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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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뒤바뀐 세상에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처음엔 이 생각만 했었지.

이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새로운 세상을 그리는 사람의 뇌는 어떤 모습일까?

문명이 물에 삼켜진 세상. 사람과 물 속 생물이 공존할 수 있을까? 사람 중 일부가 물 속 생물과 소통할 수 있다면?

사람이 문어가 된다면?


여기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김청귤 작가가 그린 수중 세상은 표지에 그려진 물에 잠긴 세상보다 훨씬 크고 훨씬 차갑다. 약육강식. 문명이 무너진 곳에 순진함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도, 그러니까 더더욱 사람이 희망이다.


아이가 아프다. 원인을 모른다. 새로운 치료법이 있다고 한다.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실험에 자원하면 치료약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아이를 살릴 가능성이 있다. 나는?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엄마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심상치가 않다. 나는 견딜 수 있다. 엄마가 없는 것보다 아픈 것이 낫다. 치료약에 대한 소문이 돈다.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괜찮으니 돌아와줘.


친구가 아프다. 친구의 엄마는.... 대신 나라도.... 돌아왔다. 하지만 나는 그 전의 내가 아니다. 이런 내가 친구 옆에 있을 수 있을까...


엄마는 이제 없지만 친구가 있다. 변했지만 어떤가. 나는 괜찮다...


수영할 줄 모르는 아이를 알게 되었다.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친절한 사람일지도 몰라. 그러다가 나는 잡혔다. 내 목소리를 듣고 바닷 속 친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잡힌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바다로 가고 싶다.


작가가 그리는 인물은 순진하거나 혹은 타락했다. 그리고 순진한 인물들은 타락한 인간을 떠나서 바다로 간다.


죽거나 혹은 숨거나.

바다. 그곳은 유토피아인가 혹은 디스토피아인가.


읽은 이들의 공통된 소감은 "타코야키"가 먹고 싶어진다는 것. 봐. 인간은 잔인하다니까. 혹은 순진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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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 법칙 - 세계 최고 멘토 30인의 마스터클래스
스콧 밀러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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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내가 나름 부러운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인내심이 필요한 지점이다. 내적인 갈등이 인다. 계속 읽어? 말어?

이어지는 문장은 이렇다.

"매주 나는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명민하고, 창의적이고, 올곧으며, 열성적인 사람을 만나서 한 시간 가까이 지혜를 구하는 기회를 가졌다."

아, 당신 자체가 아니라 당신이 가진 기회를 말하는 것이라면 재고할 여지가 있지.

계속 읽는 것을 택하겠습니다!

책의 부제 "세계 최고 멘토 30인의 마스터클래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30명의 거인을 만나게 된다.

고백하자면 책에 등장하는 30인의 거인 중 '닉 부이치치', '세스 고딘', '스티븐 코비' 정도만 알 것 같았다.

나머지 인물들에 대해서는 사전정보 없이 책을 통해 접하게 된 것.

신기하게도 챕터의 마지막 장은 "통찰", 그 아래 "질문"이 순서대로 등장한다.

어? 통찰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었던가? 생각하다가 질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 답이 아닐 수도 있구나. 이건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거군!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이 제일 어렵다. 30인에 대한 이야기를 전부 나열할 수는 없기 때문.

그렇다고 지엽적인 질문을 던지고 개인적인 답변을 달기에는 좀.

독서모임에서 3회나 4회 정도 분할하여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상깊었던 주제 하나를 소개하자면 "파워포인트 병을 치유하라" (낸시 두아르테) 부분.

저자의 고백에서 시작된다.

"나는 치료되었다! 의사나 기적은 필요 없었다. 나를 고쳐준 사람은 낸시 두아르테였다.

무슨 병을 고쳤냐고? 파워포인트 전염병, 키노트 증후군, 프레지 중독이라면 어떤가? 사실 나는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프로그램들로부터 구조되었다." 255쪽.

어떤가? 구미가 당기지 않은가?

