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드 스파이 1 : 사라진 보물 키드 스파이 1
맥 바넷 지음, 마이크 로워리 그림, 이재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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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의 시리즈 키드 스파이 1 : 사라진 보물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파이 이야기다.

그것도 책을 읽는 독자와 비슷한 또래인 어린이 스파이.

이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쉽게 동질화를 느끼며 책 속으로 들어간다.



어릴적에 자신이 스파이였다고 말하는 책의 저자 맥바넷의 실화란다. ^^;;

상상하기 좋아하고 공상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한번쯤 되어보고 싶고, 되어봤을만한 캐릭터다.

그래서 이야기에 생명력이 있다.

아이들은 언제든 맥이 되어봤고, 되어보고 싶었을테니까.

또한, 한 번 읽고 두 번 읽으니 모든것이 단서이고 사건의 실마리이다.

이 이야기에서 정말 정말 중요한 청바지.

맥의 엄마는 소설 초입에서 소련에선 청바지 소지가 불법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 또한 괜히 나온 이야기가 아님을 이야기 말미에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키드 스파이는 두 번 읽으니 더 재미있는 책이다. 발견 요소들이 많다 !!

이야기를 읽는 독자를 정말 스파이로 만든다.ㅎㅎㅎ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맥에게 영국여왕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잃어버린 보석을 찾아달라는 의뢰.

정말 평범했던 미국에 사는 어린친구에게 영국여왕의 전화라니...

상상만해도 신나지 않은가?

이뿐만이 아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범세계적인 이야기 배경에 세계여행을 하는듯한 착각도 든다.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어쩌면 이 이야기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하는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이 상상한대로 될 수 있고, 그 안에서 주인공으로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그래서 맥을 따라 짐을 싸고 비행기를 타는 내내 설레고 흥분된다.

"맥, 어디 한번 해보자고~!"

비행기에서부터 어째 심상치 않다.

자신이 아꼈던 게임보이가 없어진 건 어쩌면 맥이 길을 나설때부터 임무는 시작된 것 같다.

아이는 분명 스튜디어스 누나가 준 음식이 이상하다며 "범인은 스튜어디스 누나가 아닐까?" 하며 읇조리곤, 옆자리에 누가 앉아있는지 요리조리 살펴본다.

오~ 벌써 맥과 동화가 되다니...ㅎ 책이 가지는 흡입력이 대단하다.

하지만 엄마인 나는 아이와는 다르게 홀로 길을 떠난맥이 걱정된다.

'무사해야할텐데... '



맥은 영국에 도착해서 영국여왕을 만나 본격적으로 스파이 임무에 들어간다.

런던에 도착해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는 런던 탑에 대한 역사가 있다.

또한, 잃어버린 숟가락을 말하며 1000년도 넘는 긴 세월 동안 영국은 왕이나 여왕이 다스렸다는 영국의 역사도 이야기 해준다.

이야기 속에 스며든 역사 이야기가 거부감 없이 재미로 다가오니 영국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나 또한 그렇다라고 맞장구치게 된다.

(잠시 멈춰서, 아이와 영국 런던의 명물인 빨간 2층버스 이야기도 나눠보고 영국의 랜드마크 타워브릿지도 이야기 해보았다. ㅎㅎㅎ)

맥은 영국여왕이 받은 <숟가락을 훔친 범인은 프랑스 대통령이라는 편지>를 전해듣고 곧 프랑스로 떠난다.

프랑스하면 루브르 박물관이 생각나는데, 이 책에서도 루브르 박물관이 소개된다.

재미있는것은 맥이 스파이이기에 루브르 박물관에 잠입하기 위해 단계별 안내를 하는데, 중요한 부분은 음영처리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ㅎㅎㅎ 아이는 이 부분이 왜 이러냐며 물었지만, 난 센스있는 음영처리에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맥 바넷의 유머러스함이 곳곳에서 보인다. 재미있다.^-^*

하지만, 루브르 박물관에서 맥의 스파이 임무는 실패하고 오히려 모나리자 그림을 도난당하게 된다.

스파이로서 자신의 임무를 끝까지 해야 하는건 다른 누구도 아니 맥이라는 프랑스 대통령의 조언 때문이었을까?

안하겠다고 선포했던 맥이 영국여왕과의 전화통화에서 처음부터 사건을 되돌아 보며 범인의 단서를 잡는다.

곳곳에 숨어있던 범인의 흔적들.

긴가민가하며 책을 읽어가던 아이는 "맞네. 맞네. 내 생각이 맞았네~"하며 신나한다.

