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브라더
케네스 오펠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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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나는 원숭이, 침팬지, 오랑우탄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동물원 구경을 가더라도 그쪽은 피해서 다닌다. 침팬지가 인간과 가장 비슷한 동물이라서 그럴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인간도 짐승도 아닌 것이 인간 흉내를 내는 것 같아 섬찟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이 책 <하프 브라더>는 열세 살 소년이 과학자 부모님의 프로젝트를 위해 데려온 아기 침팬지와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또 감동적으로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주인공은 과학자 부모님을 둔 열세 살 소년 '벤' 이다.
열세 살 생일날 부모님이 프로젝트 실험을 위해 포대기에 싼 아기 침팬지 '잔'을 데려왔다. 그리고 잔에게 수화를 가르쳐 인간의 언어를 습득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할 것이라고 한다.

벤은 잔을 진짜 남동생처럼 보살피고 수화를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된다. 처음엔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던 벤은 잔의 기저귀도 갈아주고, 이유식도 먹이고, 함께 장난치며 놀면서 어느새 진짜 동생처럼 느끼게 된다.

한편, 잔을 키우며 부모님의 실험을 위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왔던 벤은 동갑내기 여학생 제니퍼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래서 '제니퍼 관찰일지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노트를 만들어 제니퍼에 대해 관찰해 쓰고 그녀에게 호감을 얻으려 한다. 마치 '잔'에게 하는 것 처럼.


잔은 어느새 몇 십 개의 단어를 수화로 익혀 사용하게 되고 , 벤의 부모님은 연구의 프로젝트 예산을 따오기 위해 그 성과를 보이기 위한 자료 수집을 하면서 잔을 실험대상 동물로 보느냐 인간인 동생으로 대할 것이냐 사이에서 벤과 갈등이 생기게 되고 벤은 혼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1년의 시간이 지나 벤의 아빠는 잔의 연구에 대한 실험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언어학자를 데려와 관찰과 확인을 하고, 자신의 실험이 실패임을 알게 된다.

이제 연구 자금도 바닥을 드러낼 것이고 잔을 데리고 있기 힘들어진 벤의 가족은 '영장류 연구소'에 잔을 보내는 힘든 결정을 하게 되는데...

동생으로, 가족으로 함께 한 잔을 보내게 되고, 첫사랑 프로젝트는 위기에 닥치게 되고... 이제 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걸까? 벤은 잔을 정말 떠나 보낼 수 있을 것인가...


소설 속 아기 침팬지 '잔' 은 인간처럼 기저귀도 차고 옷도 입고 인형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이불을 덮고 잔다. 그리고 수화를 배워 벤과 대화를 나눌 때 사용한다. 그렇게 인간처럼 자라고 생활을 하다가도 거칠게 장난을 치거나 소리를 지르며 의사 표현을 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물기도 하는 등 동물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점점 크면서 힘도 세어져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모습도 보인다.

정말 동물과 사람이 가족이 될 수 있을지 의문과 함께 점점 자라면서 동물적 본능을 더 많이 발현할 잔을 언제까지 데리고 있을 수 있을지 , 실험의 결과는 어떨지 흥미롭게 빠져들어 읽어나갈 수 있었다.

실제로도 이 소설은 1973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영장류 연구 역사상 가장 유명한 언어 실험 연구로 꼽히는 '프로젝트 님(PROJECT NIM)'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한다.

소설 속에서도 실험과정에서의 시행착오들을 보여주고
동물의 권리문제와 거액의 연구비를 타내기 위한 연구소들의 불편한 현실 등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주인공 벤과 잔의 유대와 우정, 사랑은 눈물샘이 터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실험이 실패라며 거액의 연구비 지원이 중단될 것이라 잔을 연구소로 보내야 했을 때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는 그 심정처럼 아렸고, 차마 잔을 아늑한 방이 아닌 냄새나고 지저분한 침팬지 우리 속에 두고 이별을 할 때는 눈물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그런 생이별을 하고 보낸 연구소에서 거액의 이익을 노리고 생체 실험을 하는 대상으로 잔을 팔아 넘기려는 계획을 알게 되었을 땐
인간이 동물을 대상으로 행하는 생채실험에 대한 잔혹성, 또 무엇을 위한 과학연구인지 생각해보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어른들의 목적을 위해 상처입은 잔과 벤의 다친 마음은 어찌 치유가 될 수 있을지,
또 책임과 의무라는 것을 한번 돌이켜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이와는 별개로 벤이 전학 간 학교에서 적응하고 친구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들이 사춘기 소년의 성장 과정으로 흥미롭게 그려져 소설의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이 소설의 백미는 단연 13세 소년 벤과 아기 침팬지 잔의 유대 ,우정, 사랑을 그 교감을 섬세하고 애정어리게 잘 표현한 것이다. 소설을 읽으며 나자신이 벤으로 들어가 몰입되어 그 감정에 흠뻑 취하게 되기도 했다.