저자는 자기 고백에서 간증으로 나아간다. 우리는 이런 비슷한 포맷의 콘텐츠를 경험한 적이 있다. 가량 '공부왕 찐천재'라든가. 가끔은 사소한 것이라도 대중적인 확인을 받고 싶어진다.

그런 경우라면 이 책이 답이 되지 않을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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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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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사항과 현실 사이의 어마어마한 격차에도 불구하고, 당사자 모두가 현실 세계와 관련한 정보의 극히 일부조차

공유하지 않고 자신의 편향된 의견만 내세우며 물리적 가능성과 동떨어진 주장을 펼친다면, 민주 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제안의 경쟁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이 책은 이해 부족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결정하는 기본적이고 주요한 문제들을 설명해보려는 시도이다.

현대인 대부분에게 현대 세계는 블랙박스로 가득해 보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블랙박스는 사용자도 그 내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지 못하는 장치이다. 61쪽

1장 에너지에 대하여

연료와 전기.

석탄에서 원유. 원유의 사용 증가와 상태적 후퇴. 전기. 탈탄소화 : 속도와 규모.

핵심적인 수식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목표는 완전한 탈탄소화가 아니라 순배출 제로, 즉 '탄소 중립'이다.

여기서 정확한 용어 정리를 하고 간다. '지속적인 배출을 허용하되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상쇄하겠다는 얘기'

아마도 이 부분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의 향후 활용에 대해서 관심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원자력발전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현실성의 측면에서 자명하다.

2장 식량 생산에 대하여 - 화석연료를 먹는다

우리의 식량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에너지 전환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항상 그렇듯이 우리는 광합성의 산물을 먹는다. 광합성은 생물권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전환으로, 태양복사에서 동력을 얻는다. 변한 것은 곡물과 살코기의 생산성이다. 화석연료와 전기의 투입이 꾸준히 증가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풍부하고 예측 가능하게 수확할 수 없었을 것이다.

농작물의 수확량은 두 세기 만에 1킬로그램의 밀을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분에서 2초 이내로 줄어들었다. 현대 세계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현상이다.

질소비료에 대한 의존도. 궁극적으로 우리의 식량 생산 방법이 달라져야겠지만, 지금도 가까운 미래에도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으면 우리는 많은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지 못할 것이다.

수확량을 늘리고 품질을 개선하며 에너지 투입량을 줄이기 위해 -비닐하우스나 온실에서 재배하는 경우 증가 추세.

화석연료나 전기에 의존하게 된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서비스가 크게 줄어들수록, 과거 방식으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도시를 떠나야 하는 노동인구는 더 많아진다. 과거의 농사법으로 돌아가면, 그에 상응해서 노동량도 더 많아진다.

3장 물질세계에 대하여

현대 문명의 네 기둥 - 시멘트, 강철, 플라스틱, 암모니아 - 지금도 다른 기본적인 물질보다 많은 양이 필요하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

플라스틱에 대해서는 알면 알 수록 신기하다.

화석연료에 기본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 인공지능과 애플리케이션, 전자 문서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4장 세계화

순전히 물리적으로 보면, 세계화는 원자재와 식량, 완제품과 사람, 즉 질량체의 이동에 불과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전신, 디젤엔진, 비행, 무선 -> 세계화의 가속화, 규모 증가.

세계화의 과잉에서 비롯한 보안 문제 -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리쇼어링(국가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고 예기치 못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많은 분야의 제조 공장을 본국에 다시 불러들여야 한다는 입장)

5장 위험에 대하여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자발적 위험을 용인하는 태도, 비자발적 노출에 대한 위험을 잘못 인식하고 피하려는 태도 사이에서 오는 차이.

흔하고 공통된 위험을 계량화하는 것. 자연재해. 노령층의 과잉 사망에 대한 시각.

6장 환경에 대하여

산소에 대한 관점. 온실효과와 기후변화. 과학기술의 전반적 발전, 생산과 관리 방식의 전환에 따른 부산물로서 탈탄소화를 바라보는 관점.

탈탄소화는 현실적인 목표인가?

7장 미래에 대하여

실패한 예측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롭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읽어볼 유인을 찾게 되었다.