대놓고 긴박하거나 추리를 요하는 이야기가 아닌데도, 곳곳에 스며있는 단서들이 수면위로 올라오니 더 재미있어지나 보다.

맥 바넷의 글솜씨가 빛을 발한다.


드디어 숟가락, 게임보이를 가져간 범인을 만난 맥.

체스에 비유해서 아이들의 주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부분은 이 책의 클라이막스가 아닐까 생각된다.

"체스에서 가장 센 건 누구죠?"

"여왕이죠!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잖아요!"

"하지만 여왕 말도 체스판에 묶여 있죠.

그러니 그 답은 틀렸습니다.

체스에서 가장 센 건 바로 말을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범인을 만나며 그가 왜 영국여왕의 숟가락을 훔치고, 맥의 게임보이를 훔쳤는지를 듣게 되는데...ㅎㅎㅎ

그 이유가 참... 상상할 수 없는 이유였다.

꼭 읽어보며 알아보기를!!! ^-^;;;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맥은 소망했던 데릭 라포이의 생일 파티에 초대된다.

그 중심엔, 멈추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맥의 용기가 돋보인다.

땅꼬마라 불리는 평범한 맥으로부터,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며 개척해갈 수 있는 주체성이 누구에게나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원대한 생각을 해본다.

영국 여왕으로부터 다음 임무를 의뢰받은 맥이 풀어갈 재치있는 기지가 기대된다.

상상하기 좋아하고, 꿈꾸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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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바꾸는 요술쟁이 바람 지구 환경 이야기 2
허창회 지음, 윤태규 그림 / 풀빛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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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바람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의도가 잘 전달되어진 책입니다.

(더 세련된 표지로 개정판이 나왔어요!!)

의인화 시킨 자연물들이 정겹게 느껴지며, 자연 과학이 어려운 학문이 아닌 즐겁고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지요~

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궁금했던 부분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계기도 되었구요,

지구과학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던 아이는 "어~ 쫌 재미있네?, 어~ 쫌 신기하네?"라는 작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처음 책 제목만 보고는 "나 안읽어~"했었지요~ㅎㅎ)



총 6가지의 테마로 이루어진 이 책은 첫 꼭지가 상당한 흥미를 갖게 해줍니다.

바로 삼국지에서 그 유명한 적벽대전에 대한 이야기에요- (이 부분은 만화로 되어있어요~)

제갈량은 어떻게 해서 겨울에 남동풍이 부는 것을 알았을까?

정말 기도로 해낸 귀인인것일까?

제갈량이 실존인물은 맞는걸까?

적벽대전을 읽으며 궁금하고 궁금했던 이야기의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며 읽었답니다.

드디어 그 비밀을 전문가의 이론을 바탕으로 알게 되는 것일까요??

ㅎㅎㅎ

엄청난 기대속에 읽어나갔는데, 제갈량은 훌륭한 전략가이자 기상 예보관이었다는 결론이네요~

즉, 제갈량은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 기상을 관측했을 것이고, 그에 따라 얼마만에 한번씩 남동풍이 부는지를 알게 되었을거라는 거에요-

(제갈량의 기도로 바람이 분 건 아니었다게 확실해졌네요~ ^^;;)

제갈량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날씨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지요.

그리고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해서 전략을 세운거구요.

이만하면, 바람에 대한 폭발하는 궁금증을 주체하지 못하고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겠지요?

(책 속에 아빠로서의 경험과 내공이 그대로 녹아있어요~ 아이들이 무척 신이나게 잘 읽을 것 같다는 말씀! )



공기가 움직이니까 바람이 부는거에요- 라는 기본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고기압과 저기압부터 풀어나가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공기도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움직인다는 설명으로 고기압과 저기압을 설명해주시는데,

아이들은 정~~말 쉽게 이해하며 읽어나갔어요~

또한, 내용에 맞는 그림과 자연물의 대화체가 찰떡궁합으로 잘 매치되어서 이해의 폭을 더 넓혀줍니다.



기본적으로 바람이 부는 이유는 '공기의 양을 같게 하기 위함'이래요.

그래서 미리 고기압과 저기압의 이론을 설명한 것이지요.

야무지게 엮어나가는 책의 짜임새가 보면 볼 수록 돋보이는 책이에요~

온도에 따른 물의 밀도차이를 알 수 있도록, 집에서 쉽게 실험할 수 있는 내용도 있어요.

밀도에 대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실험을 해보며 직접 눈으로 본다면, 책을 읽고 쌓는 경험치는 더 또렷해질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은 공기의 양을 같게 하기 위해도 불지만, 온도 차이 때문에도 분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설명해줍니다.