이제 잔은 어떻게 될것인가 난제를 두고 쉽게 결정내리기 힘듦에도 이 소설의 결말은 사뭇 아름답다.
소설의 소재도, 내용 전개도 구성도 짜임새 있고 거기에 재미도 있고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 잔은 쳐다보기만 하고 한참 동안 손을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지나친 요구를 한 것일까? 나는 감히, 잔이 그 단어를 내게 말해주길 바랐다. 어떻게 그걸 바랄 수 있을까? 우린 잔을 어미에게서 훔쳤다. 잔을 속였다. 잔을 이용해먹었다. 그리고 잔을 버렸다. 우린 잔에게 인간으로 살라고 가르쳤고, 그러다가 다시 침팬지로 살라며 내쳤다. 잔은 나를 증오해야 마땅했다.
잔의 손이 움직였다. 검지로 제 가슴팍을 콕 찍고, 가슴께에 두 손목을 교차한 후, 손으로 나를 가리켰다.
'난 너를 사랑해' 라는 뜻이었다. " - 479쪽


끝까지 책장을 놓을 수 없었던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오랜만애 별 다섯개가 매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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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5 : 모험 편 - 아서 고든 핌 이야기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5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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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의 마지막 <5. 모험편> 이다. 
앞의 두 권 <환상편>과 <풍자편> 을 읽으며 각 각의 권에서 '포'의 다른 면모들을 보았다. 그의 소설 전집을 펴내면서 각각 다른 5가지의 주제로 묶은 것 처럼 각각의 책을 읽으며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는 '포'의 작품 세계가 흥미로웠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5 모험편> 에는 어떤 다른 느낌의 작품들이 담겨 있을까?

마지막 이 권에서는 두 편의 장편 소설이 담겨있다.
'모험편'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내용의 소설들로서, 일반적이라는 느낌보다 좀 더 심장을 조이는 듯한 공포와 위협이 있는 작품들이었다.

첫 번째 작품은  <아서 고든 핌 이야기>.
주인공 핌은 모험을 꿈꾸는 소년으로 바다로 나가 남극으로 떠나는 항해를 하게 된다. 그는 포경선에 몰래 들어가 은신하다가 악몽을 꾸게 되고 , 깨고 난 후 자신이 잠든 사이 배안에 반란과 살육이 행해졌음을 알게 된다. 거칠고 무시무시한 바다를 맞닥들이기도 하고, 바다 위에서 굶주림을 느껴보기도 하고, 살육의 공포와 죽은 자들의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그런 그가 도착한 곳은 그가 생각한, 우리가 아는 그런 남극이 아니었다.

이 작품에선 주인공이 떠나는 모험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공포, 불안 등을 뭔가 꿈꾸듯 , 또 기묘하게, 특이하게 자세히 묘사해 두었다.

다음 작품은 <줄리어스 로드먼의 일기>로 로키산맥을 처음으로 횡단했다는 '줄리어스 로드먼'의 일기를 재구성한 형태의 소설이다.
이 작품은 포 자신이 편집자로 일하면서 잡지에 연재했던 모험소설로 그가 죽음으로서 미완으로 남겨졌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의 내용 역시 본격적인 모험으로 들어 섬에서 내용이 끊기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데 있어 그 불안과 공포라는 것은 우리가 보통 여행을 떠날 때 가지는 그 마음과는 아마도 다를 것이다.
그래서 소설 속 그들의 모험은 현실과는 다른 또 다른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일들, 그래서 '환상'이라 이름 불리어지는 모험담들...


