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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G 2호 적의 적은 내 친구인가? : 네 편 혹은 내 편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 김영사 / 2021년 5월
평점 :
매거진 G
여태까지 이런 고품격 지식교양잡지는 없었다. 어떻게 이런 어벤져스급 필진들을 전부 섭외했는지 놀라웠고 화려하고 색다른 구성과 비쥬얼에 무척 즐겁게 읽는 잡지다. 우선 광고면이 없다는 점부터 기존의 잡지와는 차원이 다르고 문화, 역사, 철학, 심리, 사회, 과학, 종교,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를 위한 지식큐레이션이 펼쳐진다.

창간호에 이은 두번째 호의 필진들을 보면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부터 역사학자 주경철, 뇌과학자 김대식, 문보영 시인, 강보원 평론가, 정준희 교수, 소설가 김엄지, 웹툰작가 미깡, 만화가 윤파랑, 황예지 사진작가, 이재갑 감염내과 전문의, 명상멘토 정민 등등 그 라인업만 봐도 어서 만나고 싶어져서 일단 한번 쭉 훑어보며 호기심을 달래고 나서 다시 처음부터 정독하게 되었다.
이번호는 <적의 적은 내 친구인가? 네 편 혹은 내 편> 이라는 주제로 경계를 넘어 지식과 통찰, 영감을 주는 교양들을 칼럼 형식부터 에세이, 소설, 사진, 만화 등의 다양한 기법으로 즐거운 탐구생활을 독자들과 함께한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이 왜 과학에 호의적인 종교인들을 결국 유화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지 밝히는데 과학은 합리주의의 한 형태인 반면, 종교는 가장 흔한 형태의 미신이며 창조론은 단지 그들이 더 큰 적이라고 여기는 종교의 한 가지 증상일 뿐이고 종교는 창조론 없이 존재할 수 있지만, 창조론은 종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대목이 아주 명쾌해서 인상적이었다.
그외에도영국과 프랑스간의 역사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영원한 진리를 얘기를 해주는 역사학자 주경철, 고개 도시 차탈회위크의 주민들이 적과 친구를 어떻게 구분했는지 뇌과학적 분석을 해주는 김대식, 바이러스와 공생하기 위해 변화와 적응을 택한 우리 일상에 대한 이재갑 전문의의 글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시인 문보영이나 얼마 전 새 시집이 나오기도 한 강보원 문학평론가, 소설가 김엄지 등의 문학적 감수성이 빛을 발하는 얘기들이 반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