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물론 - 인터뷰와 지도제작
릭 돌피언.이리스 반 데어 튠 지음, 박준영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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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평을 작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받은 날부터 조금 후회하기 시작.

서평을 쓰기 위한 전제로 책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교유당 서포터즈 활동은 개인이 하기 나름이다.

매달 출간되는 도서는 그 전에 받은 도서의 서평을 작성해야 신청을 할 수 있다.

내가 서평을 작성하지 못하고 있던 와중에도 교유당은 여러 권의 신간을 내었다. 그것도 읽고 싶어질 만큼 양질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책들을.

그러니 이 책의 서평을 작성하지 못하는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을지는 짐작이 갈 듯.

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읽어보기로 했다. 읽는 동안 겸허해졌다.

아직 멀었다. 특히 철학 쪽은 잼병임이 분명하다.

'신유물론' 사상은 페미니즘, 철학적 존재론, 기술과학철학 등의 분야에서 '물질'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면서 20세기 말에 등장했다.

들뢰즈(와 과타리) 철학이 논의에 영향을 미침.

신유물론자들은 자신들의 철학사상을 "새로운 형이상학"이라고 부른다.

인문학,사회과학, 자연과학 간 개념적으로 소통하는 것.

학제들 간에 유의미한 지점을 만드는 것이 신유물론의 결정적 특징인 '횡단성'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물질적 전회'.

자기조직화와 형태발생적 힘을 가진 능동적 주체.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책이라 기본적인 이해가 필수이다.

사전 지식의 중요성에 대해 자각할 수 있었다.

책장에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라는 책이 있는데, 우선은 이 책을 먼저 읽고

신유물론에 도전해봐야겠다.

아직 포기는 이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과 느낌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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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양장)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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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자각하기에 좋은 나이.

'나인'의 곁에는 그를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미래'와 '현재'

알지 못하는 이유로 '미래'와 '현재'의 사이가 어색해졌지만, '나인'은 '승택'을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되어 친구들의 상태를 알아채지 못하는 상태.

'나인'의 이모인 '지모'는 이미 알고 있었다. 알려주지 않은데 배신감을 느낄 법도 하나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다들 쿨해서 '그럴 수 있지', '나, 너 믿어' 정도로 넘어간다. 물론 친구들이 '나인'의 정체를 알게 되는 것은

소설의 후반부에 이르러서이지만.

또 다른 주인공. 박원우.

엄마를 여읜지 얼마 안되어 외계인을 목격하고 만 아이.

2년 전 행방불명되었다.

그의 친구 '권도현'. 둘은 막역한 사이였는데, 그 둘의 사이를 갈라놓은 것은 자의일까 타의일까.

2년전 박원우의 실종의 실마리가 '나인'이 정체성을 자각하게 되면서 비로소 풀린다.

사실을 알게된 후 '나인'이 경찰서를 찾는 장면은 드라마 '시그널'에서 어린 박혜영이 쪽지(범인은 여자라고 쓰인)를

들고 경찰서를 방문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다른 점 하나는 곧바로 진실을 찾기위해 노력했던 어른이 등장했다는 점. '미래'의 엄마 '경혜'.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이 있듯, 2년이 지난 지금 '도현'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경계에 서 있는' 상태. 점이 지점을 넘어가기 전에 그를 잡아줘야 한다.

아직 '도현'은 넘어가지 않았다. 매일 괴로워하고 언제부터인지 자해하기 시작하는 그는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면서 결국 '도현'의 자백을 이끌어내는 '나인'과 세 친구들.

이로써 '도현'에게도 아프지만 미래가 열렸다.

'도현'과 '나인'의 차이점은 '자신을 믿어주는 친구를 본인은 믿어주었는가'에 있다.

'도현'이 좀 더 솔직했으면, 그리고 어쩌면 부모님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면, 친구를 잃지 않았을 것.

저자가 흘리듯 남긴 지문들을 보면 우연이란 마치 운명 같다. 미리 준비해 둔 것처럼 던져진다.

'나인'의 친구들 이름이 '현재'와 '미래'이고, 그 친구들이 갈등 중인 것은 나인의 삶에 대한 복선 같다.

말미에 '나인'은 같은 종족인 '지유'가 본인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 '나인'의 안위를 부탁한 이의 손을 잡는다.

'원우'의 아버지, '도현'의 부모님, '미래'의 어머니 '경혜'가 자녀를 대하는 방식을 보며 어른의 역할에 고민해본다.

끊임 없이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어쩌면 더 이른 시간에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인지 모른다.

이번에 출간되는 '창비'의 '영어덜트' 시리즈는 성숙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개선의 여지가 없는 어른을

묘사한다. 배워야 하는 것은 어른들 쪽이 아닌지.

