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당신을 위한 30가지 마음 훈련
필 스터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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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는 삶의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정신과 의사 필 스터츠는 누구나 겪는 고통과 불안을 피하기보다 그 안을 통과하는 힘에 집중한다. 반복되는 후회, 멈춰버린 의지,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들을 다루는 데 있어 이 책은 말 그대로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도구들’을 건넨다.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풀지 않고, 그렇다고 무겁게 짓누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 책이 위로가 아니라 ‘움직임’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스터츠의 조언은 책을 덮은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삶을 조금씩 건드린다. 고요하지만 단단하게, 독자가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읽는 동안 마음 어딘가에서 작은 불빛이 켜지는 듯했고, 그 불빛 하나로도 다시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든다.

"다르게 살아갈 방법은 없을까요? 살면서 갈등과 불확실성, 실망을 경험하면서도 어떻게든 자신을 꽤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삶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우선 인생이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가 속한 문화에서는 자꾸 우리 눈을 가려 이 사실을 잊게끔 해요. 인생을 어떻게든 완벽하게 빚고 나면 그 상태로 고정할 수 있다는 파괴적인 주장을 내놓으면서 말이지요."(p.24)

"한없이 끌리더라도 죽어 있는 망상보다 종종 고통스러울지언정 살아 있는 현실을 선호하도록 자신을 다시 훈련할 방법이 있을까요? 삶의 방향을 바꾸는 열쇠는 우리가 믿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단순한 진실을 깨닫는 데 있습니다. 그 진실이란 인생이 사건들로 구성된다는 거예요. 살다 보면 온전히 준비할 수도 예상할 수도 없는 사건들이 일어납니다."(p.25)

변화의 시작은 저자가 말하는 인생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를 붙잡고 있는 과거의 상처와 지금 내가 피하고 싶은 작은 고통 모두 인생 자체이며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라는 말이다. 직면하지 않고 피하기만 하면 그것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으며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그 무기력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이 책을 통해 작은 행동을 하나씩 하기 시작했다.

저자의 조언대로 자기 전에 일기를 쓰면서 내일 할 일 몇 가지를 정리하고, 제일 하기 싫은 것부터 하겠다고 다짐하며 잠든다. 꺼려 했던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는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를 옭아맸던 수치심과 이를 유발했던 여러 과거 사건들을 회상하며 글을 쓸 때 해방감을 느꼈다. 나를 보호하고 방어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서 사람과 세상에 대해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았다.

이른 아침에 달리기를 하러 나가고, 동네 달리기 동호회에 가입하였다. 연락하기 꺼려 했던 사람들에게 안부를 먼저 전했다. 나의 무기력을 달래기 위해 벌여놓은 여러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조용히 잠적하기를 즐겨 했던 내가 이제 못하겠다, 안 하겠다는 말을 직접 전하며 그 순간의 민망함을 견디었다.


이 책의 가치는 이런 나의 변화로 대신 말할 수 있겠다. 저자는 자주 고차원의 힘, 그 세계를 언급한다. 기독교인인 나는 신이라고 이해하고 읽었기에 더 많이 공감한 것 같다. 고차원의 힘과 연결된 삶을 지향하도록 이끄는 저자의 설득력 있는 통찰에 감사할 뿐이다. 그의 모습이 궁금해서 넷플릭스에서 <스터츠>를 보았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도 그는 아주 명료한 눈빛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다. 고차원의 힘에 의지하는, 참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출판사제공 도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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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 - 밑줄 긋는 시사 작가의 생계형 글쓰기
김현정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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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는 방송작가 23년 차 김현정이 매일 마주한 글쓰기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낸 기록이다. MBC, JTBC, KBS를 넘나든 굵직한 이력 뒤엔 마감 앞에서 매번 다시 쓰고, 다시 버티는 작가의 진짜 얼굴이 있다. 글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써내며 체화되는 것이고,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완성해가는 작업임을 그는 몸으로 증명해왔다.


