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
마리야 이바시키나 지음, 벨랴코프 일리야 옮김 / 윌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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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이 주는 묘한 냄새가 있다.

책을 좋아하는 것인지 책에서 느껴지는 진한 냄새 때문인지 몰라도 서점으로 향하는 이끌림이 있다.

서점은 놀이터이고 시간을 때우는 공간이며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것이 대학생이던 시절에 느낀 서점의 이미지이다.

세상 구석구석 마다 서점 매니아들이 있다.

그중에도 가장 심각한 매니아는 아마도 섬점을 운영하는 주인일 것이다.

나름의 철학과 경영방식으로 독특한 서점을 만들어 간다.

그리고 그 철학은 세상에 둘도 없는 서점을 만들어가고 누군가에게 천국과 같은 행복함을 주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어딘가에 나의 서점이 있다]는 책은 세계의 유명한(개성이 뚜렷한) 서점을 소개하고 있다.

서점의 분위기를 한눈에 느낄 수 있도록 삽화를 정감있게 그려놓았다.

그리고 서점의 특색과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지적호기심과 동경을 갖게 한다.

세계에서 유명한 서점중에서 나름의 독특한 개성을 가진 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가령 장소가 야외인지 수상인지 서점건물이 어떤 역사적 배경을 지녔는지 등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독자의 독서 취양에 맞는 서점이 어떤 것인지 어디에 있는지 찾게 만들고 있으며 나아가 자신만의 서점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행복한 상상을 갖게 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지나며 서점의 색깔을 입히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서점을 만나는 기쁨이 있다.

서점을 통한 유토피아의 완성 -이 책은 책과 서점에 대한 무한한 상상을 심겨놓은 책이다.

독자는 행복감에 빠져 다양한 서점을 여행하는 즑니움만 누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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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도진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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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질서 속에서 살아간다.

질서가 유지되고 있기에 안전하다는믿음을 갖게 되고 실제 삶의 평안을 보장받게 된다.

그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근본되는 것이 법이다.

그럼에도 법은 상당히 어렵다.

사법기관에 종사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하고도 법리 해석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은 법이 어렵고 적용함에 있어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통의 사람들은 법을 일일이 외우고 해석하기보다 상식이라는 보편타당한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고 법은 이런 상식이란 것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규정을 정리하고 있다.

이토록 법에 의해 살아가고 법에 의해 통제되고 법에 의해 자유를 보장받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법에 대해 쉽게 정리한 책이 있다.

도진기 변호사의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라는 책은 법의 기본적 개념과 원리를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성냥팔이 소녀, 베니스의 상인, 김선달, 허생, o.j.심슨 등과 같은 소설 또는 실제의 사건중에서 법의 원리를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게다가 재판장 염라왕, 검사 소크라테스 변호사 등을 등장시켜 실제 변론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재판을 전개하고 있어 딱딱하지 않고 쉽게 이해된다.

크게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으로 구분하여 그 차이와 재판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책을 통해 법에 대한 개념정리가 확실하게 대가온다.

사회시간과 법학개론시간에 배워 무작정 외우기만 했던 딱딱한 개념들이 쉽게 설명되어 있다.

그래서 주요사건에 대해 나름의 적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법의 보호를 받을 친숙함도 느끼게 한다.

법은 무섭고 딱딱하고 젱ㄱ하는 걸림돌이 아니라 법을 통해 더 자유롭게 보호받을 수 있는 따뜻함을 전해주는 책이었다.어느새 독자가 소크라테스변호사가 되었고 재판관 염라왕처럼 되어있음을 느끼게 된다.

법의 높은 담을 단번에 허물어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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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
황민구.이도연 지음 / 부크럼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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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들은 망자를 앞에 두고 망자의 못다한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한다.

모든 망자는 마지막 순간에 못다한 이야기를 흔적으로 남겨서 대화를 이어가려한다는 것이다.

영상분석가 또한 사진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다소 생소한 분야이지만 디지탈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 필요성이 깊어지는 기술이 되었다.

거리와 집, 사무실, 매장 등 온통 cctv로 둘러쌓여 있고 개인마다 갖고 있는 휴대폰으로 고해상도의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 영상의 홍수 시대를 살고 있다.

따라서 영상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진실을 찾는 열쇠가 된다.

이분야의 개척자이자 최고 권위자인 황민구 박사가 자신의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설을 완성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저자의 실제 후배 선희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영상분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발상이라 생각한다.

선희의 죽음에 대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하고 가려진 진실을 복구한다는 것은 남겨진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어떻게든 사회정의를 세워가는 도구로서 강력한 증거가 되는 영상자료를 다루는 막중한 사명감 또한 느껴진다.

