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로렌스 앤서니.그레이엄 스펜스 지음, 고상숙 옮김 / 뜨인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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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든 손을 대야 한다. 우리는 여태까지 지구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았다.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우리 주변에 이런 현실을 깨닫는 이가 늘어난다면, 그리고 이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취한다면 급속도로 다가오는 위기를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생명체가 번성하는, 인류도 더 높은 곳을 향해 뻗어 오를 수 있는 그런 건강하고 아름답고 살 만한 지구를 만들 수 있다.


나는 동물원 반대론자다. 동물을 잡아서 가두고 구경거리로 이용하는 행위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동물원을 안가야 동물원은 없어질 것이다.

 이 책<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는 나의 이 동물원을 반대하는 생각에 확신을 주었다. 전쟁이 난 곳의 동물원에 살던 동물들은 인간만큼이나 비참해지는 것이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실제 있었던 감동실화였다. 죽어가는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이라크의 전쟁터로 뛰어든 무모하고도 특별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전쟁이 나면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모두 어떻게 되는 걸까?'  주인공이자 이 책의 저자 로렌스 앤서니는 동물이 좋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야생동물 보호구역 '툴라툴라'를 운영하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동물들이 위험에 처했단 사실을 깨닫고 이라크로 떠난다.


바그다드 동물원에 있던 650여 마리의 동물 중 살아남은 것은 겨우 수십 마리인데, 저자는 포기하지 않는다. 동물을 구하는 데는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더라도 자신이 한 일이 세상에 알려지면 사람들의 양심에 깊은 흔적을 남기리라 생각하면서….



저자는 동물원을 복구하던 중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는다. 동물과 동물원을 위기에 빠뜨린 주요 원인은 포격이나 전투가 아니라 ‘알리바바(악탈범)’로 돌변한 일부 민간인들의 약탈이었던 것이다. 굶어 죽을 지경에 처한 이들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동물을 잡는 것은 그나마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단순히 재미로, 무질서가 주는 쾌감에 그런 일을 저지르는 이들 또한 드물지 않은 것을 보며 저자는 인간이 선량하다는 믿음이 깨지는 것을 느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전쟁 그 자체가 동물을 죽이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쟁이라는 핑곗거리가 생긴 인간의 악함이 동물을 죽이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 ‘어스 오거나이제이션(The Earth Organization)’이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공식 서한까지 실려있는데 8가지 젱ㄴ들이 인상 깊었다. 일부 내용을 발췌해보면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동물원이나 야생동물 보호구역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금지, 공격하는 행위금지,보호할 의무 부여, 보호할 의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제 3자에게 이전, 의도적 환경파괴나 동물 살상을 전범 행위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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