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라면 손자병법 - 경영전쟁 시대를 돌파하는 결정적 한 수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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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고 이기는 승리. 전승(全勝)은 누구나 인정하는 승리다. 상생(相生)으로 전승해야 영원한 승리, 영승(永勝)을 얻을 수 있다.”


<3분 고전>, <1일 1강 논어 강독>, <1일 1강 도덕경 강독>, <박재희의 아침을 여는 고전 일력> 등 여러 고전 해설서를 집필하시고 현재 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이자 각종 방송/현장 강연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신 박재희 교수님의 책이다. 이 책은 2006년 출간되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경영전쟁 시대 손자와 만나다>의 개정판이다.


손자병법. 병법서라면 전쟁에서 사용하는 전략과 전술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닌가. 나와는 무관한 책이라 생각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책을 읽다 보니 전쟁과는 무관해 보이는 영역에서도 손자병법 구절을 인용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단순 병법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책은 총 10개의 장을 통해 10가지 경영원칙 - 비전, 자기 계발, 위기관리, 전략, 협상, 조직관리, 인재, 정보, 변화, 상생 -에 대해 이야기한다. 손자병법에 쓰인 내용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각각의 경영원칙과 연계하여 설명한다. 손자병법은 무려 2500년 전, 그것도 평시도 아닌 춘추 시대 전쟁을 겪는 와중에 쓰였던 책(손자가 오나라 왕에게 전쟁에 대해 브리핑하는 구어체로 구성된 고전이라 함)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기업들이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전술서이니 비전, 위기관리, 전략, 협상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테지만, 그 옛날에 자기 계발, 조직관리, 인재, 정보, 변화, 상생과 같은 실용주의, 합리주의를 논한 걸 보면 손자는 당시 지식인이자 혁신가였음에 틀림없다.


경영원칙들을 설명함에 있어 주로 <손자병법>에 쓰인 내용들을 주로 인용하고 있지만, <논어>, <맹자>, <대학>, <도덕경> 등 다른 고전에 담긴 지혜들도 간간이 포함되어 있다. 책은 <손자병법>과 그 외 여러 고전들에 기재된 문장들을 인용하고 있지만, 한문이 나오는 게 아니라 저자가 현대적 의미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고전에 나오는 용어와 그 풀이(현대적 해석)가 본문에 기재되어 있고, 설명된 내용들이 다시 표로 정리되어 있어 한눈에 잘 들어오고 복습도 할 수 있어 좋았다. 또 각 장 말미에 [함께 읽으면 좋은 성어]라는 코너가 있어, 여태까지 잘 몰랐거나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고사성어에 대한 유래와 깊은 뜻을 학습할 수 있는 점도 유익했다.


<손자병법>하면 가장 먼저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문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손자병법>에는 ‘백전백승’이란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백전백승’이라는 말 대신 ‘백전불태(百戰不殆)’라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고등학교 때 한문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이 내용을 강조하셔서 ‘백전불태’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됐다. 상처뿐인 승리는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백전불태가 백전백승보다 훨씬 현실적인 생각이라는 얘기다. 병사들의 안전과 생명을 전쟁에서의 승리보다 우위에 뒀던 손자의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책 10장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라”(상생)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승리하라니.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내용이었다. “적과 싸우지 않고 적의 군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용병술이다.” 결국, 내 병력도 살리고 상대방의 피해도 최소화하며 이긴 승리가 완전한 승리, 전승(全勝)이라는 얘기다.


책 제목을 보면 ‘리더’를 위한 책으로 보이지만, 내용을 읽어보니 조직의 리더뿐 아니라 그 구성원이 읽어도 많은 영감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잘 몰랐던 고사성어, 그 유래와 현대적 해석을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지닌 고전. 현재 조직의 리더이신 분, 미래의 리더가 되실 분 모두 꼭 읽어보시길 권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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