다소 생소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선희의 죽음에 대한 얽힌 이야기를 오롯이 가려진 영상으로 찾아가는 긴박함과 치밀함이 있어 잠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다.

아울러 권력과 재력으로 진실을 덮으려는 자들과의 힘겨운 싸움도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신뢰가 영상분석전문가의 도덕적 양심을 지키게할 것이다.

저자가 이 소설을 쓴 것도 이런 이유가 한몫했을 것이다.

말미에 공동작업을 한 이도연 작가가 고백한 소심한 정의론자란 표현이 마음에 닿는다.

황민구 박사는 영상분석을 통해 정의를 세우고 작가는 글을 통해 정의를 찾는다.

또 누구는 평범한 일상을 견뎌냄으로 정의를 지키기도 한다.

서로가 믿고 응원할 때 정의는 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찾아내는 집요한 노력이 정의를 세웠기에 뿌듯한 감켝이 있다.

세상을 진실되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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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 정은문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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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역사는 똑똑히 기억되어야 하고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져야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에는 치루어야할 상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인 작가의 시선에서 재구성된 [계엄]이라는 소설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일간 국교수교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양국의 긴장감이 한국내 일본어 강사로 채용된 일본인의 시각으로 국가와 사회적 분위기를 기록하고 있다.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각종 이슈들을 전하고 있어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든다.

당시에 대학생 사이의 문화와 고민 그리고 그들의 미래들이 강사와 제자의 대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나 있고 당시 대통령에 대한 생각과 사회적 제약에 대한 순응적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강사와 수강학생을 비슷한 나이대로 설정하여 한일간 청년들의 역사의식과 국가관의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정보에 대한 편견이 외국인의 시각으로 정정되어질 수 있구나 한다.

또다른 시각에서 조명되는 역사적 이벤트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열린 시각이 요구된다.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외국인의 시각으로 처음부터 전개된다.

다만 에필로그에서 계엄이 끝나고 주인공이 일본으로 돌아간 후 좌우 진영간에 대한 정체성 혼란은 객관적 시각을 준수함이 얼마나 힘든 것이란 걸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이기적 양심은 기피하여야한다.

특히 계엄 같은 엄중하고 위험한 사건엔 더욱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나간 역사를 돌이켜보면 오십여년 전 사실에 대해 아직도 정립되지 못하고 여전히 주관적 평가가 대립하고 있는 듯하여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여전히 찝찝함이 남아있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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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100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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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 의사이자 문하글 전공해ㅆ던 작가 폴 칼라니티의 자전적 에세이 [숨결이 바람될 때]는 폐에 암이 발생하면서 쓰기 시작한 글이 결국 뇌까지 전이되어 마지막 생을 마감한 후에야 미완성으로 출간된 유고작이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회피하는 것으로 삶을 보장받는 듯 살아간다.

자신의 인생계획을 그리며 성공과 행복을 계획하면서 죽음은 애써 가려드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은 죽음이 비현실적 문제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삶과 죽음 같은 생명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그래서 문학이 정의내리지 못하는 생명의 문제를 의학에서 찾기로 하고 의학전문대학원을 찾으며 문학과 과학과 의학에 대한 종합적 해답을 고민하게 된다.

힘든 레지던트 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궁극적 의문에 대한 나름의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주위로 부터 인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제 곧 맞게될 장미빛 미래를 앞두고 자신에게 암이 발생하며 줄곧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고민하며 남은 삶을 맞게된다.

누구나 죽음을 직면하면 두렵고 회피하려는 마음이 있다.

자신을 엄습하는 병에 대해 깊이 공부하며 싸워이기려는 전투력을 보이다가 포기하기도 하고 나약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더이상의 의학적 방법이 없을 때 느끼는 절망은 그 어떤 두려움보다 강할 것이다.

더구나 자신이 의사로서 불치병을 맞게 될 때 느끼는 공포는 더욱 크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탁월한 의사로서 치료를 담당하는 자리와 치료를 받아야하는 자리를 번갈아 가면서 희망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책을 통해 그의 생각과 행동은 죽음을 애써 회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암이 온몸을 덮을 때 느끼는 좌절 그리고 남은 생에 대한 나름의 계획 또 딸 낳기 위한 용기 등은 순응에 대한 평정을 가르쳐주고 있다.

특히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바람이 되려는 선택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마지막 시기를 함께 하며 가슴 먹먹함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저자에게 가장 가까이에서 힘이 되어주고 함께 동행했던 루시에 의해 에필로그가 쓰여진 것은 저자의 미완성 작품을 행복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 감동이다.

저자 못지 않은 루시의 고백 또한 깊은 울림을 준다.

루시와 케이디에게 평안이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이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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