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용어 사전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용택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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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왜 배우는 모르겠던 인문학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간절해지는 것이 무엇 때문일까? 어떻게 살까에 대한 고민은 사춘기가 지난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며 일생 계속되기 때문일 것인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 철학이나 인문학 강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나보다. 하지만, 그런 갈증이 있으면서도 <철학은 어렵다>가 머리 속 한 구석에 강하게 박혀있다. 지금의 철학은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는 용어를 쓰며 어렵게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철학은 삶에 대한 문제인데 그걸 대중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렵다고 느끼게 만들어 놓고, 철학과에 사람이 없느니 인문학의 몰락이니 하는 건 학문을 위한 학문만을 추구하던 학자들의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이 책은 말그대로 철학용어사전이다. 정말 사전처럼 철학 용어들이 설명되어 있고, 또 사전처럼 예문까지 실려있다. 실생활에 응용가능하게~, 물론 실제로 활용하면 저자의 말대로 재수없을 수 있으니, 주의해서 사용해야한다. 가나다 순이 아니라 입문철학, 실용철학, 외래용어, 한자용어, 상식철학, 본격철학으로 나누어 놓았으며, 각 용어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그 개념이 나온 배경, 관련 철학자에 대한 설명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준으로 짧게 실려 있다. 철학을 처음으로 공부하거나 혹은 취미로 철학 서적을 보려는 사람에게는 인문서로 딱~ 맞을 거 같다. 목차를 보았을 때는 들어본 용어보다 듣보잡 용어가 많아서 <인문자를 위한 거라고 하고는 어려운 거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난도 조절이 절묘했다. 깊이 파고들면 한도끝도 없이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이 책은 그 용어를 가볍게 터치하며 철학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책으로써의 목적성을 분명히 했다. 책표지에 써있는 글처럼 이 책 한권으로 철학이 만만해질리는 없지만, 철학이랑 좀 더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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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느릿느릿 걸어요 - 일본의 길고양이와 함께 보낸 오후
박용준 글.사진 / 예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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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느릿느릿 걸어요]작은 생명체가 주는 위안

 

나는 개도 고양이도 좀 무섭다. 어릴 때 강아지가 인형같이 생겨서 인형같은 느낌일 줄 알고 잡았다가 물컹물컹하고 뜨끈한 생명체의 느낌에 깜짝 놀란 후, 반려동물들을 키우는 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러다 오사카에 살게 되면서 기숙사에 함께 있던 고양이 큐짱과 만나고, 친구네 집에 있던 강아지 레온군과 만나면서 그 트라우마는 조금 떨쳐냈다. 그리고 이 작은 생명체들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나의 취향은 사람 좋아하는 개보다는 조금 시크한 매력의 고양이가 더 낫다. 둘다 뭐 아직도 그다지 친한 건 아니지만, 굳이 뽑자면 말이다. 특히 여행지에서 만나는 길냥이들, 늘어져서 세상편하게 있는 아이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귀엽고 깜찍하지만 조금은 시크한 그 매력에 빠지는 것 같다.

 

일본여행작가 박용준(베쯔니)님의 블로그를 담긴, 여행길에서 만난 고양이들의 사진과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한국 사람들은 고양이보다는 개이지만, 일본 사람들은 개보다는 고양이이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양이 매니아들이 많다. 어릴 때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다는 베쯔니님의 글과 사진에서는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우리보다는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좋은 나라이기에 도망가기 바쁜 우리나라의 길냥이들보다 다가오는 사람들을 귀찮아하는 일본 길냥이들은 묘하게 도도하다. 그 모습은 여행자의 카메라를 잡아끈다. 

 

고양이에 대한 사진만이 아니라 어디서 만났는지, 또 짤막하게나마 고양이에 대한 스토리도 담겨 있다는 점이 여행작가의 책다운 느낌이 든다. 나도 이 녀석들을 만나서 카메라들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일본은 물리긴 하지만 말이야. 하지만 베쯔니님의 블로그를 꾸준히 봐 온 사람이라면 그리 특별할 게 없어서 아쉬울 것도 같다. 그래도 이 깜찍한 고양이들의 사진과 애정에 담긴 글만으로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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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는 왜 루브르에 있는가 - 다 빈치를 찾아 떠나는 이탈리아 예술기행
사토 고조 지음, 황세정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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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인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빈치 앞에 "천재적인"이란 수식어는 앙꼬빵에 앙꼬만큼이나 당연히 여겨진다.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을 비롯,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거의 인류문화유산급의 작품을 남긴 화가에게 저 정도 수식어는 마땅해보이기도 한다. 예술가는 작품으로 이야기하는만큼,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많아도 정작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는 잘 모르고 있었다. 적어도 나는 말이다. 이 책은 다빈치가 살았던 이탈리아의 정세와 다빈치의 삶을 결부시켜 알려주며 각 시기별 다빈치의 작품을 소개한다. 개인으로써의 삶이라기보다는 커다란 역사의 흐름 속에서의 그의 역할을 고찰하는 점이 강하다. 화가로만 그를 규정하기 보다 당시에 필요로 했던 예술장인이랄까, 그림과 음악, 조각, 다양한 행사기획 등 단지 모나리자를 그린 다빈치가 아니라 시대가 필요로한 예술가이자 기술자로 다빈치의 생을 조명하는 것이 신선했다. 다빈치의 생을 따라 크게는 피렌체와 밀라노, 그리고 다른 이탈리아 지역에 있는 15세기 이탈리아의 작품을 다양하게 알려주어서 미술을 테마로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둬도 도움이 될만하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건 어느 정도 진실이니까. 역사서와 다빈치의 생, 그림을 섞어놓은 구성이고 문장도 좀 딱딱한 편이라 썩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거장들의 시대, 15세기 이탈리아의 역사와 미술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의 의문은 꽤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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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배신하지 않는 돈의 습관 - 10년 후 미래를 바꾸는 절대 통장 시스템을 구축하라!
우용표 지음 / 북클라우드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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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나아질 것 같은 불경기가 계속되는 요즘, 한동안 유행하던 재테크라는 말이 없던 말처럼 쏙들어갔다. 급등하는 거주비와 생활비에 비해 들어오는 돈은 한정되어 있고 겨우 종자돈을 마련했다고 해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돈버는 건 옛날이 된지 오래니, 재테크보다는 오래 버티기+노후대비가 주가 된 것 같다. 이런 시기에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를 강조하던 예전의 재테크 입문서는 지금에는 적절하지 않은 조언이 되었다. 이 책은 현재의 저금리와 불경기 시기에 맞는 재테크 방법을 알려준다. 기존에 없던 내용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기에 맞춘 강조점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돈에 대한 공부를 조금 한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긴데" 할 수 있지만,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돈의 습관을 기르기 시작한 사람들이나 월급의 노예로 살다가 이제라도 월급의 주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알짜같은 조언들이 들어있다.

