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성교육 -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소통과 존중의
김경란.신석희 지음 / 교육과실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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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할 수 있는 소통과 존중의 그림책 성교육>

 

초등학교 5,6학년 무렵, 학교에서는 성교육을 시작한다. ‘보건 교육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시간에 보건 선생님이 오셔서 성에 대한 교육, 주로 2차 성징과 사춘기에 대한 교육을 해 주신다.

성교육 수업을 내가 한다면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을 한 번씩 해 볼 때가 있었다. 그런데 올 해 그 생각이 현실이 되어, 담임 교사가 성교육 수업을 해야 하게 되었었다. 참 곤란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자료를 찾고, 그것에 대해 익히고, 전달법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림책을 떠올렸었다. 그래서 관련 그림책을 찾아 그것을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교육을 했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소통과 존중의 그림책 성교육은 이런 경험을 했던 내가 보았을 때는 정말 구세주 같은 책이라 생각되었다. 책을 모두 읽고 나서 1학기에 나오지 않은거지?’ 라고 아쉬워할만큼 훌륭한 책이다.

 

교육은 평생에 걸쳐 일어나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책이라 우리가 생각하는 사춘기 무렵까지의 성교육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이 책은 1궁금해, (탄생·성장, 사춘기)’ 2건강해, (성과 삶의 가치, 자존감·정체성)’ 3소중해, (사랑·우정, 가족)’ 4안전해, (성폭력, 성인권·성역할)’ 5함께 해, (동의·거절, 미디어 리터러시·성교육)’ 의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성에 대한 건전한 사고가 확립될 때까지 필요한 모든 성에 대한 교육을 담고 있다.

 

각 소주제에 대한 교육을 할 때 필요한 그림책을 맨 앞장에 제시하고, 관련된 성교육 내용을 앞 쪽에 제시하였다. 그 다음에 앞서 제시한 그림책의 내용 및 활용 방법을 글로 서술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그림책을 수업에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활동지 또는 도표 등을 활용하여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점은 자존감·정체성’, ‘가족과 같은 주제도 성교육의 범주에 넣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주는 것들을 파악하여 제시하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림책을 수업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 준다는 점도 좋았다. 보통 그림책을 보면서 이것을 어떤 수업에 어떻게 적용하지?’를 생각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고, 활동지가 필요하다면 추가로 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있다.

그리고 제시된 수업 방식 중 토의·토론을 활용한 것이 많아, 토의·토론을 활용한 수업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 준다.

 

그림책을 꼭 여기에 제시된 대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면 이런 류의 책에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교사입장에서는, 어떠한 주제(여기서는 성교육)를 교육할 때 활용하기 좋은 그림책을 제시해 놓고, 활동까지 소개해 놓은 책이니 한번쯤은 참고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여기에 나온 그림책들은 사실 성교육용으로만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도 활용도가 굉장히 높은 그림책들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새로 알게 된 그림책들을 다시 한번 독자 본인의 눈으로 읽어보고 그것을 다른 방향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의 작가는 교사이다. 그래서 교사가 활용하기에 좋도록 구성해 놓았다. 그러나 이 책은 교사만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도 참 좋은 성교육 관련도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아이들은 교사보다는 부모에게 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사실, 부끄럽기도 하고 정확한 지식을 어떻게 전달할지 몰라 얼버무리는 때가 많고, 성교육을 학교 또는 외부교육기관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학교와 다른 교육기관에서 훌륭히 교육해 주겠지만, 아이가 질문 할 때 부모가 적절히 대응해 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더욱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 자녀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그 매개체로 그림책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이 책에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이 잘 나와 있으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의 서문에 이렇게 나와 있다. ‘우리가 열심히 하는 성교육은 단순한 성교육이 아니라 인성 교육을 넘어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이고 정치교육이기도 하다.’ 이 구절을 읽을 때 마음이 묵직해 지는 느낌이었다. 모든 교육은 다 연결 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성교육은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교육이기에 그 중요성이 다른 교육과 비교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소통과 존중의 그림책 성교육>은 그 시작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거나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어른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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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맛 모모푸쿠 - 뉴욕을 사로잡은 스타 셰프 데이비드 장이 들려주는 성공하는 문화와 놀랍도록 솔직한 행운의 뒷이야기
데이비드 장 지음, 이용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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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모모푸쿠의 데이비드 장의 새로운 책이 나온다라는 글을 봤다. 그 글을 보고 얼마 후, 책을 읽게 되었고, 책을 다 읽은 지금, 이 책을 정리 하자면 <인생의 맛 모모푸쿠>는 기존에 흔히들 보는, 좋은 환경에서 성공한 사람의 자서전이 아닌,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성공을 향해 나아간 사람의 자기 계발서, 더 나아가서는 브랜딩에 관한 책이다.

 

-처음에는 속삭이듯 작게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내용은 분명하게 전달했다. “저는 언더그라운드 음식이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age.57

 

모모푸쿠’, ‘데이비드 장은 요리업계 종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저 이름들을 한번도 들어본 적 없을 수도 있다.

모모푸쿠라고 하는 것은 우선 레스토랑 그룹 이름이다. ‘데이비드 장이라고 하는 한국계 미국인 셰프가 뉴욕에서 운영 중인 레스토랑 모모푸쿠 쌈바, , 밀크바 등등을 운영 중인 그룹의 이름이다.

