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얼굴의 여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5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명에 여우'호狐'자가 들어가는 여코야마 지방 탄광에서는 여우신을 모셨다.

이 신은 곡식을 관장한다는 여우신 이나리와는 조금 달랐다. 하얀 여우님과 검은 여우님의 두 신을 모셨기 때문이다.

전자는 풍요의 신. 탄광에서는 석탄 채굴량 증가로 연결.

후자는 흉작의 신. 갱내에서의 모든 사고를 의미.

이런 이야기가 전해내려온다.

지금도 광부로 일하는 지인이 들려주는 이야기.

탄광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기척이 들려서 뒤를 돌아보았단다.

검은 여우 가면을 쓰고 있는 여인이 함께 일하게 해달라고 말을 건다.

가면을 벗자 탄광에 어울리지 않는 하얀 얼굴이 드러난다.

남자는 고민을 하다가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하자, 허락한다.

원래부터 생산량이 많았는데, 이후로는 더 늘어난다.

광부들 사이에서 소문이 돈다.

다른 인부들과 교류도 없이 혼자서 일하는 녀석이 있는데, 한동안 수확량이 전과 비교해 훨씬 늘었는데, 어느날인가부터 말 수가 적어지더니 얼굴이 파리해지더라.

가만, 그녀석과 비슷한 일이 전에도 있었는데...

내가 알기로 4번째인가?

남자는 하연 피부의 여인의 옷을 벗기던 중에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검은 점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온다.

"나를 데리고 나가 줘." 남자는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그 여인은 항상 갱도 안에서만 만날 수 있었거든.

여인의 정체는...

그리고 현재.

사람이 죽었다.

목격자는 말한다. 보았다고. 검은 얼굴 속에 눈에 띄는 하연 두 눈을.

아이는 말한다. 들었다고. 짐승 울음소리...어디서 들었대?

"땅속에서 들었다고 그랬어요."

잇따른 죽음....

검은 여우의 전설을 배경으로 벌어진 살인사건. 검은 여우의 신은 존재하는가? 과연 범인의 정체는?

누가 어떤 방법으로?

탄광촌에 흘러들어온 건국대학 출신의 엘리트 하야타. 그가 풀어내는 사건의 진상!!

미쓰다 신조! 그의 작품에 붙는 수식어. 호러와 미스터리의 융합.

<검은 얼굴의 여우>였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 해방 - 소용돌이치는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마음의 고요를 얻는 법
곽정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해방 #곽정은 #외로움 #웅진지식하우스 #웅답하라7기 #에세이


홀로 서 있는 사람.

내면이 단단한 사람.

할 말이 많은, 그래서 더 입을 열지 않는.

속으로 삭였다가 어쩔 수 없어 토해내는.

그런 이미지.

저자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도 흔들렸음을 알게 된다.

남에게 기대어 살 수 없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기까지

스스로에게 상처 입히고 타인에게 상처받고

타인이 타인일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기까지

가시에 찔리고 찔리고도 통증을 못느끼는 듯 

자학했던 날들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그의 선언이 애처로운 이유.

왜일까. 가만히 생각해본다.



마음 해방은 체념인 것일까. 인정인 것일까.

날선 그녀가 아닌 모습은 낯설다.



내려놓음. 아. 이게 맞을 듯.

쉽지 않음을 고백하는 그녀의 이야기.




[미션1] 질문 "여러분은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나요?"

_ 제3의 눈. 누군가가 늘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처럼 단속한다. 정작 타인은 나만큼 나에게 관심이 없음을 알면서도. 벗어나고 싶다.  놓는 연습을 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헝거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헝거 #록산게이 #문학동네 #기록

헝거 _ 록산 게이

독서의 목적 중에는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도 있다.
이 책에서 접한 것은 감히 ‘정보‘라고 칭할 정도로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이다. 생각지 못했던 문제들이 펼쳐진다.


본인의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서술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저자는 자신의 모든 경험과 생각을 쏟아낸다(‘아니 에르노’의 작품들을 읽기 전에 이 책이 있었다.).
제3자가 써내려간 것처럼.

