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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개 매듭 대나무 - 한국어로 읽는 베트남동화 ㅣ 엄마나라 동화책
박선미 지음 / 아시안허브 / 2018년 1월
평점 :
베트남 동화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백개 매듭 대나무』라는 동화책 역시 어릴 때 엄마가 읽어 준 동화책의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 같은 동양권이라 사회제도나 문화가 비슷하고 사람들의 사고구조가 비슷해서 그런지 동화책의 흐름과 구조, 말하고자하는 메시지도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내용을 소개하자면 어느 마을에 매우 인색한 부자영감이 자기 집 일을 해주는 청년에게 품삵 없이 열심히 일을 해주면 3년 후 자기 딸과 결혼시켜주겠다고 속임수를 썻다. 착한 청년은 장가갈 날을 기대하며 열심히 일하여 부자집 영감은 더 큰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킬 마음이 없던 영감은 이웃마을 부자집 도령과 딸을 결혼시키려 또 다른 속임수를 썻다. 영감은 존재하지도 않는 백개의 매듭이 있는 대나무를 가지고 오면 결혼시켜주겠다고 하고는 총각이 숲속으로 간 사이 딸을 결혼시키려 했다. 순진한 총각은 백개의 매듭이 있는 대나무를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망하던 차에 부처님이 일러준데로 하여 대나무를 구할 수 있었다. 서둘러 마을을 내려온 청년은 자기가 속을 것을 알았지만 부자 영감이 스스로 반성 할 수 있도록 하고 영감의 딸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이 동화는 탐욕스런 부자영감에 맞선 순진무구한 청년의 고난역경 이야기로 여기서 등장하는 부처님은 보통 선녀나 요정처럼 주인공의 고난을 해결해주는 존재이다. 아쉬운 점은 동화라는 것이 환타지적인 요소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다보니 부처님의 등장으로 고난을 해결하는데, 누구의 도움보다는 주인공 스스로 고난에 맞서 헤쳐나간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어릴적 읽었던 전래동화나 명작동화에서는 주인공의 고난과 역경은 항상 요정이나 왕자, 천사가 나타나 순식간에 해결하고 주인공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라고 마무리를 짓곤 했다. 물론, 동화에서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고난과 역경의 해결방법이 아니라 착하고 선하게 묵묵히 열심히 살다보면 복을 받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올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생각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문제해결력과 의지가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문제와 고난은 공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매번 요정 같은 엄마가 나서서 해결해줄 수도 없다. 그러므로 탐욕스런 부자영감과 같은 문제 환경이나 문제의 인물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키우고 스스로 해결해나가려는 의지가 있어야 책임감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