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라바 2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ㅣ 오늘의 일본문학 15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1권에서는 이 소설의 화자인 아유무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되고, 아유무는 이란에서 태어나 유치원은 일본에서, 그리고 초등학교는 이집트에서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다.
부유한 집안에서 잘생긴 외모와 다른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아유무', 기이한 행동을 일삼는 누나 '다카코', 어머니로서의 삶보다 여자로서의 삶이 더 중요한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이렇게 네 명의 가족은 이집트에서 가장 화목한 한 때를 보냈고 예기치 않은 어떤 일에 의해 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고 일본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유무는 이집트에서의 절친 야곱과 이별을 하고 슬퍼한다. 일본으로 돌아온 후 어머니는 남자친구를 사귀고, 누나는 고등학교 진학도 않은채 이상한 종교 '사토라코몬사마'에 빠진다. 아유무는 새로운 친구 '스구'를 사귀어 꽤 많은 부분 의지한다.
1권에 이은 2권의 이야기는 이렇다.
일본에 돌아온 후 어느날 고베 대지진을 겪고 충격에 방안에 틀혀 박혀버린 누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우울한 어머니, 집안은 다시 어두운 분위기다. 아유무에게 유일한 빛이었던 '스구' 역시 대지진의 여파로 움츠려들고 자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던중 '사토라코몬사마' 교에 대한 대중의 안좋은 시선으로 질타를 받게 된 누나 다카코는 방에 틀혀박힌지6개월만에 방에서 나와 이혼한 아빠를 따라 두바이로 떠난다.
도피로서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던 아유무는 여러 여자들을 거치며 방탄한 생활을 하게 되고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잡지에 글을 쓰게 되는 자유 기고가로서 살게 된다. 그 사이 엄마는 한 남자와 결혼을 발표하고, 누나는 일본으로 돌아와 '고둥' 모양의 이상한 구조물 속에 들어가 뭔가를 표현하는 행위예술(?) 등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어 유명해 지고, 이혼한 아버지는 승려가 된다며 절로 들어 간다.
이제 서른이 넘은 아유무는 탈모가 시작되어 절망하고 움츠려 들게 되고 사귀는 여자친구들과도 잘 풀리지 않게 되고 이별을 한다. 그 사이 누나는 세계여행을 떠났다가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해 결혼을 하고 남편과 일본을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놀랄만큼 안정되고 편안한 모습으로 바뀌어진 누나의 모습에 아유무는 놀란다.
화려했던 지난 날과는 달리 30대에 탈모에, 무직 상태가 되어버린 아유무. 그에게 '사토라코몬사마'교에 대한 진실도, 아버지, 어머니 사이의 이야기에 대한 진실도, 아버지가 산으로 들어가게 된 이야기도, 누나가 그간 벌여 온 기행에 관한 이야기와 지금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 계기와 그이야기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대학에서 알게 된 남자관계가 난잡한 '고가미'라는 친구는 자신의 절친이자 빛이었던 '스구'와 사귀게 되어 아유무에게 충격과 절망을 던져 주고, 당시 사귀고 있던 여자 친구는 아유무를 배신하고 큰 상처를 입힌채 헤어진다.
도쿄로 돌아와 도서관에 쳐박혀 책만 읽던 어느날, 대지진과 '쓰나미' 가 일어나고 아유무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들려오는 이집트의 소식들. 정권붕괴와 종교 관련 소식들. 아유무는 이집트에 살 당시의 자신의 영혼의 친구였던 야곱을 떠올리며 이집트로 간다. 그리고 그렇게 그립던, 그러나 한동안 잊고 있었던 야곱을 만나 끊임없이 눈물을 쏟게 되는 아유무.
야곱이 아유무에게 건넨 말은 '사라바' 였다.
아유무에게 이제 그 말은 자신의 믿음의 대상이 되었고, 자신 속의 괴물이 되었다.
일본으로 돌아와 소설을 쓰기 시작한 아유무.
"이 세상에 왼발부터 등장한" 아이는 이제 "왼발을 내디딘다".
"사라바" ...
놀라운 소설이다. 이 소설의 흐름과 속도는 화자인 아유무의 의식과 관점의 흐름과 그 속도를 같이 한다. 그래서 1권에서의 그의 성장과정과 가족의 이야기에서는 느리게 느껴져 지루함이 다소 느껴졌다면 2부에서는 아유무의 변화와 의식의 혼란과 변화를 경험하며 가속이 붙는다. 그리고 종국에는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나는 살아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믿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계속 살아간다는 것을 내가 믿고 있다는 것이다. " - 2권 405쪽
소설은 '믿음' 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랬기에 소설 속에는 많은 종교들이 등장하고 인물들은 저마다 종교를 가지고 또 무언가를 맹렬히 추구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종교적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찾기위한 노력이었으며 결국은 자기 자신을 온전히 믿게 되는 과정이었다.
타인에게 눈을 돌리거나 관심을 가지며 다가가는 것을 않는 아유무는 늘 주변인들의 사건에서 도망치는 사람이었다. 그의 관심은 늘 자기 자신이었다. 그래서 탈모가 생겼을 때도 애인에게서 버림받을 때도 그에게는 그 모든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주변 것들. 사랑하는 가족들의 아픔에도 냉소적이었고 늘 한 발짝 물러나 관조적이었다.
반면 늘 기이한 행동을 일삼고 이상한 종교에 심취하고 이상한 퍼포먼스를 하고... 그랬던 누나는 자신을 찾고 자신의 중심을 찾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변신하여 나타난다.
이제 아유무는 늘 사랑받는 존재에서 추락하여 절망의 시작점에 섰을 때야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게 된다. 현재의 자신이 존재할 수 있게 한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 눈을 돌리고 귀기울이고 결국 깨닫게 된다.
"세상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변한다!"
세상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변하는 것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말이다.
화려한 이력의 이 소설이 왜 그에 합당한지 읽은 후에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아유무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많이 겹쳐보였고 그래서 그가 느낀 것들의 많은 부분이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믿는, 나의 중심이 되어 나를 흔들리지 않게 하는 그 무엇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