초등학교때 배웠었던 해풍과 육풍.

다시 만나니 반갑네요~ ^--^



지구가 태양열을 흡수하는 양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의 온도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바람이 불며 온도 차이의 크기에 따라 바람의 세기도 달라집니다.

여기서 문제를 하나 내셨는데, 오모나~ 지역에 따른 온도차이는 중위도 지역에서 가장 커서 바람이 가장 세게 분다네요-

천천히 처음부터 저자의 안내에 따라 책을 읽어오니, 앞부분의 내용과도 연관시키며 설명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빨라졌고,

대기과학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어요-

뒷부분엔, 날씨가 우리 생활에 끼치는 영향력과 그에 따른 일기 예측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기상 예보가 틀렸다고 해서 뭐라고 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

찬찬히 설명해주는 화법이 참 따뜻했던 날씨를 바꾸는 요술쟁이 바람.

날씨의 중요성을 깨닫고, 날씨의 출발점은 바람인것을 알게 되며 바람이 불게 되는 과학적인 이론까지 알게 되는 유익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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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독깨비 (책콩 어린이) 67
이혜령 지음, 이영환 그림 / 책과콩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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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는 총 5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얇은 단편집입니다.

이혜령 작가가 처음 쓴 글들을 모아 편찬한 책이에요. 단편이지만, 그 안에 잔잔하고 진하게 울림을 주는 이야기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무엇보다 복도에서 키가 작은 아이와 키가 크고 조금은 세 보이는 아이와의 대면 모습이 눈길을 끌었던 책이에요-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는 단편집 처음에 만날 수 있는 이야기에요.

바로 책 표지 그림의 주인이기도 하고요~



아이들 사이에서나 또 어른들 사회에서나, 어떤 조건에서의 권력이 있는 경우 동등한 입장에 설 수 없지요.

부당하고 억울한 일 투성인데, 주위에서 그런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니 참 속상합니다.

특히나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학교폭력의 모습들은 더욱더요.ㅜㅜ

키가 작아 맹꽁이라 불리던 재현은 늘 기태에게 괴롭힘과 놀림을 당했었어요-

학년이 바뀌고 정말 오랜만에 복도에서의 재회를 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키가 작은 친구가 재현, 키가 큰 친구가 기태입니다.

재현이는 기태에게 놀림을 받지만, 밖에서 들려오는 말들에 상처받기 보단, 자신의 마음에 강단이 있는 아이입니다.

그런 재현이 자신을 괴롭히던 기태가 차지혁패거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무시당하며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게 되지요.

자신의 입장이 된 기태가 조금은 꼬숩기도 하지만, 재현의 마음은 그런 기태가 안타깝고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부당함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덩치와 상관없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인데, 재현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옳고 그름에 대해 말합니다.

'잔소리 대마왕'이라는 별명으로 친구들은 그를 놀리지만, 읽는 내내 재현의 잔소리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었답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저렇게 바른 소리만 하다가 얻어터지면 어쩌려고... 하며 '엄마 잔소리'가 터져나왔어요-

기태의 지난날의 행동에 대한 누적 결과가 친구들이 기태를 악용하는데 쓰이고, 차지혁은 모범생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기태를 괴롭히고, 차지혁의 꼬붕들이라 불리는 친구들까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정의로움이 움직이는 재현의 마음은 자신과 상관없는 상황을 무시할 수 있었지만, 무시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갑니다.

나에 머무르지 않고, 상대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

기태가 흐어흐엉 소리 내어 우는 상황 속에 성장하는 두 친구의 모습이 보이지만, 울게 되기 까지의 동등하지 못한 관계가 계속 눈에 어른거립니다.

지금도 남몰래 고민하고, 어깨 축쳐져 울고 있는 아이들이 있지는 않을까... 그 아이들 또한 소리 내어 울 수는 있을까... 괜한 걱정에 마음도 무겁습니다.

재현과 기태가 서로를 바라봤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서로의 마음을 내어주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친구들이 곁에 있기를 바래봅니다.



'내 이름은 환타'는 두 번째 실려있는 단편입니다.

제게는 조금 생소했던 글감인 '실험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험견’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찾아보니 아픈 개를 대신해 먼저 수술을 받는 개를 '실험견'이라고 한다는데, 낙천적인 성격탓에 비글종을 많이 쓴다고 합니다. 더 마음 아프게 하는 말인 것 같아요.

환타가 바로 실험견이에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화자가 바로 환타입니다.

자신이 실험견인 이유는 용감해서이며, 수술자국은 영광의 상처라고 말하는 환타의 왜곡된 말들에 마음이 더 아픕니다.