우리가 통제 범위를 벗어난 현실에 순응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

기후변화라는 난제를 상대하려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지구적 노력과 그 상당 규모 노력과 기간 동안의 지속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비관론자도 낙관론자도 현실에 대한 인식은 필수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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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 천사와 악마 사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안내서
마이클 슈어 지음, 염지선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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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

더 잘할 수는 없을까?

그것은 왜 더 나은 행동인가?

이 네 가지 질문의 답을 찾는 것, 이것이 도덕 철학과 윤리학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의문을 품는 것 자체가 이미 중요한 걸음을 뗀 셈이다. 자기 행동이 좋은지 나쁜지에 마음을 쓰기로 했다는 의미이자 더 나아지기로 했다는 뜻이니까.

마음을 쓰면 실패도 더 큰 의미와 잠재적 가치를 지닌다. 옳은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왜 실패했는지도 알고 싶어지고 덕분에 언젠가 미래에 성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다 끝내도 우리는 여전히 계속해서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이제 실패를 시작해보자.

대박 포인트! 19쪽에 실린 질문과 답변.

윤리학을 배우고 싶은데 좀 더 학자다운 작가의 책이 아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굉장히 무례한 질문이다. 어쨌든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머리가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랫동안 윤리학을 공부했고, 아주 똑똑하고 재미있는 사람들과 오랜 시간 토론했다. 그렇다고 내가 윤리 철학계에 혁명을 일으키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을 차곡차곡 쌓아 윤리학을 현실의 삶에 적용하게 하고 싶을 뿐이다.

분노의 중용 (아리스토 텔레스 feat : 온화함) - 옳은 일을 위한 적절한 양의 분노를 의미하며 그 분노는 합당한 대상을 행해야 한다. '분노'는 자질이고 '온화함'은 우리가 찾던 바로 그 완전한 중간 지점의 덕이라 할 수 있다.

중용을 지키면 덜 짜증나는 인간이 될 수 있다.

트롤리 딜레마 - 아. 여기서 드라마 '트롤리'의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참고로 성폭력의 가해자인 국회의원이 성범죄 가해자가 사망해도 사실규명을 위한 수사를 중단하지 않는 것으로 개정하는 입법안을 밀고가면서 벌어지는 모순을 그린 드라마이다. 당신이 그 국회위원의 배우자라면, 성폭력의 피해자가 당신과 가까운 사람이라면? 불륜을 의심해서 성폭력의 피해자에게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은 후라면? 당신에게 피부로 다가온 사건인데도 대의를 위해 국회의원의 입법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인가.

"자, 당신은 전차를 운전하고 있고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 앞 선로에는 그대로 두면 곧 전차에 치여 짓뭉개질 인부 다섯 명이 있다. 손잡이를 당기면 전차 방향을 다른 선로로 틀 수 있는데 그 선로에는 인부 한 명이 있다. 질문은 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섯 명이 죽게 내버려둘 것인가, 아니면 손잡이를 당겨 한 사람을 죽일 것인가?" 61쪽 중에서

어디서 본 것 같다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도 등장한 질문.

결과가 좋으면 되는 것일까? "공리주의는 (많은 상황에서) '해답'이 아닐 수 있음을 드러내는 질문이다.

여기서 문제. 그렇다면 결과와 상관 없이 '규칙'만 잘 지키면 되는 것일까? 의무론에 대한 비판.

칸트의 정언명령을 끌고 들어온다. 살인자에게도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우리는 칸트의 규칙에 반하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따를 수 있는 준칙을 잘 정하거나, 아니면 준칙을 따르지 않지 않을 방법을 잘 찾거나 둘 중 하나를 해야 한다." 115쪽

계약주의 - 모든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최소 기준을 정하기 위해 적극적일 거라는 전제 아래 모두가 동의하고 따르기로 한 기준을 설정한다. 동등한 계약주의 규칙을 따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보다 더 해야 한다. 시작은 계약주의로 해도 계속 정진해야 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해 사람이 된다." 137쪽

여기까지가 1부 아주 오래된 철학의 고민.

