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심리학자, 메타버스를 생각하다 - 사람이 모이는 가상공간은 무엇이 다른가
김지헌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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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 경험을 설계하는 프레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책은 메타버스 공간(가상공간)을 디자인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인간은 여러 감각기관을 통해 입력된 감각정보를 처리하고 반응하는 과정을 통해 경험가치를 평가한다. 따라서 저자는 브랜드 심리학자로서, 심리학 관점에서 인간이 가상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의미 있는 연구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다.


심리학 관점에서의 가상세계 연구는 현실세계에서 실험을 통해 검증된 심리학적 연구결과(예: ○○ 효과)가 가상세계에도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아니면 가상세계만의 특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1부에서는 가상공간의 형태와 배치가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예를 들어, 가상공간에서 천장의 높이(고/저)와 유형(노출형/마감형), 자리 배치 형태(각진 배치/원형 배치)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러 가상스토어 레이아웃 중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레이아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다.


2부에서는 소비자의 구매 행동과 브랜드 평가가 오프라인 매장과 가상스토어에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본다. 예를 들어, 가상스토어에서도 ‘충동구매’나 ‘브랜드 관광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본다. 또 가상세계 화면에서의 참가자 위치(상/하)가 심리적 파워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지, 가상공간에서의 협상에서도 ‘홈그라운드 이점’이 발생하는지 등을 알아본다.


3부에서는 아바타와 가상공간에서의 접촉이 사람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예를 들어, 아바타의 외형이 가상공간 참여자의 태도와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아바타 판매원의 유형(호감형/신뢰형)이 소비자의 쇼핑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알아본다. 또 촉각 정보 전달이 어려운 가상공간에서도 ‘단순 접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 종업원이나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어떤 효과(긍정/부정)를 가지는지 살펴본다.


4부에서는 가상공간에서의 온도와 색이 인간의 태도와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여기서 온도는 실제 온도가 아닌 시각/청각 정보에 영향을 받아 소비자가 인식하는 온도(체감온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가상공간에서 조명 색 온도나 소리의 높낮이 조절로 ‘동조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지, 가상스토어에서 색상 정보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제품을 진열하는 방법(‘점화 효과’ 이용), 가상공간에서 색상이 인간의 행동 동기와 업무 성과, 제품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다룬다.


저자는 전술한 주제에 대한 연구결과를 소개할 뿐 아니라 연구결과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함께 공간 디자인/마케팅 전략도 제시하고 있어, 메타버스 공간을 디자인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가상공간 참여자, 예를 들어 소비자도 자신의 소비 행동을 이해하고 현명한 소비 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메타버스, 소비자 심리, 마케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설명한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메타버스’ 개념도 정확히 모르는데 브랜딩(마케팅)과 심리까지 얽힌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가상현실과 관련된 용어 정의에서부터 시작하며, 메타버스/심리/마케팅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독자에게 익숙하지 않을 듯한 용어나 개념에 대해서는 본문과 각주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초보자도 별도로 검색하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다.


책에 소비자 심리와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 결과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마케팅/브랜딩 관련 종사자가 아닌 일반 독자도 쉽고 재밌게 가상공간 설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이슈들을 학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기술이 아닌 ‘사람’ 관점의 매력적인 메타버스를 디자인하고 싶은 분은 물론, 메타버스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고 싶은 분들께도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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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장미꽃향기(@bagseonju534) 님, 독서여인(@vip77_707) 님을 통해 갈매나무 출판사(@galmaenamu.pub)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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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대격변 - 변화된 패러다임에 대비하라
박준연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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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부동산 전문가이자 유튜브 <빌딩의 신>을 운영하고 계신 정인부동산그룹㈜ 박준연 대표님의 책이다. 저자는 부동산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이 시기에 현재의 녹록지 않은 상황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인식을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셨다고 한다.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의 역사와 변화된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나라가 고도 성장을 이어가던 시대의 부동산 투자 역사는 흥미롭게 읽었지만,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이후 우리나라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예측 부분을 읽을 때는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걱정이 앞섰다. 저자는 다양한 그래프, 도표, 통계 등을 제시하면서 미래 시대를 예측하고 현재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 착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소위 뼈를 맞는 느낌이었다. 부동산 투자와 관련하여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명제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됐고, 시대 변화에 맞춘 새로운 투자 철학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2부에서는 주택 투자와 관련하여 투자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투자 성공 전략들을 제시한다. 예전에는 주택 투자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별다른 근거도 없이 상업용 부동산이 주택보다 투자 위험도가 높다고 생각했고, 주택 투자는 혹시 실패하더라도 내가 들어가서 살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1부에 기술된 내용을 읽으며 주택 투자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주택은 상업용 부동산보다 규제가 많은 편이고, 바뀐 시장 환경에서는 그리 큰 수익을 얻기 힘들거란 생각이 들어서다. 2부에서는 바뀌고 있는 주택 투자 흐름, 주택 투자 전 주의점, 재건축 아파트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설명한다.