이 책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글에 무릎 꿇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해온 한 사람의 고백이자,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조용한 격려다. 매일 써야 글이 내 것이 되고, 그렇게 쌓인 문장이 결국 삶을 밀어낸다는 걸, 작가는 자신만의 문장으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반짝이는 한 줄은 있다. 하루이틀, 혹은 몇 주는 재능과 순발력으로 이어갈 수도 있지만, 매일 써낸다는 것은 재능과는 다른 문제다. 신은 공평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을 용기를 공평하게 나눠주었다. 매일 홈런이었을까? 그럴 리가. 열 번에 한 번 뿌듯하면 다행이다. 어찌어찌 때워냈지만, 사람들이 방송을 보지 않았으면 하는 날도 있다. 말도 안 되는 실수로 혼쭐이 난 뒤 훌쩍거리는 날은 더 많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이 지긋지긋한 글 감옥에서 도망가지 않았다."(p.69)


매일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고독하고도 치열한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인간적인지 보여준다. 날마다 홈런을 칠 순 없지만, 그럼에도 글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다는 고백은 어떤 대단한 문장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포기하지 않을 용기로 ‘글 감옥’에 남아 있었던 시간들. 그것이야말로 진짜 작가의 자격이다. 몸으로 써낸 하루하루는 결국 문장이 되고, 문장은 다시 누군가를 일으키는 힘이 된다. 저자의 진심 어린 고백이 부럽고, 그래서 더 아름답다.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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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에 빚을 져서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4
예소연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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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소연 작가의 신작 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은 은 깊은 우정과 역사의 아픔을 교차시키며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의 본질을 섬세하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캄보디아 해외봉사단에서 함께 활동했던 친구 '란'으로부터, 오랜 시간 연락이 없었던 친구 '석'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프놈펜으로 향한다. 석이를 찾아 나선 여정은 단순한 재회의 이야기를 넘어, 세 친구 사이에 맺혔던 오해와 상처, 배신감과 수치심의 흔적을 마주하는 길이 된다.


작품은 2010년 프놈펜 물축제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와 2022년 이태원 참사를 배경으로 하여, 개인의 기억과 상실을 사회적 참사의 맥락 안에서 다층적으로 펼쳐 보인다. 작가는 현실의 비극을 소설의 무대로 삼되, 그것을 단순한 설정으로 소비하지 않고 "애도와 공감의 윤리는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말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오만할 수 있는지를, 그리고 끝내 이해할 수 없다는 절망 안에서도 서로를 향해 애쓰는 일이 왜 여전히 의미 있는지 묻는다.


작품은 한 인물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결국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화자와 친구 란은 석이라는 인물을 따라 프놈펜으로 향하지만, 그 여정의 목적지는 석이 아니라 결국 자신이었다. 그 길 위에서 화자는 오래된 기억과 쌓여 있던 감정, 말하지 못했던 진심과 무심코 지나쳤던 상처들을 하나씩 마주한다. 석이라는 존재는 그들이 과거에 맺었던 관계의 이름이자, 그 관계 속에서 놓치고 외면해온 ‘다른 사람’ 그 자체였다. 가까웠기에 더 잘 안다고 믿었던 자신감은 흔들리고, 그 믿음 위에 세운 판단은 오히려 석이를 그들 안에 가두는 일이었다. 누군가를 향한 여정은 그렇게 결국, 나를 향한 여정이 된다.


화자는 석이를 함부로 추측했다. 예전의 기억을 끌어와 지금의 마음을 가늠했고, 그 가늠을 이해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석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자리를 지나왔는지는 알지 못했다. “이해하는 것과 가늠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p.65)라는 문장은,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통찰이기도 하다. 행동은 맞췄지만 마음을 몰랐고, 그래서 완전히 틀린 결과가 되었음을 그는 깨닫는다. 소설은 독자에게 조용히 묻는다.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자격이 정말 있는가.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독자는 결국 화자가 직면하게 되는 더 본질적인 질문으로 끌려간다. 나는 과연 나 자신조차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가. 무심코 넘겼던 기억들, 잊은 줄 알았던 상처, 오래된 말들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얼굴을 들이민다. 슬픔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감정임을, 화자는 엄마의 죽음을 통해 배운다. 상실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며드는 것이고, 그 슬픔은 나로부터 흘러나와 내 관계와 삶 전반을 적신다. 슬픔을 부정하지 않고 믿겠다는 고백은, 그래서 더욱 단단하다.


