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역사를 조금은 쉽게 접하게 하고 싶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들이 의외로 재밌다고해서 계속 읽게 해 줄 생각이다.
호기심을 갖게 되었으니 앞으로 꾸준히 같이 보면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2003년에 첫째 권을 시작으로 2013년에 마지막 편인 제20권이 출간되면서 완결되었다. 개정판은 표지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디자인을 새로 했으며,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았고,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개정판에 걸맞게 오자들을 바로 잡았고, 잘못된 계절 풍경들과 나이에 걸맞지 않게 묘사된 캐릭터, 그리고 [실록]의 기록과 어긋나는
장면들도 더러 바로잡았다. 또한 뒤늦게 알게 되거나 [실록]에서 확인했지만 미처 수정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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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를 그리며 염두에 둔 작가 나름의 원칙
첫째, 정치사를 위주로 하면서 주요 사건과 해당 사건에 관련된 핵심 인물들의 생각과 처신을 중심으로 그린다.
둘째, [실록]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면서 학계의 최근 연구 성과를 적극 고려하고 필자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해석에 개입한다.
셋째, 성인 독자들을 주된 대상으로 삼되, 청소년들과 역사에 관심이 남다른 어린이들이 보아도 무방하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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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글 그림 : 박시백
- 시사만화가. 1964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을 하면서 총학생회 신문에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1996년 한겨레신문 만평담당자 모집에 응모해 당선되었다. 이어 박재동 화백의 뒤를
이어 2001년 4월까지 한겨레신문에서 '박시백의 그림세상'을 연재했으며, 그 외에도 〈말〉, 〈출판저널〉, 〈뉴스피플〉 등의 매체에 만평을
연재한 바 있다.
박시백의 연재만화는 네컷 만화나 한컷짜리 만평이 아닌, 시사 만화로서는 지면이 넓은 편인 페이지 만화이다. 한
이슈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희화화하거나 패러디를 하는 보통의 다른 만평들과 달리, 그의 만화는 사건의 전후관계 및 배경과 진행, 그리고 작가의
논평 등의 과정을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줄거리 시사만화이기 때문이다. 그의 만화는 부드럽고 유연한 제시방식과 긴 호흡을 가진
'수필만화'의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사만화로서의 본질적 임무 역시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가 〈한겨레신문〉, 〈출판저널〉, 〈말〉,
〈뉴스피플〉 등에 연재했던 시사만화들은 『박시백의 그림 세상 -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라는 책으로 출판되었다.
신문사를 그만둔
후에는 집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조선왕조실록' 국역CD를 공부했고, 2003년에 콘티부터 그림과 채색까지 모두 혼자서 작업한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출간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시리즈는 총 20권으로 기획된 대하역사만화로, 야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기존 드라마나 만화와
달리 조선의 정치사를 철저히 '실록'을 바탕으로 해 만화로 그려내고자 했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다 보니 드라마나 등을 통해 알려진 것과 다른
이미지를 가진 인물들이 만화 속에 등장하기도 한다. 만화 조선왕조실록 시리즈는 2013년 완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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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1. 태종 이방원
- 아버지 태상왕의 반란을 제압하고 공신들을 숙청해가며 강력한 왕권을
구축한다. 조선의 제3대 임금.
2. 태종비 원경왕후 민씨
- 왕이 된 남편으로부터 배신당하고 울분화 고통의 세월을
보낸다.
3. 이거이와 이숙번
- 유배된 1등 공신.
4. 무회, 무휼, 무구, 무질
- 태종의 장인 민제와 왕권 강화 정책의 희생양인 네
처남.
5. 어리
- 양녕의 연인
6. 양녕대군
- 태종의 장남으로 세자 책봉을 받았으나 지속된 비행으로 페세자
된다.
7. 충녕대군
- 태종의 3남으로 폐세자 된 양녕 대신 보위에 오른다.
세종.
8. 하륜과 조영무
- 숙청을 피한 1등 공신.
9. 변계량
- 최고의 문장가
10. 심온
- 충녕의 장인
11. 조사의
- 태상왕과 손잡고 난을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참수된다.
12. 김한로
- 양녕의 장인. 사위의 탈선을 방조한 혐의로 유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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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문화유산, [조선왕조실록]
1. [조선왕조실록]이란?
- [조선왕조실록]은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1997년
지정)으로 조선 건국에서부터 철종까지 472년간을 편년체로 서술한 역사 기록물이다. 총 1,893권, 888책이며, 한글로 번역할 경우 300여
쪽의 단행본 400권을 훌쩍 넘는 분량이다. 철종 이후의 기록인 [고종실록]과 [순종실록]도 있으나 이것은 일본의 지배하에 편찬된 터라 통상
[조선왕조실록]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단종실록], [연산군일기], [선조실록], [철종실록]처럼 기록이 부실한 경우도 있는데 정변이나 전쟁,
세도정치라는 시대 상황이 낳은 결과이다. 또한 [선조수정실록], [현종개수실록], [숙종실록보궐정오], [경종수정실록]처럼 뒷날에 집권한 당파의
요구에 의해 새로 편찬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원본인 [선조실록], [현종실록], [숙종실록], [경종실록]을 폐기하지 않고 함께 보존함으로써
당대를 더욱 정확히 알게 해준다. 이렇듯 [조선왕조실록]은 그 기록의 풍부함과 엄정함에 더해 놀라운 기록 보존 정신까지 보여주는 우리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이다.
2. [조선왕조실록]은 어떻게 기록되었나?
- 조선은 왕이 사관이 없는 자리에서 관리를 만나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다.
또한 왕은 원칙적으로 사관의 기록(사초)을 볼 수 없었다. 신하들도 마찬가지여서 실록청 담당관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사관들은 왕이나 권력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보고 들은 일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할 수 있었다. 왕이 죽으면 실록청이 만들어지고 모든 사관의 사초가
제출된다. 여기에 여타 관청의 기록까지 참조하여 실록이 편찬된다. 해당 실록이 완성되고 나면 사초는 모두 물에 씻겨졌다(세초). 이렇게 만들어진
실록은 여러 곳의 사고에 나누어 보관되는데, 이 또한 후대 왕은 물론 신하들도 열람할 수 없도록 했다. 선대의 왕들에 대한 기록이나 평가로 인해
필화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원칙들이 철저히 지켜졌기에 [조선왕조실록]이 오늘날까지 존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