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사이에서나 또 어른들 사회에서나, 어떤 조건에서의 권력이 있는 경우 동등한 입장에 설 수 없지요.
부당하고 억울한 일 투성인데, 주위에서 그런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니 참 속상합니다.
특히나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학교폭력의 모습들은 더욱더요.ㅜㅜ
키가 작아 맹꽁이라 불리던 재현은 늘 기태에게 괴롭힘과 놀림을 당했었어요-
학년이 바뀌고 정말 오랜만에 복도에서의 재회를 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키가 작은 친구가 재현, 키가 큰 친구가 기태입니다.
재현이는 기태에게 놀림을 받지만, 밖에서 들려오는 말들에 상처받기 보단, 자신의 마음에 강단이 있는 아이입니다.
그런 재현이 자신을 괴롭히던 기태가 차지혁패거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무시당하며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게 되지요.
자신의 입장이 된 기태가 조금은 꼬숩기도 하지만, 재현의 마음은 그런 기태가 안타깝고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부당함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덩치와 상관없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인데, 재현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옳고 그름에 대해 말합니다.
'잔소리 대마왕'이라는 별명으로 친구들은 그를 놀리지만, 읽는 내내 재현의 잔소리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었답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저렇게 바른 소리만 하다가 얻어터지면 어쩌려고... 하며 '엄마 잔소리'가 터져나왔어요-
기태의 지난날의 행동에 대한 누적 결과가 친구들이 기태를 악용하는데 쓰이고, 차지혁은 모범생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기태를 괴롭히고, 차지혁의 꼬붕들이라 불리는 친구들까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정의로움이 움직이는 재현의 마음은 자신과 상관없는 상황을 무시할 수 있었지만, 무시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갑니다.
나에 머무르지 않고, 상대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
기태가 흐어흐엉 소리 내어 우는 상황 속에 성장하는 두 친구의 모습이 보이지만, 울게 되기 까지의 동등하지 못한 관계가 계속 눈에 어른거립니다.
지금도 남몰래 고민하고, 어깨 축쳐져 울고 있는 아이들이 있지는 않을까... 그 아이들 또한 소리 내어 울 수는 있을까... 괜한 걱정에 마음도 무겁습니다.
재현과 기태가 서로를 바라봤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서로의 마음을 내어주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친구들이 곁에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