'환상편, 풍자편, 모험편' 이 세 권의 책을 읽으며 단지 추리소설의 창시자이자 환상소설, 요즘 흔히 말하는 장르 소설의 원조격이라는 수식어에 혹해 그것만 염두해 두고 '포'의 작품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기대보다 더 다양한 장르들의 면모들을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논리적 이성적인 서술들을 해가는 듯 하다가 그와 함께 인간 감정 이면의 어두운 부분들을 황당하게 또는 꿈꾸듯 드러냄으로써 그 경계가 모호해짐을 느끼게도 했다.

19세기의 인물의 작품이나 결코 현대의 그 같은 장르의 작품에 떨어지지 않는, 아니 오히려 큰 영향을 주었다는 그의 천재적인 작품세계에 고개를 끄덕이며
기회를 놓쳐 아직 읽어보지 못한 전집 1,2편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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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4 : 풍자 편 - 사기술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4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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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에드가 앨런 포 소설 전집 4 풍자편> 이다.

앞서 읽은 <에드가 앨런 포 소설 전집 3 환상편>에서는 엉뚱하고 기괴, 기발한 여러 아이디어들이 담긴 모험이야기와 자연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담은 포의 작품들을 통해 왜 '포'를 두고서 환상 문학의 선구자라 일컫는지 그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다.

다만 엉뚱, 황당함이 현재의 환상 문학과는 뭔가 달라 읽으면서 매끄럽지 않게 읽혔다면

이 <에드가 앨런 포 소설 전집 4 풍자편> 은 그에 비해
좀 더 매끄럽게 유쾌하게 읽어낼 수 있어 좀더 재미가 있었다.

총 21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 이번 권에서는 분량이 짧지만 유머가 넘치고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풍자가 담긴 또 다른 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그 중 <사기술>이라는 작품은 그 형식이 소설 같지 않게 구성된 느낌을 받았는데 그 내용 또한 신선하고 유쾌했다. '사기술 - 정밀과학의 한 분야로 인정받다' 는 부제부터가 실소를 하게 했고, 그 내용인 즉 , '사기' 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 밝히면서 소소한 사기 방법을 실례를 들어서 소개하고 있다.


"까마귀는 훔치고, 여우는 속이고, 족제비는 선수 치고, 인간은 사기를 친다. 사기는 인간의 숙명이다. 어떤 시인은 ‘인간은 슬퍼하게 되어 있다’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은 사기 치게 되어 있다. 사기가 인간의 목표이자 대상이고 결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이 사기를 쳤을 때 우리는 ‘해냈다’고 한다.
잘 생각해보면 사기는 섬세함과 흥미, 끈기, 정교함, 대담함, 태연함, 독창성, 건방짐, 소리 없는 웃음이라는 재료가 만들어 낸 복합체다." - 10쪽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기' 라고 하면 다른 사람의 재산이나 경제적 이득을 불법적으로 빼앗아 취하는 범죄로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데 반해,
'포'의 작품에서 다루어지는 '사기'에 관한 서술의 내용을 읽노라면 그것이 다소 인간적이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인간만이 가능한 기술(?)과 같은 느낌말이다. 이것이 '포'가 가진 풍자의 기법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작은 프랑스인은 왜 팔에 붕대를 감았나> 라는 작품도 피식 피식 웃음이 나오게 하는 가볍고 유쾌한 웃음을 만드는 짧은 작품이다. 한 여자를 두고 두남자가 의자 뒤에 손을 잡고 벌이는 애정행각의 결과가 그 중 한명인 작은 프랑스인 팔에 붕대를 감게 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안경>이라는 작품은 뒤에 생각치 못한 유쾌한 반전이 있어 꽤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눈이 나쁜 주인공이 반해서 결혼까지 한 , 더구나 나이가 여든 두 살이나 되는 여인이 나중에 밝혀진바 주인공의 고조 할머니였고, 또 이 결혼은 가짜였으며 그래서 고조 할머니의 재산까지 상속받게 되는 희한한 반전이었던 것이다.


<에드가 앨런 포 소설 전집 4 풍자편>은 기대했던 것 보다 읽는 재미가 꽤 있었고, 무겁지 않게 소소하고 유쾌한 유머, 풍자를 담고 있어 읽는 데 부담이 없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여기에 실린 21편의 단편 중
<작은 프랑스인은 왜 팔에 붕대를 감았나>, <기괴 천사>, <오믈렛 공작>, <현혹>, <예루살렘 이야기> 5편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단편소설이라고 하니 그 의미 또한 크겠다.