역시나 이번 책에서도 교훈 한가지를 얻는다면, 그건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라는 점.

현실에 단단한 뿌리를 내린 천선란 작가님의 이번 책 잘 읽었습니다. 이런 판타지는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의견이나 느낌을 적었습니다.

#MZ세대 #에코스릴러 #페이지터너 #소설Y #나인 #천개의파랑 #창비 #K영어덜트 #아몬드 #위저드베이커리 #대본집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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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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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그 남자. 남훈씨.
시작은 이렇다.
재기에 성공하게 해준 고마운 굴착기를 팔고 은퇴를 하려는데, 도무지 그의 맘에 드는 매수인이 나타나지 않는다.
매수인 심사라도 보려는 것일까. 퇴짜를 놓는 그의 심정은 알 수가 없다. 결국 늦깎이 청년에게 임대를 주는 걸로 해결. 그래도 젊은 사람이 나름 열심히 사는 모습을 봤다는 것(의외로 그가 금수저인 것은 함정;;)

이때까진 공사판에서 나름 자기 철학을 가진 깐깐한 아저씨 정도로 보였다.
그가 자서전을 쓰기로 하고 리스트를 하나하나 적어나가기 전까지는.

인생의 2막을 살았던 그가 은퇴 이후의 3막을 열어가기 위한 관문.
플라멩코라는 춤을 추기 시작한 것. 플라멩코의 나라 스페인어를 배우기로 한 것.
그리고 자신의 큰딸 보연이를 찾아가보기로 한 것. 

의외성이 보여지는 것은 67세의 남훈씨와 43세 보연씨의 만남이었다. 
보연씨가 고등학생일때 만난 이후로 24년이 지났다. 작은 딸 선아씨의 현재 나이만큼의 세월.

보연씨와의 만남을 앞두고 당사자가 된 것처럼 긴장했다. 과연 그들의 만남은?
숨 죽이며 본 그들의 첫만남은 보연씨가 집으로 들어가버리면서 끝이 났다. 의외인 것은 보연씨가 이후 먼저 연락을 해 온 것이다.
추억의 음식. 돈까스. 그리고 지금의 직업. 사람을 대하는 것이 싫어서 선택한 것이 숫자였다고 한다.
아버지가 있었다면 굳이 선택하지 않았을 결정의 순간들. 비로소 남훈씨는 자신이 딸에게 한 짓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한다. 
왜 이제 왔냐는 원망보다 이제 와서 다행이라는 보연씨의 말. 어른은 어쩌면 긴 시간동안 부재를 경험했던 보연씨가 아닐까. 

보연씨를 만나기까지 도움을 준 세 사람. 굴착기 임대인 늑깍이 총각(만나기 전까지는 그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거 아닌가요), 플라멩코 강사(무더운 여름 실외에서 견딜 수 있는 코어 힘을 길러 줌), 스페인어 선생님(새로운 언어가 새로운 만남을 만든다. 스페인에 가서 아버지를 만난 경험을 들려 줌). 
세 사람을 초대한 남훈씨는 스페인 음식을 대접한다. 헤피엔딩인 듯 했던 그날의 식사는 둘째 딸 선아씨의 등장으로 애매해지는데... 스페인어 선생님의 정체...

큰딸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지금의 아내. 공무원을 은퇴한 이후 요양보호사가 된 이유를 읽다보면 부부임에도 서로에 대해 미처 알지 못한 것들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남훈씨는 아내의 지지를 받고 보연씨와의 만남을 이어간다.

스페인. 낯선 땅, 낯선 언어. 여기에서 남훈씨와 보연씨는 지난 세월 묵은 감정을 털어버린다. 아빠가 언제쯤 돌아봐줄까 남훈씨의 뒷모습만 보던 6살 아이 보연씨를 오랜 시간이 지나 남훈씨가 비로소 돌아봐 준 그 다음날. 

남훈씨는 마침내 플라멩코 춤을 춘다. 

자서전을 남기기 보다 매달 한 번은 큰딸 보연씨를 직접 만나기로 한 남훈씨는 짧은 기간 동안 성장한 듯 하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진정 새로운 만남을 만든 그. 그리고 그간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았고 너무 많은 자유 앞에서 외로운 선택을 했던 보연씨 역시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다.

가족간의 화해. 직접 만나기 전엔 모른다. 쉽다고 생각하지 말자. 힘든게 당연하다. 상처받는 것도 감수하자. 그게 어른인 당신이 기꺼이 감수해야 할 몫이다. 남훈씨는 어른이었다.

