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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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오랜만에 무척 즐겁게 읽은 추리소설이다. 정통 추리 소설 같으면서도 블랙코미디 느낌의 유쾌한 대목들도 많았고 읽으면서 나도 같이 탐정이 된 것처럼 범인을 추리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일상 미스터리 또는 코지 미스터리라는 키워드는 처음 들어보는데 이미 이쪽 장르에서는 여왕이라고 불린다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대표작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10가구나 되는 목련 빌라 안에서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즐거웠고 영화 나이브스 아웃이 연상되기도 했다. 


추리와 반전이라는 미스터리 소설 자체의 매력도 일품이었지만 책의 만듦새 자체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큼한 책 표지부터 취향저격이었고 하자키 목련 빌라 약도와 일목요연한 등장인물 소개도 웰메이드의 전형이었다. 


1장 남자가 죽었다부터 11개의 챕터로 이어지며 형사가 탐문하다, 모임이 수상하다, 탐정이 지명되다, 용의자가 너무 많다, 여자도 죽었다, 경사가 난처해하다, 작가가 기획하다, 형사반장이 추궁하다, 범인이 도주하다, 모든 것이 밝혀지다로 이어지는 명쾌한 흐름도 매력이다. 


이야기는 평화로운 가을의 일요일 한낮, 고다마 부동산 사모님이 손님에게 집을 보여주기 위해 목련 빌라를 찾아오고 비어 있던 3호를 구경하려던 손님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오고, 신원을 알 수 없게 얼굴과 손가락이 짓뭉개진 사체가 발견되며 시작된다. 


하필이면 사건 당일에는 태풍이 불어서 외부 사람의 왕래가 없었고 범인은 이 안에 있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다. 총 10호로 이루어진 빌라의 주민들과 이웃들이 각자 탐정 흉내를 내며 그럴듯한 추리를 해나가는 와중에 뒤이어 또 한 건의 살인이 벌어지고, 사건을 수사하면 할수록 숨겨져 있던 비밀과 거짓말, 스캔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좌충우돌 시끌벅적 한바탕 소동 같지만 그 속에서 인간의 어두운 본성과 이면에 대한 메시지도 발견할 수 있다. 페이지터너 소설의 전형을 보여주면 앞으로도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를 더 챙겨봐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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