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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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전스럽게 문장이 길긴 했지만, 내용이 재미나서 ㅋㅋㅋ. 삶의 철학이란 역시 책에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삶에 얻어지는 거였다. 아는 것과 진짜로 아는 것이 다른다는 것은 20대 중반이 넘어서 겨우 깨달은... '깨달은'은 적정한 표현이 아닌 것 같고, 어설프게나마 살짝 맛을 알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조르바의 철학이 다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고 그것에 흔들림없이 나가는 그의 자세는 맘에 든다. 진정한 자유인이란 진정한 자기 철학에서 얻어지는 것이겠지. 그냥 사니까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살고자 하는대로 사는 그런 삶. 원래는 그렇게 살려고 했는데, 지금은.. 나름 자유롭긴 하지만 역시 완전 자유인은 쉽게 되는 게 아니야. 그리스인들이 다 이런 지는 모르겠지만 조르바스러운 경향이 그들 속에 녹아 있다면 그런 사람은 만나고 느껴보고 싶다. 그리스나 한번 가볼까? 말은 쉽다만.... 삶에 확신이 떨어졌을 때, 내가 사는 삶이 맞는지 의문스러울 때 한번씩 읽고 싶은, 멋진 친구 조르바. 자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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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에 살던 친구 베렐레 -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준 한 친구 이야기
에프라임 세벨라 지음, 이상원 옮김 / 거름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그저께부터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해서 오늘 다 읽었다. 오늘 읽다가 울 것 같아서 참는라 혼났다. 어제, 그저께도 좀 그렇긴 했는데 오늘 절정에 달해서, 감성이 한 1%만 더 했어도 울었을 것이다.

"이 세상이 천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베렐레 마츠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살지 않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구절의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깊은 대목의 하나로 꼽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처음부터 이 구절을 던지며 베렐레의 이야기를 한다. 전쟁 전 러시아 짐마차꾼들이 모여 살던 장애인 거리의 두 소년의 우정 이야기이다. 뻔할 것 같다구? 글쎄..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은 뻔하다면 뻔할 수도 있지만, 베렐레는 그렇게 뻔한 친구가 아니다. 다들 행복해지려하는 세상에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 어려운 말이나 멋진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잘난 척도 하지 않고, "그래도 지구는 돈다며" 알도 못하는 진리를 우기지도 않았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철도가 갖고 싶은 아이에게 철도를 주었고, 친구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접는다. 옳다고 생각되면 사자 우리에도 들어가고, 어른도 살아날 것 같지 않은 깊은 강물로 몸을 던진다. 그 댓가로 베렐레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버지의 끔직한 매질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행복을 찾아 헤매인다. 미래의 행복 따위가 아닌, 현재의 엄청난 행복. 책 속의 "나"가 베렐레를 만난 것이 억세게 운좋은 일이라면 현재의 내가 이 책을 집어 들게 된 것도 운좋은 일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두 소년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실수도 하고, 어른들에게 혼나기도 한다. 물론 어른들이 옳을 때도 있고, 소년들이 옳을 때도 있다. 이 소설이 매력적인 건, 정말 있을 것 같은 사람들, 그러나 멸종해버린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언젠가 책 속에 넣어둔 꽃잎에 남아있는 향기처럼 아련하게, 향수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난 그 시절을 모르니까- 옛 영화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정말 베렐레가 있다면 천국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게 하는 그것. 뭐, 그런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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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자들의 도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쌈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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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표지가 예뻐서 산 책. 이녀석은 이번달 도서. 눈먼자들... 을 읽고, 이번달에는 던져두지 말고 잘 읽어보자고, 읽기 시작. 금방 읽힌다. 두껍지도 않고 내용도 재미있고. 극본으로 잘 고치면 재미있는 공연이 될 것 같다. 물론 앞부분하고 뒷부분은 상당히 정리를 해야겠지만, 숲의 이야기는 공간도 한정되어있고, 등장인물만 추가되는 거니까, 공연으로 보면 상당히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공연있는지도 모르겠고.


정상적인 기준으로 보면 전혀 좋다 라고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 좋은 사람처럼 느껴지고, 그들의 양심없는 태도와 정감있는 태도의 적절한 공존이 공감이 된다. 한적한 목매달린여우의숲과 럭셔리한 산채(?)의 부조화처럼. 혼자서 계속 낄낄대면서 봤다. 책표지에 블랙코메디 어쩌구 써있어서 쳇 하고 넘겨버렸는데, 재밌다. 때론 속는 것도 속아주는 것도 괜찮을 수 있겠지. 스스로 튼튼한 감옥을 만들어 갇히는 것이 평화를 가져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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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매달린 여우의 숲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박종대 옮김 / 솔출판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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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예뻐서 산 책. 이녀석은 이번달 도서. 눈먼자들... 을 읽고, 이번달에는 던져두지 말고 잘 읽어보자고, 읽기 시작. 금방 읽힌다. 두껍지도 않고 내용도 재미있고. 극본으로 잘 고치면 재미있는 공연이 될 것 같다. 물론 앞부분하고 뒷부분은 상당히 정리를 해야겠지만, 숲의 이야기는 공간도 한정되어있고, 등장인물만 추가되는 거니까, 공연으로 보면 상당히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공연있는지도 모르겠고.


정상적인 기준으로 보면 전혀 좋다 라고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 좋은 사람처럼 느껴지고, 그들의 양심없는 태도와 정감있는 태도의 적절한 공존이 공감이 된다. 한적한 목매달린여우의숲과 럭셔리한 산채(?)의 부조화처럼. 혼자서 계속 낄낄대면서 봤다. 책표지에 블랙코메디 어쩌구 써있어서 쳇 하고 넘겨버렸는데, 재밌다. 때론 속는 것도 속아주는 것도 괜찮을 수 있겠지. 스스로 튼튼한 감옥을 만들어 갇히는 것이 평화를 가져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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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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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새 재미없는 책들만 읽다가 만난 쌈박한 소설 하나. 역시 자기 계발서보다는 이런류가 자기계발에 더 도움이 되는 듯 해. 구체적 지시는 없지만 생각을 발전시켜주니까.

 

누구나 일요일은 온다.

 

그냥 편히 읽히긴 했지만, 다 읽고 나서 착~ 정리되는 기분이 들지 않아서 한번 더 슉슉~ 기교있는 문장이 아니어서 그런가 쉽게 읽히더라. 누구나 일요일이 온다는 건 누구나 삶을 산다는 얘기란 생각. 다른 이의 삶이란 절대 이해못할 거 같고, 별로 이해하고 싶은 삶도 아니고. 또 사실 자신의 삶도 왜 이렇게 되버렸는지 모르는 게 인간의 삶이지만, 그래도 산다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일요일을 맞이한다는 것 같다는 점에서 결국은 하나로 연결되는 거 같다. 삶에서 꼭 잡아야 할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에게 박수를! 나한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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