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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 정은문고 / 2024년 10월
평점 :
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역사는 똑똑히 기억되어야 하고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져야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에는 치루어야할 상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인 작가의 시선에서 재구성된 [계엄]이라는 소설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일간 국교수교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양국의 긴장감이 한국내 일본어 강사로 채용된 일본인의 시각으로 국가와 사회적 분위기를 기록하고 있다.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각종 이슈들을 전하고 있어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든다.
당시에 대학생 사이의 문화와 고민 그리고 그들의 미래들이 강사와 제자의 대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나 있고 당시 대통령에 대한 생각과 사회적 제약에 대한 순응적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강사와 수강학생을 비슷한 나이대로 설정하여 한일간 청년들의 역사의식과 국가관의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정보에 대한 편견이 외국인의 시각으로 정정되어질 수 있구나 한다.
또다른 시각에서 조명되는 역사적 이벤트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열린 시각이 요구된다.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외국인의 시각으로 처음부터 전개된다.
다만 에필로그에서 계엄이 끝나고 주인공이 일본으로 돌아간 후 좌우 진영간에 대한 정체성 혼란은 객관적 시각을 준수함이 얼마나 힘든 것이란 걸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이기적 양심은 기피하여야한다.
특히 계엄 같은 엄중하고 위험한 사건엔 더욱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나간 역사를 돌이켜보면 오십여년 전 사실에 대해 아직도 정립되지 못하고 여전히 주관적 평가가 대립하고 있는 듯하여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여전히 찝찝함이 남아있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