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노래 북극곰 궁금해 1
커스틴 홀 지음,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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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노래'는 주인공 꿀벌에 맞춘 따뜻한 노란색 베이스로 전체적인 색감이 다정하고 소박하다논픽션 그림책이라는 컨셉에 맞게 꿀벌이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왜 지구상에 필요한지 등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벌이라고 하면 요즘 아이들은 쉽게 접하기도 어렵고 무서운 느낌의 곤충일 수 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서울에서도 다리에 묵직하게 꽃가루를 묻힌채 날아가는 꿀벌을 종종 보곤 했는데 요즘에는 도통 벌이라는 생명체 자체를 보기가 어렵다. 꿀벌은 이제 멸종 위기라고 한다. 꿀벌이 없으면 세계의 식량난도 가중될 거라는데 꿀벌에 대한 고마움과 역할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그림책이니 나오니 반갑다.

이 그림책은 조용히 책장을 넘기면서 따라가기만 해도 공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첫장을 펼치면 노란 들녁과 나무가 있는 원경의 풍경이 펼쳐진다. 무척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리고 다음장으로 넘어가면 좀 더 장면이 확대되어서 온갖 꽃들이 피어있고 그 사이에 어떤 존재가 빙그르르 방금 날아간 듯한 연출이 있다. 아주 단순히 원을 그린 선만으로도 꿀벌이 방금 날아갔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그 다음장에는 '들리나요?'라는 대사와 함께 꿀벌이 어지럽게 윙윙거리면서 날아오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더욱 큰 원으로 꿀벌의 격렬해진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도 주인공인 꿀벌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림책을 넘길수록 기대가 커지고 벌이 나는 소리와 움직임을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다음장 드디어 주인공인 꿀벌이 풀샷 두 페이지 가득 나타난다! 깜짝 놀란다. 사이즈가 굉장하고 꿀벌의 생김새가 꽤 사실적이다. 그러나 사이즈가 커도 귀엽게 묘사되어서 어린이들이 처음 보는 꿀벌에게 호감을 갖도록 했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조카도 꿀벌 그림을 귀엽게 여겼다.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꿀벌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꿀을 만드는지, 벌집의 모양과 식구들을 소리와 움직임을 통해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벌집도 꽤 크고 사실적이라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윙윙윙' 벌집 안에서 수많은 꿀벌떼가 모여 내는 소리는 폰트를 키워서 웅장한 느낌을 준다. 어떻게 보면 자연은 신비롭고도 무섭다. 그 느낌을 잘 살려서 벌집 안의 어두움조차 놓치지 않았다. 세계적인 그림작가인 이자벨 아르스노의 꼼꼼하고 생생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장이다. 여왕벌은 드레스를 입은 듯, 그 주변의 일벌은 그녀의 아이들로 귀여운 리본을 달고 있다. 꿀벌의 일생과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을 알차게도 담았다. 또한 책 마지막에는 꿀벌이 어떤 존재인지, 없으면 세상은 어떻게 되는지, 꿀벌을 지키려면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부모와 함께 얘기할 수 있도록 보충 자료도 빼놓지 않았다. 아직 어린 조카는 아직 꿀벌을 본 적이 없지만 다음에 실제 꿀벌을 본다면 무척 반가워할 거 같다. 꿀벌에 대한 교육적이고도 따뜻한 시선이 있는 그림책으로 다른 분들도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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