 

그 조언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도록 왜 월급의 주인이 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각자의 상황에 맞춰 판단해볼 수 있는 안내가 들어있다. 국민연금의 개시연령, 역복리로 줄어드는 월급, 마이너스 통장 등 그냥 그런 걸 들은 적이 있다 싶은 것들의 중요성을 꼼꼼히 짚어준다. 그리고 다른 재테크서보다 올바른 소비습관을 강조하고, 당장 버려야할 나쁜 돈의 습관도 소개하는데, 뜨끔한 분들 많을꺼다. 나도 뭐... ㅎㅎㅎㅎ 몰라서 못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참 안다고 다 하는게 아니라 말이야. 실천이 중요한 건 돈모으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기까지가 왜 해야하는가와 문제점은 무엇인가,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를 충분히 알려준 후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통장쪼개기에 대한 이야기와 ELS펀드 등 제시한다.

 

재테크가 뭐예요~, 먹는 건가요~ 이런 분들, 특히 월급받아 생활해야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조언이 많다. 잘못된 돈의 습관에 신용카드와 마이너스 통장의 쳇바퀴를 반복하고 있다면 자신의 돈의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는 조언서로 활용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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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펭귄과 함께한 300일 - 두 발로 걷는 그들이 말없이 가르쳐준 생의 고귀한 메시지들
송인혁.은유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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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펭귄은 다리짧고 뒤뚱거리는, 그리고 많이 추운데 사는 귀여운 생명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저 동물원에서 몇번 그렇게 스쳐지나간 동물 혹은 귀여운 모습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펭귄은 그런 모습일 것이다. 그만큼 펭귄은 우리에겐 낯선 동물이다. 펭귄의 종류가 많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황제"라는 아주 고져스한 이름이 붙은 종류가 있다는 건 "남극의 눈물"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였다. 아무리 남극이라도 사계절이 있는데, 그나마 따뜻한 여름도 아니고 겨울만 되면 남극에 와서 짝짓기를 하고 번식을 하니, 크고 느리지만 귀여운 아이들. 그렇게 펭귄은 또 다른 이미지를 하나 만들었다.

 

이 책은 그 황제펭귄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어떤 삶이나 한 생명체는 태어나고 자라고 사랑하고 죽는다. 사람의 인생은 그 과정이 조금 길 뿐이지, 별반 다르지 않다. 황제펭귄의 300일을 조분조분 이야기하며 생과 사, 헌신과 사랑, 희생과 봉사 등 인간 생의 많은 것들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왜 그렇게 추운 땅에서 알을 낳는지, 또 그 추운 땅에서 어떻게 버텨가고 살아가는지 말한다. 나는 분명 황제펭귄의 이야기를 듣는데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단지 이야기만이 아니라, 책 전체에 담긴 황제펭귄의 귀여운 모습은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갓태어난 새끼펭귄의 보송한 모습부터, 어미를 잃어 죽어버린 녀석, 새끼를 부화시키려고 아둥바둥 버티며 몸이 반토박이 되도록 홀쭉해져버린 아빠펭귄, 식량을 구하러 먼길을 다녀온 엄마 펭귄까지. 그 모습이 담겨잇는 사진은 요즘 유행하는 어떤 감성사진보다 감성적이고 아름답다. 요즘 우리 세대는 약해빠진, 고생을 모르는 세대라고 한다. 우리가 그런건지 시대가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춥지만 순수한 땅에서 삶을 지키고 유지하고 또 계속 이어가려는 황제펭귄의 모습이 우리에게 뭔가 말을 한다. 아마 사람마다 다 다른 메시지를 듣겠지만, 내가 지금 필요한 메시지는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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