남훈씨의 인간 극장. 은퇴 이후의 삶 그리고 다시 찾은 딸. -끝-

※ 이 책을 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누군가의 아버지였던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플라멩코추는남자#허태연#다산책방#알라딘리뷰대회#혼불문학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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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먼트
테디 웨인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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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 쓰는 사람들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누구든 자기가 잘 하는, 잘 하고픈 영역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그 욕구는 가끔 너무도 강렬해서 타인의 것을 모방하고 싶어하다가 나중에는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되어보고 싶어진다. 처음에는 따라하다가 나중에는 넘어서고 싶어지는 그 이상한 심리.

성대모사로 인정받은 무명가수가 결국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싶다고 울부짖듯.

여기 글쟁이 모여 있는 공간이 있다. 때마다 찾아오는 합평 시간.

자신의 글의 첫번째 독자가 되어 줄 동료들 간에 흐르는 긴장감.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는 평생의 원동력이, 누군가에게는 끝모를 좌절감을 선사하는 그 곳. 그 시간.

한 없이 자존감이 무너지는 순간. 나는 '빌리'를 만났다.

천천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 빛이 나는 외모. 그에게 인정받았다는 느낌.

내가 '빌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감탄과 경이가 뒤섞여 있다. 마치 <그리스인 조르바>, <위대한 개츠비>의 화자가 주인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랬듯.

그에게는 없고 나에게 있는 것은 안타깝게도 혹은 다행스럽게도 아파트 한 채.

경제적인 문제로 이 곳을 떠나게 되면 그대로 끊어질 것 같은 인연을 이어가고자 나는 '빌리'를 룸메이트로 들인다.

월세 대신 청소. 높은 집값에 비례하지 않는 '빌리'의 기여도는 둘 간의 필연적인 불화를 예고했었다.

1996년. 나와 '빌리'의 몇 개월은 시너지를 발휘한 시간들이었다.

빌리의 친척 결혼식의 피로연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오해라고 칭하고 싶다. 끝내 그 오해를 풀어내진 못했지만.

1997년. 나와 '빌리'의 벌어진 틈을 끝내 메워지지 않는다.

그에게 올인했던 인간관계를 다른 학우들로 넓혀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 와중에 평소 한 수 아래로 보았던 애덤이 유망한 잡지에 글을 게재한다.

'빌리'와 나는 공유했던 시간들을 점차 줄여간다. 마음 떠난 연인들이 그러하듯.

그리고 나의 결정적인 실수. 아니 내가 던진 폭탄.

결국 '빌리'와 '아파트' 전부를 잃게 된다.

'빌리'가 내는 책을 읽지 않으면서도 나는 그의 소식을 책의 저자 소개란을 통해 업데이트한다.

그의 글을 읽어보지 못하는 이유는 그의 소설 속 어딘가에 등장했을 지도 모를 나. 혹은 그 사건 때문일까.

끝내 발표하지 못한 <교열팀장> 속 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때 오해를 풀었다면 나와 '빌리'는 지금쯤 어떤 삶을 살았을까...

내가 욕심내지 않았다면. 그의 글을 교열하고 있을지도....

동경과 우정 그 어딘가에서 멈춰버린 인연.

<아파트먼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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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의 불시착
박소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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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의불시착 #알에이치코리아 #박소연 #가제본서평단 #직장소설

■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 받은 책자.

서른쪽 남짓의 짧은 분량의 '막내가 사라졌다'는 정식 출간된 책이 담고 있는 8편 중 한 편이 실려있다.

■ 저자의 전작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라는 점에서 두 번째 책이 소설임은 뜻밖이다.

그러나 읽다보면 의외로 소설로 접근하는 편이 받아들이기 수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에서 예시로 들고 있는 안좋은 예에 포함되는 것 같아 뜨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혼이 나는 기분이 들었었다고 하면 과장일까?

장르가 소설이라면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럴 수도.. 그런가?'하면서 읽을 수 있으니까.

■ 사람 속을 누가 다 알겠냐만 신입사원들과의 소통과 이해에 유독 힘들어하는 시대인 것 같다. '90년대생이 온다'는 책의 제목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사회면의 기사 제목 하나만 봐도 신인류를 대하는 듯한 생경한 느낌이 든다.

뭔가 조심스럽고,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든다랄까?

■ '막내가 사라졌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스릴러이다. 위기감에 잔뜩 움츠러든 상사들이 등장한다.

막내가 회사에 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저마다의 이유로 자체 검열에 들어간다.

본인이 한 말의 무거움과 의미에 대해 되새김질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소송'이나 '증인'도 언급한다.

잔뜩 움츠러든 상사들의 모습을 보여준 다음, 작가는 짧은 반전을 선사한다.

대리인을 통해 제출한 문서는 코팅된 000였을 뿐이었다.

※ 쿨해서 좋은걸까?
회사는 결국 신입사원의 가능성의 싹을 잘라버린 것은 아닐까?
아무런 피드백 없이 그만둔 그가 회사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은게 아닐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책자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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