3부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와 관련하여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와 투자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여태까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 어렵다는 생각에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가 상업용 부동산이 투자의 대세이고 주택에서 상업용 부동산으로 갈아탈 시점이라고 언급하고 있어 3부를 더 주의 깊게 읽었다. 건물 투자 부분 설명이 인상 깊었다. 건물 투자에 대해선 선입견이나 심리적 저항선이 크다. 건물 투자는 투자금이 많이 필요한 거라는 생각이 들고, 주변에 건물 투자 경험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서울 아파트 한 채에 10억이 넘는 경우가 많고 주택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이상 건물 투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건물 투자를 결혼에 비유한 저자의 생각에 웃으면서 공감했다. 현재 저자가 운영 중인 유튜브 <투자의 신>에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하니 강의를 하나하나 차근히 들어보면서 투자 방향을 설정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4부에서는 투자 실행 전 마인드 세팅을 다룬다. 어떻게 보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 볼 수 있다.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한다 해도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를 못하는 사람 예시 중에 ‘부동산을 한 번도 팔아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 읽어보니 부동산 매도 시 ‘세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무릎을 탁 쳤다. 세금 정말 중요하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 내가 번 돈 나라가 다 가져간다!


2017년 말~2022년 초 엄청난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있었다. 유튜브를 보면 누구는 이제 상승이라 하고 누구는 아직 하락이 멈추지 않았다 하니 투자자들이나 매수희망자들은 중심을 못 잡고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나 역시 그런 상태에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이 책을 알고 변화된 패러다임이 어떤 걸까 궁금해 읽게 됐다. 개인적으로 1부 내용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됐다. 기존에 부동산 투자에 대해 막연하게 갖고 있던 생각들이 많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 이 책을 통해 시장 변화의 흐름을 파악했으니 시장 상황에 맞는 나만의 투자 전략을 세워봐야겠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권해 드린다.


#부동산투자대격변 #박준연 #두드림미디어 #빌딩의신 #부동산투자 #주택투자 #아파트투자 #재건축아파트 #상업용부동산투자 #건물투자 #오피스텔투자 #상가투자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도서 #신간추천


*본 서평은 달콤북스(@dalkom_books) 님을 통해 박준연(@god.of.building) 대표님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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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존재들 - 결함과 땜질로 탄생한 모든 것들의 자연사
텔모 피에바니 지음, 김숲 옮김 / 북인어박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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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사전에 종이에 계획을 그려둔 공학자나 건축가라기보다 그 당시에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멋진 임기응변의 재능을 지닌 땜장이다.”


책의 부제가 ‘결함과 땜질로 탄생한 모든 것들의 자연사’다. 여기서 ‘결함’은 ‘불완전함’을, ‘땜질’은 ‘진화’를 의미한다. 저자는 불완전함이 ‘진화적 가능성’의 원천이라고 설명한다. 완벽하다면 더 이상 변화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불완전함을 둘러싼 여러 법칙 가운데 ‘재사용의 법칙’은 이미 존재하는 구조를 재사용하기 때문에 최적화되지 않은 구조가 자연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설명한다. ‘푸바오’ 덕분에 우리에게 친숙한 판다는 원래 육식동물이었지만 진화를 거친 현재는 초식동물로 하루 종일 대나무를 먹는다. 판다는 변화된 환경(기후변화로 인한 먹이 부족)에 적응하기 위해 대나무를 주식으로 삼기 시작한다. 판다는 육식동물의 소화기관(간단한 위장과 짧은 소장)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꿨고(끊임없이 엄청난 양을 먹고, 에너지를 아낌), 대나무를 맨손으로 잘 잡기 위해 손목의 작은 뼈인 종자골을 엄지손가락으로 재사용했다.