2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 에서는 실패와 함께 윤리적 삶에서 실패를 받아들이는 법을 다뤘다.

3부는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다룬다.

혹시 이런 글 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미술관에 100달러를 기북하겠다고? 멋지네. 그 돈이면 실제로 스무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데, 그래 가서 기부해. 브랑쿠시 조각전을 멍하니 보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지. 알겠어." 253쪽

'이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야. 저 문제가 훨씬 급해'라는 태도.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어렵다"였다.

아니, 이렇게까지? 의문이 생긴다. 자학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 그럼에도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더 좋은 삶을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 공통적인 생각일테니.

워낙 기본적인 것에서조차 "왜 그래야 되나?"를 외치고 있는 사회니까. 오히려 철학적인 사고는 빈곤한 시대니까.

그래서 권하는 책.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은 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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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 갈 곳 없는 마음의 편지
오지은 지음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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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나이의 저자가 쓴 책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1981년생 가수이자 작가.

코로나 이후 무대에 서지 못한 시기, 무대에서 하지 못한 말들을 지면을 통해 풀어내는 가수들이 있었습니다.

이 책이 저자의 첫작품이 아니기에 여느 책들처럼 그들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일대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요즘 처음 접하는 작가들에 대한 정보를 나무위키를 통해 얻습니다.

오지은 님 페이지도 상당한 분량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쭉 읽다보니 이런 멘트가 달려있네요.

오지은 님이 2020. 7. 27.에 트위터에 남긴 글

<실제로 누굴 만났을 때 나에 대해 "나무위키에 그렇게 나와 있길래 그런 줄 알았어요."라는 말을 몇 번 들으면

대체 뭘까 싶지요.>

아. 걸러 읽어야겠구나.

다시 이 책에 집중해봅니다.

가수가 아닌 그냥 사람 오지은은 신기합니다.

저는 "잘 지내지?"라고 안부 묻는 이들에게 늘 "그럼. 잘 지내지."라고 답합니다. 처음엔 정말 궁금해서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묻는거라 생각했기에 요즘 근황에 대해서 상세하게 말을 했지요(눈치가 좀 없는 편입니다;;).

그러다가 전화대화의 도입부나 끝인사의 의미가 있는 말임을 깨달았습니다. 이후에는 저도 단답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가수님은 이렇게 답합니다. "아니, 중하中下야.“ 또는 "아니 못지내는데 괜찮아."라고.

이 책은 편지 형식의 글을 묶어냈는데, 답변이 실린 편의 다음 편지는 "저는 그간 무엇이 제 상태를 중하中下에서 끌어올려줄 수 있을지 궁리하며 살았습니다."로 말문을 엽니다.

아마도 여행인 듯 합니다. 여기에서 익숙한 단어가 등장합니다. 두둥 "소시민". 우와!! 집중해서 읽다가 소시민에 대응하는 단어가 나와서 김이 빠졌습니다. 바로 "대범이"

소시민은 주로 안좋았던 기억을 보여주며 여행을 미루라고 말립니다. 마음속 대범이가 승리해서 여행을 가게되자 "그런 여행에서도 얻는 것이 있겠지?"라며 집착을 보입니다. 아, 이런;;

처음엔 마냥 심심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읽을 수록 궁금해졌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이가 만든 곡은 어떤 노래일까?

제목 "당신께"의 당신은 이 글을 읽는 당신일지도 모릅니다. 편지나 이메일, 방명록 등을 통해 그녀에게 말을 걸었던 이들. 어떤 형태로든 물음을 주었던 이들에게 답을 하고 싶었나봐요. 쉽지 않은 질문에 고민 어린 답이 달렸습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없앨 수 없는 아픔이기에 오히려 당신은 뭔가를 보고, 깔깔 웃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춰야 합니다. 아픔과 같이 살아가기 위해서." 86쪽 중에서

당신이었거나, 당신이거나, 당신이 될 당신이거나.

글의 마지막에는 작가가 당신의 안부를 묻습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나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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