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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합
다지마 도시유키 지음, 김영주 옮김 / 모모 / 2022년 9월
평점 :
구라사와 가오루 - 웃을 때 묘하게 매력적인 입매가 마음을 사로잡은 소녀.
나(데라모토 스스무)
아사기 가즈히코 - 또래를 만나면 상대를 일단 한 수 아래로 낮춰 보고 시작하는 남자애.
초반의 설정을 읽다가 음. 혹시 가슴아픈 첫사랑,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인가 했다. 얼마 안가서 잘못짚었음을 깨닫게 된다.
셋의 첫만남에 이어, 스스무와 가즈히코가 만나기로 한 고시바 회장과 둘의 아버지가 얽힌 이야기가 펼쳐진다.
현재시점에서의 화자는 "데라모토 스스무", 아버지들에 얽힌 이야기의 화자는 "가즈히코"의 아버지 "아사기"씨다. 아사기씨의 성격을 보아하니 아들은 어머니를 닮았나보다. 아버지는 어떻게 연애결혼을 했는지 의문이었는데, 그 아들은 그렇지 않을 것을 보니 확실하다(이건 가츠히코와 가오루 관련 언급).
때는 1935년 그들이 독일에서 만났던 그녀 아이다 미치코 이야기. 야성미가 깃든 날카로운 눈빛. 조용조용한 태도와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
회장의 성격. 사람을 잘 꾸짖는다. 그렇지만 무턱대고 화를 내지는 않기 때문에 모시기는 편하다는 평. 회장은 아이다 미치코가 꽤나 마음에 들었나보다. 초대를 두 번이나 거절당했음에도 그녀와 합석할 기회가 있자 적극 대화에 참여한다. "아사기"씨로 하여금 그녀를 돕게 할 정도로 호의를 베푼다.
그럼에도 회장은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해듣지 못한 채 귀국한다. 그리고 아이다 미치코 역시 귀국을 결정한다.
아이다 미치코가 '롯코의 여왕'인 것일까?
책은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등장인물의 썰을 조금씩 풀어낸다.
가오루의 고모, 고모부에 대한 사연. 그리고 가오루의 친엄마, 계모. 더 나아가 아버지까지.
등장인물들의 성정을 알 수 있는 단서를 흘린다.
가오루의 고모가 매주 라디오 드라마에 몰두하는 이유. 고모부가 다리를 절고 있다는 설정.
가오루의 아버지가 사치가 심해 한번 눈길을 거둔 물건은 다시 찾지 않는다는 설정.
책에 백합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의미를 해석할 것도 없이 그냥 꽃이었다. 가오루와 스스무, 가즈히코의 삼각관계 진행 중 가오루와 스스무 사이에 생긴 특별한 약속 같은 것. 가상의 꽃을 머리에 얹어주는 듯한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 전부였다가 그 단어가 등장한다.
"흑백합" 그리고 특정인물을 지칭하는 "오센"
이야기는 얽혀 있다.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전개. 역시나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다.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를 허투루 읽지 말 것.
이 책을 읽는데 유의할 점이다.
열네살 소년의 눈으로 본 어른들의 이야기.
책은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인용한다.
그 시집 안에 세상사 전부가, 인간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는 가오루의 삼촌 기요지의 대사를 통해.
우리는 참회의 대가를 톡톡히 받고
비열한 눈물로 때가 씻기기나 한 것처럼.
희희낙낙 진흙탕 길을 되돌아온다.
"알겠어? 알아들으면 어른인 거야."
역겨운 것에서 우리는 매력을 느끼고
날마다 지옥을 향해 한 걸음씩 내려간다.
악취 풍기는 어둠을 건너.
이야기가 끝이 났다. 그리고 다시 책장을 앞으로 넘긴다. 복선은 분명히 있었고, 나는 분명히 읽었다. 읽었는데...
그것도 이상하게 여기면서.
제목.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 속고야 말았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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