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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조은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평점 :
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아주 명쾌하게 나답고 멋지게 나이 드는 법을 정리한 책이다. 마흔 이후에 갑자기 들이닥치는 것들과 습관처럼 지닌 낡은 것들, 타인을 의식해서 강조된 것들, 진짜가 아닌 것들, 무의미로 이끄는 것들, 어차피 내 것이 아닌 것들을 성급함, 고정관념, 과시, 과거 쌓아두기, 죄잭감, 인정욕구들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목차에 키워드들과 제목들만 봐도 뼈때리는 조언들이었고 마흔에서 2년이나 지나버린 나의 일상과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성급함, 시기, 짜증, 혐오, 연민 등, 누구나 안락과 평화를 꿈꾸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 바라지 않았던 것들, 뜻하지 않게 부딪쳐오는 것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읽어볼 수 있었고 고정관념, 두려움, 욕심, 분노와 같은,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것들을 깨닫고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본성이라고, 이게 내가 세상을 살아왔던 법이라고 믿었던 것들에 대해 이제는 나를 돌아보고 바꾸어야 할 때임을 느끼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타인을 의식해서 강조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남들이 하는 대로 하면 안전한 줄 알았고, 남들이 부러워하면 내가 높아지는 줄 알았지만 마흔이 되면, 그렇게 내 삶의 기준과 어긋나는 것에 매달린 것은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타인이 아닌 나의 삶을 살라고 말한다.
흔히 ‘나이 들어 반드시 후회하는 것들’이라는 목록을 우리는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두려워서 하지 못했던 것들이나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것들, 혹은 무지해서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다. 예를 들면 여행을 더 많이 하지 못한 것, 사람들과 더 화목하게 지내지 못한 것, 운동으로 체력관리를 하지 못한 것,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 쓸데없는 걱정으로 시간을 보낸 것 등이다. 이런 것을 미리 알고 행동을 바꾼다면 먼 훗날 덜 후회할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아예 후회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다.
죄책감, 불안, 열등감, 지나친 자기애와 같은 ‘무의미로 이끄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중에는 비교하지 말라. 정 남과 비교를 하려거든 하나도 남김없이 모든 것을 낱낱이 비교하라. 사람은 단편적인 존재가 아니라 종합적인 존재다. 그 뒤에 드리워진 한 사람의 인생 또한 그렇다. 모든 것을 다 비교하여 총점을 내어보라. 그러면 언제나 비록 간발의 차라고 해도 자신의 삶이 승리하게 될 것이다는 조언이 기억에 남고 열등감은 보통 좁은 우물 안에 있을 때 생긴다. 우주의 시각에서 보면 도토리 키재기에 불과한데 이 좁은 곳에서 ‘네가 낫네, 내가 낫네’ 하는 것이다. 환경을 바꾸어 보면 자신을 억눌렀던 열등감이 터무니없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외에도 인생의 절반쯤으로 볼 수 있는 마흔이라는 나이에는 무엇이 의미 있고, 무엇이 의미 없는지 스스로 판단하고, 무의미한 것들은 나의 삶에서 조용히 내보내야 하고 나를 오해하거나 비난하는 시선과 판단, 어쩔 수 없이 엇나가는 인연들, 억지로 움켜쥐려 애써도 손안에서 빠져나가는 것들은 편안히 놓아주라고 말한다.
당장 마흔이 되었다고 삶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이렇게 무섭다는 것이 실감되면서 서둘러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이 보인다. 온갖 걱정이 훅 밀려온다. 민첩하게 움직이면 이 모든 걱정을 없앨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흔이라는 나이 때문에 급하게 모든 것에 다 욕심을 부리는 것은 부질없다. 어차피 안 될 일은 안 된다. 마음을 비우고 자기 삶의 방식을 확고하게 하는 계기로 삼는 게 낫다. 저런 삶도 있지만 이런 삶도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말이다. 삶은 정말 다양하고 그 무엇도 정답은 아니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