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읽었다 - 각 분야 전문가가 말하는 영역별 책읽기
이권우 외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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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읽었다


평소 책을 꽤 많이 읽는 편이지만 책 자체가 좋아 즐기는 타입이라 특별히 체계적으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독서를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가웠고 독서법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집어든 책이다. 


이 책은 특히 하나의 대학 강의 커리큘럼 같은 구성으로 각 분야 전문가 여섯분이 여섯가지 영역별 책읽기를 강의하는 형식이다. 여섯개의 챕터 아래 서평론가 이권우, 문학평론가 고봉준, 인문학자 전호근, 자연과학자 전중환 이병주, 윤민희 교수가 각각 교양, 문학, 인문고전,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 도서의 실전 독서법이 이어진다. 



교양도서 읽는 법에서는 목차를 꼼꼼하게 살펴보라는 조언이 있었는데 그러면 아무리 두꺼운 책이라도 내용을 요약할 수 있다고 한다. 목차는 압축파일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본문으로 가면 그 압축 파일이 풀리며 내용이 펼쳐져 나오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이어지는 본문은 분석하며 읽고 토론하고 쓰기를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문학도서 읽는 법에서 문학의 쓸모와 의미를 말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문학은 우리를 타인의 삶으로 데려간다. 어떤 사람들은 이 이해할 수 없음을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제시한다. 하지만 알 수 없다는 ‘조건’과 알려고 하지 않는 ‘의지’는 같은 문제가 아니다. 문학이 우리에게 타인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가져다주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타인에게 가장 근접한 지점까지 데려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내가 살짝 꺼려하는 인문고전 읽는 법에 대한 강의에서는 기존의 편견을 깨는 내용들이 있어 유익했다. 인문 분야에서 고전에 해당하는 책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을 견뎌온 책들인데 논어나 플라통의 대화 같은 책은 2,500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견뎌온 헌책 중의 헌책이다.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지속되는 것들 또한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고 책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고 한다. 어떤 책의 존속 여부를 가늠하는 데 시간의 흐름보다 더 공정한 심판관은 없다고 하니 갑자기 싫어했던 고전들에 다시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사회과학도서 읽는 법, 자연과학도서 읽는 법 그리고 마지막 예술도서 읽는 법이 이어지는데 평소 가장 소홀했던 분야가 예술분야의 책읽기였던 것 같다. 예술의 기원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고 예술은 인간의 총체적 삶 속 거의 모든 행위에 관련되어 우리의 경험을 고양시키며 인생의 중요한 가치와 연관된다고 한다. 예술도서를 통해 “예술의 본질 및 기원에 관한 문제, 예술과 노동의 문제, 예술의 사회적 측면과 창조적 측면의 문제, 이데올로기적 상부구조로서 예술의 문제, 예술과 사회의 불균등한 발전의 문제, 예술과 현실의 관계에 관한 문제” 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예술도서를 읽는 것은 예술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현대미술은 난해하기에 사전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술도서 읽기가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선(先)독서 후(後)감상 혹은 선(先)감상 후(後)독서는 상보적으로 연결되어 예술작품 감상을 보다 풍성하게 한다. 그리고 예술사의 맥락을 잡아주는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김원룡, 안휘준의 한국미술의 역사와 같은 책이나 니나 크랜젤의 구스타프 클림트, 이진숙의 위대한 미술책 등을 소개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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