정성을 발휘해야 함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된 부분은, 목표를 향해 나가는 경로에 있어 '탈출로보다 성공의 길을 먼저 그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에 있어, 좋게 얘기한다면 계획적이고, 조심성이 있고, 꼼꼼해서 "늘 일이 잘못될 경우를 대비해 모든 대책을 미리 세워둬야 속이 시원하다"는 자세를 취한다.

다르게 보면, 나의 성공으로 가는 맵은 이렇게 실패를 위한 준비만을 한 셈이 된다.
잘못된 경우를 생각하느라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보내야할 시간과 에너지를 엉뚱하게 소비해 버린 셈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놓친 사실은 '나의 뇌는 나의 기대에 맞춰 세계를 구성한다' 는 것이었다.

또 , 고무적이었던 것은 저자가 제시한 마지막 원칙, <긍정인셉션> 이다.
본인이 깨우친 긍정원칙을 통한 긍정적 현실을 주변에 전파하고 활용해 주변 세상을 변화시키고 함께 행복과 성공을 일궈나간다는 점에서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과학적 연구와 실제 사례들, 연구조사가 실려 있어 읽는 재미도 있었고 결코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참신한 내용과 저자의 탁월한 통찰력에 알찬 '행복학' 강의를 듣고 나온 듯 한 기분이며 의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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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박광수 엮음.그림 / 걷는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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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까운 이웃의 삶을 재치있게, 재미나게, 그리고 감동을 실어 그리고 썼던 책  '광수생각', '참 서툰 사람들' 의 저자 박광수님..
그의 신간이다.

그런 그가 조금 더 철이 들었나보다.

어린시절 사고뭉치로, 학창시절에는 삐딱이로, 밥벌어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던 그가 '광수생각'으로 꽤 유명인이 되고, 소위 말하는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벌려놓은 사업실패와 이혼 등을 겪으며 주위사람들이 자신의 곁을 떠남을 원망하기도 했다.

이제 그는  알았다. 사는게 원래 만만치 않음을...
세상은, 사람들은 그럴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빨리 가려고 하지 않으며 천천히 삶을 음미할 것이라 한다.

이 책에는 그가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힘이 되어준 시들 중 100편을 골라 그의 그림과 함께 담은 것이다.

실패와 파란만장 삶을 지나며 그가 느낀 것은 모두들 혼자 이 세상을 살아가는 듯 하지만 사실은 서로 기대어 산다는 것,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기댄다는 것이다.

외로움이 결국은 내 사람들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어찌했든 내 곁을 떠나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들 ... 그 사람들에게 '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책 속에 너무 많은 시들이 있어 여기저기 플래그를 붙여 놓았더니 그 중 골라 옮기기가 힘이 든다.
그래도 몇 편 옮기자면,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사람이든, 늘 나를 믿고 내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사는 동안 지금도 무지하게 속을 썩였을 그  이름 '엄마'!!
더 늦지않게  감사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



    키             - 유안진

부끄럽게도
여태껏 나는
자신만을 위하여 울어 왔습니다

아직도
가장 아픈 속울음은
언제나 나 자신을 위하여
터져 나오니

얼마나 더 나이 먹어야
마음은 자라고
마음의 키가 얼마나 자라야
남의 몫도 울게 될까요

삶이 아파 설운 날에도
나 외엔 볼 수 없는 눈
삶이 기뻐 웃는 때에도
내 웃음소리만 들리는 귀
내 마음이 난장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부끄럽고 부끄럽습니다



내 자신이 아직은 덜 성숙한 존재임을, 아직 주변을 둘러보지 못함을, 나 이외에 타인에 눈돌리지 못했음을 반성하게 하는 시였다.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 1    - 칼릴 지브란

술이야 언젠들 못 마시겠나.
취하지 않았다고 못 견딜 것도 없는데
술로 무너지려는 건 무슨 까닭인가.
미소 뒤에 감추어진 조소를 보았나.
가난할 수밖에 없는 분노 때문인가.
그러나 설령 그대가 아무리 부유해져도
하루엔 세 번의 식사만 허용될 뿐이네.
술인들 안 그런가,
가난한 시인과 마시든 부자든 야누스 같은
정치인이든 취하긴 마찬가지인데
살아남은 사람들은 술에도 계급을 만들지.

세상살이 누구에게 탓하지 말게.
바람처럼 허허롭게 가게나.
그대가 삶의 깊이를 말하려 하면
누가 인생을 아는 척하려 하면
나는 그저 웃는다네.
사람들은 누구나 비슷한 방법으로 살아가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죄나 선행은 물론
밤마다 바꾸어 꾸는 꿈조차 누구나 비슷하다는 걸
바람도 이미 잘 알고 있다네.


100편의 시를 통해 사랑을 담고, 위안을 주고, 또 희망도 준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 녹아 있음이 느껴진다.

다만 아쉽다면 저자 본인의 이야기가 좀 더 많이 실렸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100편의 시가 주가 되는 책이지만 중간중간 들어간 저자 본인의 이야기가 많이 공감되고 또 궁금하기도 했다.

학창시절부터 백일장하면 늘 시보다는 산문을 썼던 나였는데, 사실은 짧은 단어에 함축된 많은 의미들을 읽어내고 해석하는 것들이 시를 읽는 것을 어렵게 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겪어온 경험들에서 시어들을 해석해내기보다 그냥 마음으로 느끼고 공감하고 하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자의 상황들과 나의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조금은 공감하고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다.

나도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한 편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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