수술을 받는 것과 아픔을 참는 것을 당연한 과제로 받아들인 환타.

술 마시고 들어온 아빠에게 맞으며 참고 또 참아도 괴로워 환타처럼 용감해지고 싶다는 은창.

이 둘의 관계가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그렇게 서로가 바라봐주고 울어줄 수 있고, 아픈 상처들을 핥아줄 때 상처들은 곧 아물겠지요.

환타의 상처를 보며 ‘많이 아팠겠다’며 눈물을 글썽일 수 있는 은창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감정들이 그간 당연하게 누워있었던 수술대에서 뛰쳐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현실의 참담함을 어찌 할 수 없겠지만, 그 안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현실에 있을 법한 내 이야기들을 이야기로 만난다면, 그 이야기에서 해답을 찾을 수도 또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겠지요.

이 단편집에 실려있는 글들이 누군가의 고민에 대한 해답과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짧지만, 묵직한 단편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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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1984 - 1949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조지 오웰 지음, 정영수 옮김 / 더스토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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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을 보낸 1980년대 중반까지도 반공의식은 매우 강조되었고,

해마다 학교에서 반공포스터 그리기 대회를 열어 포스터를 그렸었다.

"콩사탕이 싫어요~"

우스갯소리로 아이들 사이에서 했던 말이지만,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며 자신의 목숨을 잃은 이승복의 말은 그 시대를 대변하는 일종의 표어였다.

만화나 영화에서 간간이 등장하는 북한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못 믿는 불신이 가득한 모습이었으며

공산주의에 세뇌되어 일반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그려지곤 했었다.

우리에게 그려졌던 북한의 모습은 완벽한 디스토피아의 세계였다.


조지오웰의 「1984」에서는 굉장히 암울한 세계가 묘사된다.

우리가 흔히 디스토피아라고 말하는 그 세계.

(유토피아의 반대개념으로 많이 쓰이며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함께 디스토피아 작품의 쌍두마차라 일컬어진다.)

주인공인 윈스턴을 비롯한 당원들은 영국사회주의 정신을 철저하게 따라야하며,

텔레스크린이라는 장치로 지령을 받고 본인의 생활을 감시당한다.

/

"빅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

그들이 속한 나라인 오세아니아는 끊임없는 전투를 통해 평화를 유지한다고 공포정치를 펼친다.

오세아니아에는 빅브라더라는 지도자가 존재하는데, 실제로 존재하는지 상징적 의미로 존재하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빅브라더의 정치신념을 따른다는 사유로 당은(공산당인지 무슨 당인지 명칭은 없다) 국민들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텔레스크린을 통해 직장은 물론 각 가정에서의 행동과 생각을 통제하고,

신어라는 언어의 제한을 통해 당이 필요로 하는 개념의 단어만을 사용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통제에 순응하며 살아가지만,

주인공인 윈스턴을 포함한 일부는 사회가 잘못되어있음을 느끼고, 괴로움을 가지며 살아간다.

빅브라더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골드스타인이 이끄는 형제단이 활동하고 있으며,

골드스타인은 오세아니아의 공적으로 간주된다.

주인공은 위험스럽게 사랑하는 사람인 줄리아를 당이 통제하는 상황에서 만나게 되고,

줄리아와 오세아니아의 반세력에 가담하는 행동을 실천하지만, 시도는 실패하고 만다.

견딜수 없는 고문 끝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빅브라더를 인정하며 처형되고 소설은 끝이 난다.



과거 정보가 차단된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었는가를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고,

현재의 우리 사회에서 권력은 공정하게 분배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비단 공산주의 사회 뿐 아니라, 통제에 의존한 권력 유지가 디스토피아 세계를 만들 수 있음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크게는 국가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작게는 가정과 직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고가 통제되고 있는 사회의 위험성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1984는 겪고싶지 않은 사회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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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 0629 에디션 -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판
생 텍쥐페리 지음, 전성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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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표지가 인상적이다.

생텍쥐페리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서 원로 불문학자 전성자 선생님이 최신 다시 번역하신 어린왕자 0629 에디션

나 또한 옛날에 읽었었지만, 상자 속 보아뱀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라고 어렴풋 기억하고 있었던 터,

지금 만나는 어린왕자는 내게 어떤 모습일까.

어떠한 모습으로 길들여질까.

궁금했다.


어린왕자는 읽을 수록 마법같다는 느낌이 가득하다.