이제 마지막 < 에드가 앨런 포 소설 전집 5 모험편>이 남아 있다. 어떤 내용으로 이 소설 전집의 대미를 장식할런지 끝까지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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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3 : 환상 편 - 한스 팔의 환상 모험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3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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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과 환상 문학의 아버지 '에드거 앨런 포'!!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왔으나 그의 작품은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다.
'코너스톤'에서 펴낸 에드거 앨런포 소설전집 총 5권중
제 1편 미스터리편, 제 2편 공포편은 읽어 보지 못한 채
3,4,5편 세 권을 읽어볼 기회가 생겨 아쉬움 반, 설레임 반이었다. 그래도 역시 기대가 더 큰 쪽!

제 3편 환상편은 '한스 팔의 환상 모험' 외 17편의 단편이 담겨 총 단편 18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한스 팔의 환상 모험>은 열기구 여행에 관한 이야기로, 어느 날 하늘에서 이상한 기구가 내려오고 편지 한통을 전하게 되는데 그것은 5년 전 갑자기 사라졌던 한스 팔이 쓴 것이었다.
그는 5년 전 우연히 책 가판대의 책 한권(이론 천문학에 관한 책)을 읽게 되면서 열기구를 만들어 타고 달로 떠나게 되었음을 , 그리고 그간의 믿지 못할 신기한여정을 일기 형식으로 써 둔 것이었다.


소설을 읽으며 포의 천문학에 대한 지식, 상상력에 놀랐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포의 이런 천문학적 , 자연과학적 관심은 뒤에 나오는 다른 단편에서도 꽤 많이 등장하여 유사한 소재 역시 많이 다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것이 어디까지 과학적 상식이 통하는 것인지 얼토당토 않는 환상의 이야기가 함께 섞여 있어 황당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또 그 반면에 세세하게 열기구를 만들고 운행한 과정을 설명식으로 길게 늘어 놓아 문학적 흥미보다는 좀 지루함이 많이 느껴지는 글이어서 아쉬움이 많았다.


다음에 나오는 <천일야화의 천두 번째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아는 <천일야화>의 이후 이야기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하여 쓴 것으로 , 신바드가 괴물을 타고 여행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를 왕에게 해준 셰에라자드 왕비는 그 터무니 없고 황당한 이야기때문에 결국은 처형 명령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그 내용이 좀 황당하나 그 상상력만은 인정하게 된다. 다만 내용 중간중간 주석을 달아 부가적인 설명을 늘어 놓음으로써 흥미로운 느낌이 반감되게 되는 것 같다.

이 이외에 <아른하임의 영토>와 <랜더의 별장>에선 포의 과학에 관한 흥미와 관심을, <페스트왕>, <타원형 초상화> 등 등에서 엉뚱하고 기괴, 기발한 여러 아이디어들이 담긴 모험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19세기에 쓰여진 것들이라 그 문체나 내용 구성이 매끄럽지 않게 읽혀짐은 있으나 왜 '포'를 두고서 환상 문학의 선구자라 일컫는지 그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머지 책들은 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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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리스트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임재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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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버킷리스트' 라는 것이 유행을 했었다. 그 뜻은 '죽기 전에 꼭 해야하는 일들에 대한 목록' 이다. 
이는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라는 말처럼 버킷 리스트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다 가려는 목적으로 작성하는 리스트라 할 수 있다.

'라이프 리스트'라는 말은 좀 생소하면서도 왠지 버킷 리스트와 같은 목적의 의미를 지니지 않았나 싶다. 


내가 읽은 책 <라이프 리스트>에선  딸이 후회하지 않는 충만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담긴 '라이프 리스트' 실행기를 담고 있다.

"내가 알던 삶은 방금 산산조각이 났어요. 그리고 이제 그 조각들을 열네 살짜리 '아이'가 원하는대로 다시 맞추라고요?"  - 44쪽


이 소설의 주인공 '브렛 볼링거'는  누가보아도 부러워할 만한 완벽한 삶을 사는 듯 했다. 그녀는 부유한 집안에, 좋은 직장, 멋진 남자친구까지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34세의 여성이다. 
그러나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되면서 그녀의 삶은 달라지게 된다.