공감 역시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의 감수성이라는 것을, 이 소설은 반복해서 보여준다. 더 가까운 사람에게, 더 비슷한 배경의 인물에게 공감하게 되는 우리의 편향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조건이지만, 그 편향이 때로 타인을 외면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석이를 향한 란과 화자의 이해는, 결국 ‘우리’라는 이름 속에서 그를 재단하는 일이었고, 그건 곧 타인을 바라보는 가장 일상적인 폭력이기도 했다. 석이를 진심으로 대하기 위해서는, 내가 쥔 기준과 시선을 내려놓아야 했다. 그 내려놓음이야말로, 진짜 관계를 시작하게 만드는 첫 조건이라는 것을 소설은 설득력 있게 말한다. 그것은 공감과 애도의 태도에 대한 가장 절실한 윤리이기도 하다.


"상실은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수많은 상실을 겪은 채 슬퍼하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될 거고 그것은 나와 관계 맺은 이들에게까지 이어질 것이다. 엄마를 잃음으로써 상실을 겪었듯, 누군가도 나를 잃음으로써 상실을 겪을 것이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 상실의 늪 속에서 깊은 슬픔과 처절한 슬픔, 가벼운 슬픔과 어찌할 수 없는 슬픔들에 둘러싸여 종국에는 축축한 비애에 목을 축이며 살아가게 되겠지.

“나는 슬픔을 믿을 거야.”

처량하고 처절하게 절실한 것들을 믿을 거야."

p.113


이해하고자 하는 일, 누군가의 상실에 함께 머무는 일은 나를 해체하는 일과 닿아 있다. 나를 구성하는 관계는 동시에 나를 무너뜨릴 수도 있고, 그래서 우리는 종종 두려움 속에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을 멈추기도 한다. 하지만 관계는 결국 연루됨으로 성립하며, 연루된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서로의 상처를 품고 살아간다. 이 소설은 말한다. 우리가 강해서가 아니라 취약하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게 빚을 지고 살아간다고. 그 빚은 감당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빚 속에서만 우리는 인간다워진다고. 그래서 이 작품은 이해와 공감, 슬픔과 연대라는 이름으로 끝없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나를 내려놓아야만 하는 일들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마치 나를 구성하는 관계가 동시에 나의 와해를 요구하는 것처럼.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든 사람들, 그래서 좋든 싫든 나의 일부가 된 이들은 나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 어쩌면 내가 무너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것이 이해와 공감에, 그리고 애도에 필요한 일일 것이다." p.137


《영원에 빚을 져서》는 단단한 문장과 정교한 감정선 위에, 기억과 오해, 공감의 한계, 인간의 연루됨을 조용하고도 힘 있게 그려낸다. 이 소설은 우리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타인에게, 관계에, 상실에 빚을 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빚을 직면하는 일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정직한 애도의 방식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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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별 독서법 -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임수현 지음 / 디페랑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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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별 독서법>(임수현, 디페랑스, 2024)는 책을 장르별로 나누어 읽는 방식과, 그것을 삶과 연결하는 독서의 기술을 소개한다. 철학, 역사, 경제경영, 정치사회, 문학—다섯 개 분야에 맞춰 그에 걸맞은 독서 전략을 세심하고도 따뜻하게 풀어낸다. 장르별로 핵심을 파악하고, 구조를 짜고, 저자의 전략을 읽어내야 비로소 책이 '내 것'이 된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다.