이야기는 어린왕자가 지구를 방문하고 1년이 되어가는 일주일이 남은 시점에

다시 자신의 별 소행성 B612로 돌아가기 전 조난당한 비행사와 만나고

함께 했던 마지막 일주일을 6년이 지난 후 회상하 듯 이야기해주는 형식이다.


"옛날에 자기보다 좀 클까 말까 한 별에서 살고 있는 어린 왕자가 있었는데, 그는 친구를 가지고 싶었답니다......"



<이 책에 들어간 삽화는 모두 다 생텍쥐페리 자신이 그린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별에서 어느날 날아와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 장미와 관계를 맺어가는 어린왕자.

하지만 이야기를 할 수록 장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지고 장미와의 관계에 힘겨워하는 어린왕자는

다른 별들로 떠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번역자 전성자 선생님은 '견문을 넓히기 위하여', '자기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하여'라고 해석하셨는데,

해석을 읽고 생각해보니 폭 넓게 이해할 수 있었다. )

일곱번째 별 지구에 오기까지 어린왕자는 6개의 별들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어른들은 참 이상하군...'으로 끝나는 어린왕자의 독백속에 어른인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혹 내가 그들이 보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는지, 지금 그러고 있지는 않은지...

그 이상한 어른의 바운더리에 내가 서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더 씁쓸했고, 생각이 많아졌다...



지구에 온 어린왕자가 사람을 만나기 전, 지혜로움을 대변하는 여우를 만난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을거다.

관계를 맺음.

길들임.

어린왕자가 만날 그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길들여지며 의미있는 존재로 서로에게 별이 되어줄 것을 알았던 것일까?

사회적 동물인 우리들은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고 또 누군가를 길들인다.

그 관계로 인한 성장과 아픔이 나를 변화시키고 또 나를 온전케 한다.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네가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을 곱게 단장해야 하는지 모르낳아. 의식이 필요하거든."

p90


다시 만나도 반가운 문장!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발견케 한다.



"그들이 찾는 것은 단 한 송이의 꽃이나 물 한 모금에서 발견될 수도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을 볼 수 있는 힘.

관계를 맺고 길들여지며 그래서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된다는 건 나만의 웃을 수 있는 별들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탐내지 않고, 나에게 없는 것에 속상해 하지 않는 것.

그것 외에 내가 가진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별들을 내 마음속에 심어놓고 꺼내어 보며 웃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내게 건네는 어린왕자의 선물이었다.

장미로 인해 별을 떠나왔지만, 장미에게 길들여진 어린왕자는 장미의 마음으로 인해 행복했음을 깨닫고,

어린시절의 자신을 잠시 잊어버렸던 어린왕자 속 나는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자신을 떠올린다.

여우로 인해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것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가르침이

어린왕자에게로 그리고 어린왕자 속 나에게로 흘러 이제 책을 읽는 나에게 전달 되어졌다는 것이 참 고맙다.

"사람들에 따라 별들은 다 다른 존재야."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가 그 별들 중 하나에 살고 있을테니까, 내가 그 별들 중 하나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아저씨에겐 모든 별들이 다 웃고 있는 듯이 보일 거야. 아저씬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야!"

"그래서 아저씨의 슬픔이 가셨을때는(언제나 슬픔은 가시게 마련이니까) 나를 알게 된 것을 기뻐하게 될 거야.

아저씬 언제까지나 나의 친구로 있을 거야. 나와 함께 웃고 싶을 거고.

그래서 이따금 그저 좋아서 괜히 창문을 열겠지..... "

p114


살아가며 맺어가는 수많은 관계 속에 내가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며 관계의 참된 빛을 발견했었었나 반문해본다.

아이를 키우는 지금에는 아이들이 가진 보이지 않는 가능성과 아이들이 가진 보이지 않는 수 많은 별들을 간과한 채,

정말 보여지는 것들에만 집중하고 다그치고 있었구나 반성하게 된다.

정말 중요한 것.

그것은 나와 상대의 마음과 마음이 길들어지고 그 안에서 반짝이는 빛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순간이 아닐까 싶다.

어린아이였었던 그 때를 잊고, 무엇을 위해 무엇을 찾고자 했는지 지금까지의 나의 시간들을 되돌아 본다.

어렸을때는 잘 몰랐는데, 다시 읽으니 문학적 깊이가 남다른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 말미엔 전성자 선생님께서 책을 번역하고 남긴 옮긴이의 글이 있는데,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을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 더 좋았다.

어린왕자를 만나는 그 순간은 우리도 잊었던 어린아이가 된다.

다시 읽어도 좋은 고전.

어린왕자.

0629 에디션으로 다시 만나보는 건 어떨까?

마구마구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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