당연히 자신이 어머니의 회사를 물려받아 CEO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그녀는 유산 상속도 받지 못하고 회사에서도 해고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게 된다. 이는 유산을 받으려면 그녀가 열네 살 때 쓴 '라이프 리스트'를 1년 안에 이루어야 한다는 유언을 어머니가 남겼기 때문이다.

그녀가 자신이 어릴적 14살에 적은 라이프 리스트 중 완수해야 할 것은
'아이 갖기(하나나 둘), 개 키우기, 캐리 뉴섬과 영원히 친구로 지내기, 가난한 사람들 돕기, 아주 멋진 집 갖기, 말 구입하기, 사랑에 빠지기, 여유 시간에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하기, 아버지와 친하게 지내기, 멋진 교사 되기' 이다.

먼저 4년째 만나고 있는 그녀의 남자친구 앤드루가 있음에도 '사랑에 빠지기' 목록 달성은 쉽지가 않다. 어머니는 브렛이 앤드루를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사실 브렛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앤드루에게 얘기하지 못한 채 그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외의 목록들 어느 하나 실행 완수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1년 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전의 그녀가 아닌 다른 삶을 살아가는  브렛.
그녀는 과연 라이프 리스트를 1년 안에 완수하고 유산 상속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책을 읽으며 '어머니는 위대하다'라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자신이 이 세상에 없는 그 때의 딸의 삶까지 죽기전에 미리 생각하고 계획해둔 브렛의 어머니는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브렛이 리스트를 하나씩 완수할 때 마다 받는 어머니의 편지를 보면 그녀의 어머니가 브렛을 얼마나 애정어리게 지켜봐왔는지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브렛이 4년 넘게 사귀어온 남자친구를 진정 사랑하는지도 , 그녀가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진정 어울리는지, 그녀가 어떨 때 환한 웃음을 짓고 행복해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고, 리스트들을 실행한 후의 결과 역시 너무나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브렛이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길  이 과정들을 통해 이끌어준다.
브렛의 엄마 역시 여자이기에 , 둘의 사이가 엄마와 딸이기에 가능한 참 많이 공감되는 그 조언과 코칭이 읽는 내내 가슴 뭉클함을 , 코 끝 찡함을, 눈시울을 적시기가 여러 번이다.


"너는 앤드루를 사랑한다고 믿었다. 그래. 사랑이었겠지. 그렇게 믿고 싶었겠지. 그런데 사랑이라고 믿었던 그 감정이 지금 네가 가슴에 품고 있는 그 감정과는 다르다는 걸 이제 알았을 거야. 삶의 동반자를 고르는 건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 가운데 하나야. 네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걸 보고 나는 그냥 손 놓고 지켜볼 수 있을 수가 없었다.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이 비단 너 혼자만은 아니겠지. 삶의 초석이 되는 중요한 것들이 때로는 너무 경솔하게 다뤄진단다. 아마도 우리는 스스로 지치거나 인내심을 잃고 불가능하다거나 의미가 없다고 치부하는 걸지도 몰라. 어떤 이유든, 우리는 사랑이 기쁨의 원천이라고 믿으려 하지 않지. 나는 많은 여자들이-남자들도 마찬가지지-그들의 일이나 생활, 심지어 아이들이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에서 결여된 것을 채워준다고 합리화하며 믿고 사는 걸 봤었어. 나도 그 가운데 하나였으니 뭐라고 할 말은 없구나. 얘야. 이제 내 말 알아들었겠지."    - 작가와의 대화 중


자신의 생각과 회상을 딸의 내일을 위해 남겨둔 엄마.
읽는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동스럽다.

거기에 더해져 브렛이 라이프 리스트를 실행해가는 과정이 유쾌하고 경쾌하게 그려져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래서 눈을 뗄 수 없이 순식간에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책을 읽은 후 재미난 영화 한편 본 듯 뿌듯한 기분도 느껴진다. 역시 영화화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고 하니 앞으로 만들어져 나올 영화 또한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오랜만에 유쾌하게 마음을 사로잡는 재미난 소설 한 편 읽을 수 있어서 즐거운 독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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