저자는 먼저, 독서에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목표는 곧 주도권”이기 때문에, 그저 시선을 끌거나 누가 읽으라 해서 선택한 책은 쉽게 실망으로 끝날 수 있다고. 성공적인 독서를 이끄는 동력은 오직 나만의 확고한 목표 의식뿐이라는 것


"행복의 본질이 무엇인지 규명하고 싶은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찰하는 것은 철학의 영역이다. 감정 상태로서의 행복에 대해 분석하고 싶은가? 이것은 심리학의 영역이다. 개인의 행복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과 관계를 도출해 보고 싶은가? 이것은 사회학의 영역이다. 행복을 느낄 때 우리의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들여다보고 싶은가? 이것은 뇌과학의 영역이다. 상상의 세계에서 대리만족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싶은가? 이것은 문학의 영역이다. 스스로 묻고 답해 보자. 나는 과연 어떤 영역에서 행복의 의미를 탐구하기를 원하는가?"p.15


행복이라는 하나의 주제도, 철학·심리학·사회학·뇌과학·문학 등 각기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다. 독서는 바로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일에서 시작된다. 책표지에 끌려 맹목적인 선택을 하기보다, 서론과 목차를 먼저 훑고 내게 맞는 책인지 스스로 점검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독서라는 행위는 목표 설정에서부터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작업도 포함되어 있다. 그만큼 적극적인 자세로 책을 읽어야 자기 만의 답을 찾게 되고 독서의 집중도도 올라간다. 책표지 다음에 나오는 '서론'과 '목차'에서 자신의 목표와 관심사에 부합하는 책인지를 살펴보라고 권한다. 저자는 특히 책표지와 맹목적인 사랑에 빠지지 말고 과감하게 건너뛰라고 조언한다. 


장르별 독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예컨대 정치사회 분야에서 독서가 자주 실패하는 이유는 방대한 자료가 담긴 본론에서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제안하는 방식은, ‘문제-원인-해결책’ 구조로 핵심을 먼저 정리한 뒤 읽기. 자료의 방향을 먼저 알고 읽으면 집중력도 생기고, 비판적인 시선도 함께 키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문학 독서법이다. 최근 내가 가장 많이 읽는 장르이기도 하고, 저자 또한 문학 토론에서 가장 큰 재미를 느낀다고 말한다. “상상 속에서 문장을 시각화하는 작업은 언제나 날 가슴 뛰게 한다”(p.249)는 고백에 깊이 공감했다. 그녀가 소개하는 소설 속 장면들에 대한 감상은, 내 마음도 함께 미소 짓게 만든다. 이 또한 문학이 가진 힘이 아닐까.


《장르별 독서법》은 단순한 독서법 책이 아니다. 각자의 독서 인생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구체적인 전략서다.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능동적으로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독서 운동가, 독서논술 수업을 하는 선생님들과 강사들에게도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각 장르별 독서의 문턱을 낮추고, 독서의 지평을 넓히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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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자지 못하는 곰 푸른숲 새싹 도서관 43
올리비에 데보 지음, 김자연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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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자지 못하는 곰>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잠을 잘 수 없었던 곰이 북극을 향해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북극에는 흰곰만 살기 때문에, 갈색 곰인 주인공은 친구 생쥐의 도움으로 온몸에 하얀색 페인트를 칠한다. 북극으로 가는 길에 주인공은 아누크라는 곰을 만난다. 아누크는 원래 북극에 사는 흰곰이었지만, 빙하가 녹아 먹이를 구할 수 없어 갈색으로 몸을 칠하고 초원으로 내려가던 중이었다. 


 "모든 게 다 망가진 것 같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갑자기 비가 내려 두 곰의 페인트칠이 씻겨 나가고, 그들은 다시 본래의 털 색을 찾는다. 결국, 각자 고향의 친구들이 그리워 다시 돌아가기로 한다. 고향으로 돌아간 그들은 친구들과 어떻게 지낼까? 


 기후 재난과 환경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회가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한 번 경각심을 느끼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환경 도서를 자주 읽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상의 모든 것이 망가져도 친구들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답니다."


이 그림책에서 가장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장면은 곰들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페인트칠을 하는 모습이다. 겨울잠을 자지 못하고,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친구들은 함께 고민하고 돕는다. 함께할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곰들의 생존을 위해 생쥐와 펭귄들은 애써 웃으며 떠나보낸다. 동물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지만, 기후 위기의 피해를 온전히 떠안아야 한다. 그럼에도 서로를 돕는 공동체의 힘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더 이상 동물들이 털 색을 바꾸면서까지 고향을 떠나야 하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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