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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평점 :
화려한 수식어구가 한 눈에 사로 잡는 소설 '루미너리스' !!
책을 받기 전부터 그 기대감이 대단했었다. 그리고 책을 받고나서 책의 분량에 짧은 감탄과 또 한편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도 그럴것이 1권 525페이지 , 2권 672페이지로 , 이 두 권의 영어 원서 페이지가 800 페이지가 넘으며, 이 소설의 작가는 맨부커상 수상 최연소 작가라는 기록과 이 작품 역시 부커상 수상작 중 가장 긴 작품이라는 기록도 남겼다고 한다.
이 소설은 19세기 뉴질랜드 금광 붐이 일던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작은, 1866년, '월터 무디'라는 사내가 한 몫 단단히 벌 생각으로 금을 찾아 뉴질랜드 호키티카에 찾아 오게 된다. 그리고 한 호텔의 흡연실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그곳에서 어떤 비밀모임을 하는 듯 보이는 열 두 남자를 만나게 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주인공 무디는 여기서 만난 열 두 남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설 속 사건의 전모를 파헤쳐나가는데 그 사건이란 사건이 발생한 그 날 하루의 세가지 일을 말할 수 있겠다.
어떤 오두막에서 살해된 은둔자와 그 오두막에서 발견된 어마어마한 양의 금, 자살을 하려다 발견된 창녀, 실종된 젊은 갑부가 그것이다.
오두막에서 살해된 은둔자가 발견된 후 갑자기 그의 아내라고 밝히며 나타난 여자 등 여러 사건들이 얽히며 사건은 여기저기 나열되는 듯 하나 열 두 남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결국 모두 관련있는 것임이 드러난다.
"계속되는 우연은 우연이 아니다." 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지만 정말 그 말이 딱 들어맞는 소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1권에서는 사건의 배경을 풍성하게, 그리고 폭넓게 펼쳐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과 관련하여 혐의를 받게 된 12명의 남자들의 저마다의 이야기와 또 등장인물들의 이름의 나열은 책의 1권을 읽을 때 집중하기 힘들었고 속도가 생각보다 나지 않아 초조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펼쳐 놓았던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로 고리를 물며 사건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2권에서였다.
2권은 사실 1권보다 분량은 더 많았으나 속도감 있고 몰입감 있게 읽혔다.
12명의 이야기는 홀로, 또는 두 명의 이야기로 엮여 있어 여러가지 측면에서 이를 보아야 사건의 실마리가 조금씩 보인다. 결국 이 소설의 사건을 풀어내는 것은 주인공인 처음 등장한 무디를 통해서이다.
월터 무디를 통해 사건 전체의 윤곽과 전모를 시간순으로 정리되었을 때는 정말 후련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작가가 이러한 장치마저 두지 않았다면 조금은 이해가 힘든 소설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이해가 좀 어렵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소설에 대한 극찬의 내용 중 하나였던 이 소설의 미스터리가 천체의 역학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어릴적에 흔히들 재미로 얘기하는 별자리에 대한 내용이 그것이다.
책의 제목인 '루미너리스' 역시 점성술에서는 가장 밝게 빛나는 두 별인 해와 달을 의미한다고 한다.
소설 속에 등장한 열 두 남자는 별자리를 상징하는 별로, 또 그와 관련한 주변 인물들은 행성으로 나뉘며, 12행궁과 점성술 이야기로 전개되어진다.
서양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점성술이나 별자리에 대한 지식이나 문화적 차이는 아무래도 소설의 이런 부분을 이해하는 데 있어 힘든 부분이었다.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등장하는 점성술 관련한 도식은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내지 못하고 넘긴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작가의 능력에 감탄해마지 않는다. 천체와 관련하여 이야기속 인물의 캐릭터와 사건을 연결하기까지 그 조사와 연구의 열성이 느껴지며 또 이러한 내용들을 미스터리하게, 또는 추리 소설처럼 빠져들게 구조화해냈다는 것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책을 읽기전부터 많은 기대를 한 탓에 1권 초반엔 좀 맥이 빠지기도 했으나 2권에 들어 흥미진진하게 , 정교하게 사건들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여 중독성 있게 소설의 매력에 푹 빠져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던 훌륭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