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 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다.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이말을 하고 나자 갑자기 그것이 정말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순간적으로 자기 말에 담긴 진실을 느낀 그는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던 절망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절망이 그토록 무거웠다는 것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스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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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모든 걸 던져버린다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떠나기로 한다면..... 당신은 나랑 함께 가주겠지, 그렇지 않소?

하지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는 걸 당신은 알고 있겠지, 그렇지 않소?

내가 그런 행동을 하면.... 모든 것이.... 우리가 했던 모든 일과 우리의 모든 것이 의미를 잃어버릴 것이오. 내가 교단에 설 수 없게 되리라는 것은 거의 확실한 일이고, 당신은.... 당신도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 되겠지. 우리 둘 다 지금과는 다른 사람, 우리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사람이 될 거요. 그래서....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거야.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이번 일에서, 적어도 우리 자신의 모습은 지킬 수 있었소. 지금의 모습이.... 우리 자신의 모습이니까.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날 이 자리에 붙들어둔 것은 이디스도 아니고 심지어 그레이스도 아니오. 반드시 그레이스을 잃을 것이라는 사실도 아니지. 당신이나 내가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생각이나 추문 때문도 아니오. 우리가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라는 사실 때문도 아니고, 어쩌면 사랑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도 아니오. 그저 우리 자신이 파괴될 것이라는 생각, 우리의 일이 망가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지.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도 세상의 일부인 거요. 그걸 알았어야 하는 건데,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조금 뒤로 물러나서 그렇지 않은 척할 수밖에 없었던 거요. 그래야 우리가....

 

알아요. 저도 아마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겉으로는 아닌 척하면서도 알고 있었어요. 언젠가, 언젠가, 우리가....... 알고 있었어요.

그녀는 말을 멈추고 흔들리지 않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눈에 갑자기 눈물이 글썽해지면서 반짝였다.

그래도 그까짓 게 다 뭐예요. 빌! 그까짓 것!

 

캐서린의 마지막 말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허망했을 것인가. 비록 그 말에 어울리는 행동이 없었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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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장식 같은 것 없이 수수하다" "읽고 나면 애잔해진다" 고 옮긴이는 말한다. 적절한 표현이다. 또 "스토너는 선하고 참을성 많고 성실한 성격이었으나 현명하다고 하기는 힘들었다. 불굴의 용기와 지혜로 난관을 극복하기보다는 조용히 인내하며 기다리는 편이었다. 그는 삶을 관조하는 자였다."라고도 평가한다. 역시 맞는 말이다. 작가 존 윌리엄스는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스토너의 삶을 슬프고 불행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어느 정도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그 일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라고 말한다. 이또한 맞는 말이다.

 

백인백색의 감상이 다 맞는 말일 테니 당연히 맞는 말일 내 감상은 이러하다. 스토너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삶의 모든 사건들을 다 스토너 식으로 대했고 스토너 안으로 흡수했고 그리하여 스토너에게 딱 어울리는 삶을 완성했다. 죽음마저도 스토너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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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과라는 제목에서 일생 동안의 업적을 총정리하는 분위기가 풍긴다. 작가의 말을 보니 40살이란 어린 나이에 이런 근사한 책을 만들게 된 것은..... 이란 언급이 있다. 어린 나이와 대백과의 부조화. 그러나 디자인에 대해 아무 지식이 없는 나같은 사람에겐 재미난 구경거리였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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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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