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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하늘을 나는 말 - 존중 ㅣ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 생각 동화
왕수연 지음, 몽하 그림, 전성수 감수 / 브레멘플러스 / 2018년 3월
평점 :
브레멘플러스의 하브루타 생각동화 시리즈 중의 하나인 '훨훨 하늘을 나는 말'을 읽어봤다. 국내 순수 창작물은 오랜만이라 한국인이라면 익숙한 그림체와 스토리가 반갑다. 어릴 때부터 외국동화만 읽으면 문화 사대주의에 빠지기 쉽다는데 과연 요즘 동화는 수입도 꽤 많기 때문에 천마총과 불국사라는 문화유산이 소재로 나오는 동화가 오히려 더 뜻깊을 것 같다. 유아기에는 뭐든지 처음 접하는 것이라 동화의 소재 선택도 부모가 까다롭게 해주어야 한다. 외국어보다 모국어를 먼저 배워야 언어의 체계가 서듯이 동화책도 국내 순수 창작물과 외국 동화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브루타라는 말이 생소해서 설명을 읽어보니 둘이 짝을 지어 서로 생각을 이야기하는 토론식 방법으로 유대인의 교육법이라고 한다. 과연 머리 좋기로 소문난 유대인들은 주입식 교육법이 아니라 말로 대화를 하는 교육법을 선택했구나 싶다. 책을 읽다보면 아주 작은 달팽이가 눈에 띄는데 이것도 부록으로 끼어있는 생각카드와 연관이 있다.


달팽이 그림이 있는 장면이 이 동화책의 핵심 장면으로 책 앞에 끼여있는 4장의 생각카드와 연결되어 부모와 아이가 질문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준영이라는 남자아이가 가족과 경주 여행을 왔다가 천마총에서 천마도를 보고 말을 타는 상상을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생각카드는 책의 스토리를 따라가다가 "준영이처럼 천마를 타고 옛날로 갈 수 있다면 나는 언제로 가고 싶나요?"같이 질문을 던진다. 아이는 그저 부모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다. 여태 일방적으로 책만 읽어주었는데 간단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질문카드를 가지고 아이의 생각을 유도할 수 있어서 좋은 시도 같다. 다른 책에도 응용을 해서 이와 같이 부모와 아이가 책을 읽고 토론을 해보면 좋을 것이다. 아직 어려서 어려운 대화를 나눌 수는 없지만 질문이 유아기에 적합한 수준이라 재미있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구성이다.


그림 작가인 몽하는 홍익대 판화과를 졸업했다는데 선이 단순하면서도 그림체가 둥굴둥글하니 정감이 간다. 또한 그림을 자세히 보면 종이인형을 잘라서 오려붙인 듯 입체감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아직 한글을 모르는 유아도 부모가 한번 읽어주면 혼자 그림만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짧은 내용이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말타는 상상과 모험, 또 선량한 어른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탈출하고 부모님에게 돌아가는 훈훈한 마무리까지 교육적으로도 빠질 것이 없어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