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면서부터 이어진 끈에 묶인 두 남자. 유사쿠와 아키히코.
그리고 그들의 끈에 엮일 수 밖에 없었던 미사코.
학창시절부터 서로를 의식하며 라이벌이었던 유사쿠와 아키히코는 비슷한 듯 하지만, 달랐다.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쉽을 발휘하며 항상 앞에 서서 이끌고 게다가 공부도 잘했던 유사쿠.
반면 늘 언제나 반항심에 가득한 듯 말이 없어도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며 유사쿠를 제치고 늘 1등을 했던 아키히코.
UR전산의 손자였던 아키히코와 평범한 서민인 경찰의 아들이었던 유사쿠는 배경부터가 달라서였을까.
도와의과대학의 입학을 꿈꾸며 끈질기게 경쟁해왔던 그들은 한 사람은 의과대학교수로 한 사람은 아버지와 같은 경찰의 모습으로 재회한다.
바로 UR전산의 대표이사가 화살에 맞아 살해 당하는 살인사건으로 말이다.
살인사건만으로도 숨막히는데, 그에 발견된 증거물이 바로 아키히코의 아버지였던 나오아키의 유품이다.
이에 수사는 우류가(家)를 중심으로 펼쳐지며, 유사쿠와 현(現) 아키히코의 아내인 미사코의 관계를 시작으로 이야기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며 수사 또한 범인을 쫓아간다.
이어질것 같지 않았고, 상상도 못했던 과거가 보이지 않는 힘에 연결된 듯한 전개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힘이란 걸 읽으며 느끼고 느꼈던 「숙명」.
책을 읽으며 다른것보다, 미사코가 열려고 하는 마음에 아키히코가 늘 거부하며 닫아버리는 것 같아 무척 아쉬웠는데, 그래도 아키히코의 진심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싶다. 또한 이야기의 중심이었던 비인간적 인체 실험에 대한 날선 결과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가볍게 지나칠 수도 없다.
「숙명」이라 이름지을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알게 된 지금에서야 비로소 지나쳐 왔던 이야기들이 살아남을 느끼며, 그들 두 사람의 내일을 상상해본다.
역시나 대단하다 말할 수 밖에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