또 ‘붉은 여왕의 법칙’은 환경이 우리보다 빠르게 변할 때 우리는 진화적으로 뒤처지게 되고, 그 결과 틀에서 약간 벗어나거나 불완전해짐을 설명한다. 몇천 년 만에 식량은 많은 인류에게 ‘부족하고 불확실한’ 것에서 ‘풍부하고 늘 존재하는’ 것으로 변한데 반해, 고대로부터 천천히 진화한 미생물군과 대사 과정이 이에 잘 적응하지 못해 우리는 ‘비만’이라는 불완전한 상태를 맞이하게 됐다.


DNA가 불완전함을 포용한 결과, 우리는 쓸모없는 특징을 계속 지니게 된다. 자연선택은 생존과 번식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쓸모없게 된 특성을 그래도 둔다. 제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유전체에 있는 대부분의 DNA 정보는 집안에 저장해 두는 쓸모없는 물건인 잡동사니(junk, 정크)에 해당한다. DNA 정보 중 약 1~3%만이 실제 유전형질 발현에 관여한다. 우리 유전체가 지금 당장 쓰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 나를 닮은 구석이 있어 웃음이 났다. 진화의 세계에서는 당장은 쓸모없는 DNA(정크 DNA)에서 새로운 기능을 끌어낼 수도 있으므로, ‘쓸모없음’은 혁신의 원천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5-6장은 인간의 진화에 대해 설명한다. 과거 뇌의 크기와 지능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 오래 전부터 뇌의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가 진행됐을 거라 추정해 왔다. 하지만 최근 발견과 연구를 통해 인류 역사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시간(약 400만년) 동안 인간은 작은 크기의 뇌(오늘날 우리 뇌 크기의 3분의 1)를 가지고 살아왔음이 밝혀졌다. 뇌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늦게 커지기 시작했으며, 뇌의 크기가 지능의 유일한 진화적 지표가 아니란 이야기다.


저자는 ‘걷기’를 가장 불완전한 혁신이라 표현한다. 인류가 이족보행을 하게 된 이유를 (두 다리로 서서) 먼 곳에 있는 포식자 찾기, 체온조절 등과 연관지어 설명한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손과 팔이 자유로워져 도구도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동시에 좌골신경통, 탈장, 평발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도 함께 떠안게 됐다. 다만 도구 사용(석기 기술)이 뇌가 커지기 시작한 시점보다 100만년 이상 앞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고고학자는 이를 멋지게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인류의 역사는 위대한 두뇌가 아니라 훌륭한 발에서 시작했다.”


책에 최근 연구 결과까지 반영되어 있어 유전과 진화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이슈들을 많이 학습할 수 있었다. 특히 다양한 연구사례, 저자의 적절한 비유와 문헌 인용, 사진과 그림은 진화생물학 이론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책은 두껍지 않은 편(276쪽)이지만 그 안에 많은 양의 지식과 생각할 거리를 담고 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감명 깊게 읽으셨거나 평소 진화생물학, 유전학, 과학철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불완전한존재들 #텔모피에바니 #북인어박스 #진화 #불완전 #결함 #우연 #변이 #생물학 #진화생물학 #과학철학 #생물철학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도서 #신간추천


*본 서평은 장미꽃향기(@bagseonju534) 님, 독서여인(@vip77_707) 님을 통해 북인어박스(@bookinabox21)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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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라면 손자병법 - 경영전쟁 시대를 돌파하는 결정적 한 수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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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고 이기는 승리. 전승(全勝)은 누구나 인정하는 승리다. 상생(相生)으로 전승해야 영원한 승리, 영승(永勝)을 얻을 수 있다.”