소설이 아니라 실제 작가의 지난 삶. 그때그때 느꼈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숙연‘해진다. 차라리 소설로, 혹은 영화로 접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감정 이입 없이 허구로 생각하고 지나갈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어진다.

‘미투‘ 사건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이 ˝생존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이 책에서 따온 것이 아닐가 여겨질 정도로. ˝생존자˝라는 표현이 피부에 와닿는다.

살아남기 위해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인 ‘음식‘에 의존해 이성이 본인에게 더이상 접근하지 못하게 할 요량으로 한없이 섭취해 외형적 변화를 통해 도피할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

자기 방어 방법으로 날을 세우고, 한없이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스스로를 사랑하지도 않고(못하고) 사랑받을 준비도 되지 않은 채 낯선 이에게 의존하며 상처받고, 가족으로부터 멀어진 채로 살았던 지난 날들.


글쓰기를 통해 무언가를 회복하게 되기까지의 삶.

대중 앞에 서기까지 겪어야 했던 그 모든 것들을 읽어있자면 슬픔이 밀려오는데도, 그럼에도 붙들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저자의 위트 때문일 것이다.

감히 이 책 한권을 읽은 것만으로 그녀(혹은 그녀들)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모른다 혹은 몰랐다는 핑게를 대지는 않겠다. 더 많은 책들을 통해 알아보려는 노력을 놓지는 않겠다.

그게 이 책을 읽은 소회이다(소감보다 적절한 말을 찾다가 ‘소회‘라고 적었다).

덧) 2018년 사이행성에서 출간했던 책이 문학동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퀴즈에서 만난 사람들 - 모든 사람은 한 편의 드라마다
이언주 지음 / 비채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빠르게 바뀌는 세상, 그보다 더 빠르게 바뀌는 방송가 트렌드 속 6년 가까운 시간동안 유지하고 프로그램이 있다.

길을 가다 마주치는 분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던 초반부와는 달리 요즘에는 미리 섭외한 출연자를 정해진 장소에서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소 심심하고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장수프로그램이 되었을까?


다 읽고 나면.

그 답이.

보인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출연했었다.

이 책에 나오는 분들만 50명.

각기 다른 인생이 펼쳐진다.

공통점을 찾자면 그들은 그들이 보내 온 시간의 힘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나눔의 힘을 믿는다는 것이다.


유재석, 조세호 두 MC의 질문에 답을 하는 그들의 얼굴은 하나 같이 빛이 난다.

시청자들 대신 질문을 하고, 그들이 이야기를 듣고 대신 감탄해준다. 아마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 표정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사신거예요?"


처음부터 지금 하고 있는 길을 걸을 사람보다는 에둘러서 온 분들이 많더라. 처음부터 잘 했던 것은 아니었다.

말은 안했지만 힘들었던 시간들이 많았더라.


그런데.

오래 하면, 그 자리에 오래 버티고 있으면 어떻게든 길이 되더라.

나중에는 저절로 가게 되더라.


빠른 성공이 미덕이 된 세상이고, 성공이란 부를 의미하는 세상이지만. 여기 출연자들은 마음의 부자가 많았다.

나눠줄 수 있는 것은 물질만이 아니더라.

읽다보니 영상을 보면서 느꼈던 울림이 떠오른다.


영상에 다 담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출연자도 있고, 이 책을 통해서 다시 영상으로 찾아본 출연자도 있다.

그들 중 누군가는 책을 내기도 했다.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해본다.


당신에게 '유퀴즈란?'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웰의 1984에 비견되는 소설.
누군가는 시의성 면에서 화씨 451을 더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1953년에 쓴 책이라 개정판 내면서 삭제된 문장이나 시대에 맞게 수정된 부분도 있었던 모양인데, 나중에 다시 복원되었다.

작가 성향을 무시한 편집자의 월권이었던 듯.
하긴 이 책을 완독한다면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창작의 자유. 내 문장을 맘대로 고치지 말아줘.
내가 원치 않는다.‘ 가 작가의 입장이다.

이 책 주제와도 맞닿는다는 말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