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성장
클리프 러너 지음, 송문영 옮김 / 턴어라운드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클리프 러너의 '폭발 성장'은 제목이 좋은 책이다. 어떻게 회사를 폭발적으로 키웠는지 노하우가 나온 책인데 역시 요즘 시대에 단기간으로 사업을 키우는데는 인터넷만한 게 없다. 특히 저자의 사업은 스마트폰 '데이트 앱'이다. 만약 저자도 옛날 방식의 사업, 실물 영업장을 가지고 종업원 몇 명을 고용하거나 자기 식구들만으로 경영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단기간에 폭발적인 고수익을 올리는 사업 성공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온라인 사업, 핸드폰 어플 등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적합하다. 다소 미국식 과장이 많고 사족도 많은 책인데 내가 느끼기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뽑아보자면 아래와 같다.

  

 

 1. 성공을 위해서는 남과 차별화된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자기가 미는 특정 기능은 경쟁사보다 10배쯤 좋아야 한다.

저자는 리먼브라더스 증권부에서 일하면서 동료 여직원이 데이팅 앱에 접속하는 것을 봤고 기존의 앱이 데이트 상대를 만나기까지 2주라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이걸 개선하면 굉장한 사업기회가 될 것으로 간파, 바로 회사를 그만두고 데이트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본인의 데이트 앱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기존의 경쟁사가 가진 단점을 극복한다는 것은 고객들이 어떤 점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재빨리 파악하고 그걸 확실하게 개선한다는 의미이다. 아주 사소해보이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데이팅앱 소리만 하고 있지만 경제 경영서를 읽는 독자의 대다수는 그 분야에 큰 관심이 없을 수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어떻게 남들과 차별화를 두어서 사업을 성공시키느냐에 달려있으므로 다소 지엽적인 내용은 건너뛰어도 좋을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이 어떤 점에 불편을 느끼는가 주목했다. 처음에는 타사 사이트가 데이트 상대를 찾는데 너무 시간이 걸리는 점을 발견하고 자신은 데이트 상대와 금방금방 연결되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성장이 정체되자 그 다음에는 당시 뜨고 있는 페이스북에 주목해서 플랫폼에 포함된 앱의 중요성을 알아차렸다. 고객들은 왠만큼 좋아서는 가입을 하지 않았고 그대로 그 사이트에 남아있지도 않았다. 로그아웃하고 다시 또 다른 앱에 접속하는 게 귀찮았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페이스북용 앱을 만들었다. 더이상 페이스북에 로그인한 사람들이 로그아웃 할 필요가 없어지자 가입자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페이스북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그의 사업도 덩달아 사용자 수가 늘어났다. 당연한 일이었다. 플랫폼을 선택하는 게 개별 사이트를 잘 만드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본 저자의 선견지명이 놀랍다. 오프라인 매장의 제1가치는 몫이 좋은 자리를 맡는 것, 곧 좋은 위치가 관건이다. 마찬가지로 온라인 사업도 어느 플랫폼에 속해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2. 홍보가 중요하다. 사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서 사이트의 특징이 아니라 혜택을 알려야 한다.

요즘에는 많이 알려진 방법이다. 친구를 데려오면 포인트나 쿠폰을 주고, 신규 가입자에게 돈을 뿌리거나 파격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하게 하는 등 세부 방법은 달라도 국내의 많은 사이트와 앱이 이미 쓰고 있는 방법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이 방식을 사용했으니 꽤 빨랐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저자는 타이밍의 중요성을 여러번 강조한다. 또한 친구 데려오기 외에도 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 보도자료를 미리 만들어두어서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거나 사이트 소개를 하려고 하면 미리 만들어둔 자료를 바로 배포한다. 준비된 자만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내용이다. 당연히 문화 사회부 기자나 사회적 저명 인사와 친분을 쌓아두고 홍보를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3. 기존 사업의 성장이 정체되었을 때는 매몰비용을 고려하지 말고 과감하게 신사업으로 갈아타라.

이렇게 사업을 해도 세월이 지나면 정체되고 도태되는 시기가 온다. 그럴 때 저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안정적이지만 가라앉고 있는 사업을 버리고 신사업으로 가는 길을 택한다. 저자의 앱도 '틴더'라는 위치기반 서비스에 기반한 강력한 데이팅앱이 나타나자 고전한다. 기존의 데이팅앱이 가진 어둡고 부끄러운 이미지를 게임이나 쇼핑하듯이 바꿔놓았고 클릭 한 번이면 근처에 사는 매력적인 사람을 볼 수 있으니 획기적인 앱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저자도 기존 데이팅 앱이 가진 단점, 남성 변태들을 제거한 앱을 만들었다. 데이팅앱에서 중요한 요소는 여성인데 혐오사진을 보내는 일부 남성들 때문에 이용을 꺼려하는 여성 사용자가 많다는 것을 알고 그 점을 개선한 것이다. 새로운 상품이나 기능을 만드는 대신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구축하는데 집중했다.

저자는 성공만을 맛보지 않았다. 잘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항상 과감하게 움직였고 한가지라도 경쟁사보다 확실히 우위에 설 수 있는 무기를 준비했다. 또한 시간이 흘러 더이상 매력적인 사업이 아닐 경우에는 매몰 비용이 아까워서 죽어가는 사업에 인공호흡하기보다 신사업을 개척했다. 아마도 그는 끊임없는 도전으로 계속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을 것이다. 경제경영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사업을 하는 데는 어떤 방법, 어떤 아이템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런 세부적인 것보다는 시대를 읽는 눈을 가져야 하고, 촉이 오면 과감하게 움직이고, 일단 시작하면 사용자가 불편해하는 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마켓컬리 새벽배송, 타다의 카니발 차량 서비스 등이 떠올랐다. 저자와 비슷한 마인드를 가지고 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 성장 또한 폭발적이다. 남들과 조금만 다르면 되지만 처음에 서비스할 때는 그 점이 어렵다. 기회는 어디에나 있지만 그걸 다듬어서 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이란 형태로 만드는 과정은 어려운 만큼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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