<3분 고전>, <1일 1강 논어 강독>, <1일 1강 도덕경 강독>, <박재희의 아침을 여는 고전 일력> 등 여러 고전 해설서를 집필하시고 현재 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이자 각종 방송/현장 강연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신 박재희 교수님의 책이다. 이 책은 2006년 출간되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경영전쟁 시대 손자와 만나다>의 개정판이다.


손자병법. 병법서라면 전쟁에서 사용하는 전략과 전술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닌가. 나와는 무관한 책이라 생각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책을 읽다 보니 전쟁과는 무관해 보이는 영역에서도 손자병법 구절을 인용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단순 병법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책은 총 10개의 장을 통해 10가지 경영원칙 - 비전, 자기 계발, 위기관리, 전략, 협상, 조직관리, 인재, 정보, 변화, 상생 -에 대해 이야기한다. 손자병법에 쓰인 내용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각각의 경영원칙과 연계하여 설명한다. 손자병법은 무려 2500년 전, 그것도 평시도 아닌 춘추 시대 전쟁을 겪는 와중에 쓰였던 책(손자가 오나라 왕에게 전쟁에 대해 브리핑하는 구어체로 구성된 고전이라 함)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기업들이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전술서이니 비전, 위기관리, 전략, 협상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테지만, 그 옛날에 자기 계발, 조직관리, 인재, 정보, 변화, 상생과 같은 실용주의, 합리주의를 논한 걸 보면 손자는 당시 지식인이자 혁신가였음에 틀림없다.


경영원칙들을 설명함에 있어 주로 <손자병법>에 쓰인 내용들을 주로 인용하고 있지만, <논어>, <맹자>, <대학>, <도덕경> 등 다른 고전에 담긴 지혜들도 간간이 포함되어 있다. 책은 <손자병법>과 그 외 여러 고전들에 기재된 문장들을 인용하고 있지만, 한문이 나오는 게 아니라 저자가 현대적 의미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고전에 나오는 용어와 그 풀이(현대적 해석)가 본문에 기재되어 있고, 설명된 내용들이 다시 표로 정리되어 있어 한눈에 잘 들어오고 복습도 할 수 있어 좋았다. 또 각 장 말미에 [함께 읽으면 좋은 성어]라는 코너가 있어, 여태까지 잘 몰랐거나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고사성어에 대한 유래와 깊은 뜻을 학습할 수 있는 점도 유익했다.


<손자병법>하면 가장 먼저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문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손자병법>에는 ‘백전백승’이란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백전백승’이라는 말 대신 ‘백전불태(百戰不殆)’라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고등학교 때 한문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이 내용을 강조하셔서 ‘백전불태’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됐다. 상처뿐인 승리는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백전불태가 백전백승보다 훨씬 현실적인 생각이라는 얘기다. 병사들의 안전과 생명을 전쟁에서의 승리보다 우위에 뒀던 손자의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책 10장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라”(상생)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승리하라니.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내용이었다. “적과 싸우지 않고 적의 군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용병술이다.” 결국, 내 병력도 살리고 상대방의 피해도 최소화하며 이긴 승리가 완전한 승리, 전승(全勝)이라는 얘기다.


책 제목을 보면 ‘리더’를 위한 책으로 보이지만, 내용을 읽어보니 조직의 리더뿐 아니라 그 구성원이 읽어도 많은 영감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잘 몰랐던 고사성어, 그 유래와 현대적 해석을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지닌 고전. 현재 조직의 리더이신 분, 미래의 리더가 되실 분 모두 꼭 읽어보시길 권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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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솔 박미희의 김치 이야기 : 제주 김치
박미희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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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홈쇼핑 채널에서 오랜 기간 김치 부문 판매량 1위를 지키며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도미솔식품(도미솔김치)을 경영하고 계신 박미희 대표님의 요리책이다. 이 책은 전통 제주 김치와 제주 식재료로 만든 김치 42가지의 레시피를 담고 있다. 저자는 고향인 제주의 특색 있는 김치를 널리 소개하여 우리의 김치 맛을 더 다양하게, 김치 문화를 더 풍부하게 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개별 김치 레시피 소개에 앞서 책 전반부에 [재료 준비하기] 파트가 마련되어 있다. 요리 초보들에게는 재료 준비부터 쉽지 않은데 재료 준비 설명 부분이 별도로 있어서 유익했다. 주재료(배추, 무, 갓, 열무, 쪽파 등)와 양념 재료(마늘, 생강, 양파, 소금 등)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과 함께 고르는 법, 세척 방법, 다루는 법, 사용례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기타 재료로는 제주에서 많이 쓰이는 특색 있는 식재료인 모자반, 고둥, 조기, 게, 당유자, 밀감에 대해 소개한다.


