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경제학 - 맨큐의 경제학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스티븐 A. 마글린 지음, 윤태경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동체 경제학 


한국에서 출간되기로는 공동체 경제학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지만 이 책의 부제이자 미국에서 마글린 교수가 나선 공개 강연의 주제는 맨큐의 경제학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학이었다. 


나 역시도 대학시절 맨큐의 경제학으로 강의를 들었지만 그 이후로 사회생활을 하고 시대가 변하면서 대학시절 배웠던 경제학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고 새로운 시대와 현실에 맞게 수정되어야 할 경제학의 역할에 대해서 가끔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을 명쾌하게 정리해주고 해설해주며 새로운 세상에 필요한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주는 얘기들이 가득했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마글린 교수는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이단아로까지 불리며 주류 경제학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의 생존과 번영이 타인과 공동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경제학에 접목시켜서 연구를 진행하는데이다. 처음 이 책의 유래가 되었던 계기는 2011년 9월, 월가 점령 시위(Occupy Wall Street)였다. 맨큐 교수의 경제학 원론 수업을 듣던 하버드대 학생들이 강의실을 뛰쳐나와 스티븐 마글린 교수에게 ‘강의실 밖’ 강의를 요청했던 사건이었다. 


원저가 미국에서 출간되었을 때 부제는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공동체를 파괴하는가였고 경제학에서 배웠던 개인주의와 이기심에 관한 가정, 경험보다 합리성을 우선하는 지식 이데올로기에 관한 가정, 한계가 없는 세계, 특히 무한한 욕구라는 가정, 국민 국가야말로 가장 정당한 공동체라는 가정 부터 의심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기반을 둔 생각으로 경제학를 풀어낸다. 


책을 읽다보니 공동체라는 개념을 최우선에 두고 생각해볼 담론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시장 경제와 경제학의 논리가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걸 보여주고 공동체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기존 경제학이 지닌 특징을 의심하고  지금의 경제학이 태동했던 근대의 시대적 배경이 지금 경제학의 한계성의 유래였다는걸 이야기 한다. 


경제학은 합리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을 셈하는 법을 가르칠 뿐 아니라 계산할 수 없는 것도 셈하라고 가르친다. 이러다보니 아프리카 주민의 인명 가치는 미국인보다 더 낮다는 계산까지 하게 되며 미국 폐기물을 케냐로 수출하는 교역을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는지도 모른다.


또한 최근 경제학에서 알고리즘 지식을 우선하고 경험 지식을 무시하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점도 지적하며 경제 발전으로 평균 소득이 늘었어도 돈에 쪼들리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유와 경제학의 희소성 개념을 설명한다. 


구성원 간의 지식 공유를 의무화하는 공동체가 사라짐에 따라 개인은 자기 이익을 위해 특정 지식을 알리지 않을 자유가 생겼다. 지식 전수를 제한하는 법이 없다는 점에서 지식은 일견 공짜로 보이지만, 자본가는 중요한 지식을 독점할 이유가 많고, 잠재적 경쟁자와 지식을 공유할 이유는 없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비판 뿐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세계화로 착취당하는 개발 도상국 노동자, 농민, 아동문제를 지저하고 대항해 시대 이후 서구와 비서구가 접촉하면서 일어난 문화 충돌을 다룬다. 


공정 무역 운동의 원칙적 목표는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이르는 공급 사슬 전반에서 소득을 재분배하는 것이다. 나이키나 네슬레의 이익을 운동화 공장 노동자나 커피나무 재배 농민에게 재분배하는 것을 넘어 공장 노동자, 농민, 소비자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정 무역 운동이 성공하기 위한 선결 조건은 노동 착취 공장이 아닌 곳에서 생산한 운동화나 공정 무역 커피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