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 산 자를 위로하는 죽은 자의 마지막 한마디
신동기 지음 / M31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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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부제가 이 책을 설명한다. <산 자를 위로하는 죽은 자의 마지막 한마디>

아주 특별한 기획으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엮인 책이었고 책의 제목처럼 돌아가신 분들의 이야기들에서 큰 울림을 느꼈다. 


이중섭, 백석, 이상, 윤동주, 전태일, 장준하, 법정 등 라인업만 봐도 기대가 되는 37인이 전하는 인생 수업들이 엮인 책이다. 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진, 선, 미로 분류해서 길지 않은 글들이 이어지지만 아무 페이지만 펼쳐서 읽어도 될 것이다. 


주로 그들의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를 중심으로 저자의 해설과 함께 한 챕터가 구성된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인물들은 어느 한 분 치열하지 않은 삶을 산 분이 없으셔서 그들의 삶과 마지막 메세지는 큰 울림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책 초반부에서 저자는 이 책을 한꺼번에 전부 읽어버리지 않길 권한다. 뜨거운 커피 37잔을 한꺼번에 마시지 않는 것처럼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에 한 챕터를 맞춰서 읽는 속도를 권한다. 급하게 읽지 말고 커피의 쓴맛 단맛 신맛을 음미하듯 그렇게 천천히 읽길 제안한다. 


개인적으로는 서른 일곱분 어느 한분 얘기를 꼽기 힘들 정도로 전부 좋았다. 김수영은 말했다. 우리들의 싸움은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 있다. 민주주의의 싸움이니까 싸우는 방법도 민주주의식으로 싸워야 한다. 하늘에 그림자가 없듯이 민주주의의 싸움에도 그림자가 없다고…


길상사의 유래를 배우기도 했던 대목이 재밌었는데 서울 성북동에 있는 절 길상사는 원래 ‘대원각’이라는 이름의 고급 요정이었다. 요정 주인인 김영한 씨가 10년 동안이나 법정 스님에게 절로 시주하겠다고 끈질기게 요청해 1995년 그 요청이 받아들여져 ‘대법사’라는 절이 되었다. 그리고 2년 뒤인 1997년 시주자 김영한 씨의 법명 ‘길상화’를 따서 ‘길상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길상사는 7천여 평의 넓이로 기부 당시 시가가 1천억 원대였다. 당시 한 기자가 김영한 씨에게 그렇게 큰 재산을 기부하는데 아깝지 않느냐 물었다. 이때 김영한 씨가 한 말이 “그까짓 천 억,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였다. 백석, 김영한 그리고 백석의 시. 더해, 백석의 나타샤.


김수환 추기경님의 그 유명한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란 말씀도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다. 김 추기경님은 사제의 길을 걸으면서 벽에 부딪힐 때 예수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책의 전반부는 주로 근현대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후반부에는 이황, 광해군, 원효, 정도전, 조광조 같은 조선시대 인물들의 이야기도 실려있다.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던 이순신 장군님의 이야기도 있고 고려의 충신 정몽주의 이야기도 실려있다. 정약용의 하늘이 진실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면 불질러버려도 좋다던 말씀도 처음 배우게 되었다. 


안중근 의사는 죽음을 며칠 앞두고 대한매일신보를 통해 2천만 동포에게 유언을 남긴다. 나는 한국 독립을 회복하고 동양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3년간 해외에서 풍찬노숙하다가 마침내 그 목적에 도달하지 못하고 이 땅에서 죽는다. 그러니 오직 우리 2천만 형제자매는 각자 분발하여 학문을 면려하고 실업을 진흥하며 나의 유지를 계승하여 자유독립을 회복하면 죽은 자가 유감이 없을 것이다. 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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