김치에서 감칠맛을 담당하는 젓갈로 멸치젓, 새우젓, 황석어젓, 까나리액젓 등을 소개한다. 어떤 젓갈이 요새 많이 쓰이는지, 각 젓갈이 어느 지역에서 많이 쓰이는지 설명한다. 나는 멸치액젓을 사용한 김치가 가장 익숙하고 깍두기 같은 무김치에 새우젓을 사용한 경우를 주로 봐 왔는데, 책에도 멸치젓과 새우젓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고 적혀 있다. 뒤에 사진과 레시피를 먼저 훑어보면서 재료에 풀이 들어 있길래 풀 쑤는 법을 모르니 패스해야 하나 싶었는데 책 앞부분에 메밀풀, 차조죽, 보리죽 쑤는 방법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반가웠다.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PART 1은 [검은 화산토 대지가 준 김치]로, 1장은 9가지 뿌리채소 김치를, 2장은 10가지 이파리와 줄기로 담는 김치를 소개하고 있다. 식재료 중에 특이한 이름들이 있는데 제주도 방언이란다. ‘놈삐’는 제주 토종무를, ‘뎅유지’는 당유자를, ‘빼데기’는 고구마말랭이를, ‘퍼데기’와 ‘구억배추’는 제주 토종 배추를, ‘패마농’은 파를, ‘새우리’는 부추를, ‘차마기’는 열무를 일컫는 말이라 한다. 소개된 김치들은 재료나 레시피가 특이한 건 많지 않았는데 무말랭이와 고구마말랭이를 김치를 만든다는 점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는 브로콜리를 좋아하는데 브로콜리 김치 레시피도 들어 있다.


PART 2는 [한라산과 오름이 준 김치]로, 1장은 6가지 산야초 김치를, 2장은 4가지 과일 김치를 소개하고 있다. PART 2에도 특이한 이름의 식재료들이 등장하는데 ‘갯기름나물’은 방풍잎을, ‘꿩마농’은 달래를 일컫는 말이라 한다. PART2에 소개된 식재료들은 제주 아닌 곳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것들이고, 레시피도 간단하여 어렵지 않게 담글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 유채와 밀감은 제철 재료다 보니 한정된 기간에만 맛볼 수 있는 김치라 하겠다.


PART 3은 [제주 바당이 준 김치]로, 1장은 6가지 생선 김치를, 2장은 7가지 해조와 패각류 김치를 소개하고 있다. 태어나서 수도권을 벗어나 생활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PART 3에 소개된 김치들이 가장 낯설었다. 해산물을 젓갈이 아닌 생물 자체로 직접 넣은 김치를 맛본 적이 거의 없다. 조기, 갈치, 자리돔, 멸치젓(액젓이 아닌 비교적 큰 생멸치로 담근 젓갈), 문어, 뿔소라, 성게알, 오분작, 전복, 몸(모자반), 갱이(게), 보말이 김치 재료로 이용된다. 이런 해산물은 신선도가 생명이라 바다 가까운 지역이 아닌 곳에서 이런 김치들을 담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해산물을 생물로 이용하는데, 제주문어김치만 문어를 살짝 데쳐서 사용하니 문어김치는 내륙 지방에서도 도전해 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전통 제주 김치와 제주 식재료에 대해 처음으로 자세히 알게 됐고, 음식 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자 노력하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됐다. 또 김치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도 얻을 수 있었다. 나도 여태까지 김치를 직접 담가본 적은 없지만 레시피도 매우 간단하고 재료도 구하기 쉬운 브로콜리 김치 담그기에 도전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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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장미꽃향기(@bagseonju534) 님을 통해 디자인하우스 북(@dh_book)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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