 

-실패가 두렵지 않았다. 전통적인 셰프의 길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다른 길이 있을거라 믿었다. page.58

 

그리고 모모푸쿠라는 이름의 의미는 일본의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하신 안도 모모후쿠라는 발명가의 이름을 따왔다.

데이비드 장은 교포로,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실제로는 일본 음식과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 부분은 데이비드 장의 전작, <뉴욕의 맛 모모후쿠> 또는 그의 인터뷰 기사에 좀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데이비드 장, 그는 요리사이며, 뉴욕에 업장을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단순 요리만 하는 요리사 Cook이 아닌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있으며 운영하는 셰프 Chef 이며, 레스토랑 그룹의 오너 Owner이다.

 

요리사가 아닌 셰프, 그 역할의 책임자 지휘 하에는 수십 명의 요리사가 있다는 뜻이고, 그 요리사를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며 방향을 지시하고, 심지어 욕설, 협박까지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데이비드 장은, 과거에 본인이 행해왔던 행위들을 스스로 고백하였고 이제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잘못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갖고 바꾸려 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언제나 분노에 차 있었다. 내 레스토랑을 열고 나니 요리사가 조금만 무신경해 보여도 분노가 폭발했다. page.106-

 

그는 뉴욕에서 요리사로 이력을 쌓아가다가 큰 도전을 한다. 레스토랑을 창업한 것이 그것이었다.

그에게는 파트너가 있었고, 동료가 있었고, 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튼튼한 사다리마저도 심적으로 흔들리는 그를 잡아 줄 수 없었고 그는 흔들렸다. 그리고 사람이 아닌 약, 그리고 알콜에 점차적으로 의지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성공하였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장애물 없는 성공 스토리를 읽는 게 아니지 않는가? 당연히 그는 무너지고 지쳤으며 그 장애물의 역할을 해주기 위해서 이 등장한 것이 아닐까 라고도 생각되었다.

 

-나는 여전히 요식업계가 치유의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려고 애써야만 가능하다. page.306

 

 

그는 약에 의지하게 된 자신의 상황을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 해 놓았다. 그리고 왜 의지할 수 밖에 없었는지와 결국에는 무엇에 의해 약을 끊고 나아지는 삶을 살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는 자신을 믿어준 사람들 덕분에 그 상황에서 점차 멀어지게 되었다. ‘믿어준 사람들이란, 그 당시의 여자친구(지금의 아내)가 있었고, 동료가 있었으며 의사와 코치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에게 토템으로 자리한 그의 2세가 그의 세상에 등장했기에 그는 약을 멀리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정말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시간이었다. 나의 사고방식과 팀원들이 생각해줬으면 하는 방향을 함께 나눴다. 문화를 세우는 게 엄청나게 중요했으니 계속해서 공부하면서 부정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시간을 들였다. page.330

 

셰프는 주방 전체를 경영하는 사람이기에,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상황에서 탓할 수 있다. 데이비드 장은 탓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나 주변 사람들의 진심어린 도움으로 인해 그 권한을 남용하지 않게 되었으며 나아가 동료들을 더욱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는 점차 동료와 타인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어갔고, 감사함을 느끼며 타인을 배려해가는 사람이 되어갔다.

 

-웨이터는 요리사를 믿고 요리에 얽힌 이야기를 홀로 전달했다. 둘의 우호적인 관계 덕분에 요리팀과 고객 서비스팀이 레스토랑 세계에서는 드물게 사이가 좋았다. page.219

 

그리고 아직까지도 모모푸쿠의 성공적인 얘기는 계속되고 있으며, 점차 성공을 단단히 하고 있다.

혹시 데이비드 장이 궁금하다면 넷플릭스를 통하면, 일명 넷플릭스의 요리사 공무원이라고 하는 그의 쾌활한 말솜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자서전으로 된 책이지만 나에게는, 혹은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에게는 본인의 뒤죽박죽 엉켜져가는 삶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과정과, 본인 스스로의 정체성(Identity)을 형성하는 과정, 그리고 셰프로서 성장하고 성공하는 과정을 일차적으로 보고 배울 수 있기에 스스로를 브랜딩해가는 책으로 다가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나친 자기의식과 안주하려는 자만심은 셰프의 적이다. page.391

 

<인생의 맛, 모모푸쿠>는 창업을 앞두고 걱정이 가득 쌓여있는 사람들에게나, 요리를 이제 막 시작했거나 3년차가 된, 막내티를 갓 벗어난 요리사들에게, 그들이 걸어야 할 멀고 먼 여행길에 동료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우선 나에게만큼은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삶의 균형과 되돌아갈 힘을 비축하는 일, 우리가 서로에게 투자한다면 저절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page.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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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를 찾아서
미치 앨봄 지음, 박산호 옮김 / 살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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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유명한 작가 미치 앨봄이 오랜만에 신작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는 내용은 보지도 않고 당장 봐야겠다고 생각한 책 <치카를 찾아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삶을 충분히 다 산 지혜로운 노인에게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라면 이 치카를 찾아서는 어리디 어린 소녀와 그 소녀 주변 사람들에게서 듣는 이야기이다.

 

치카는 아이티에서 태어난 아이다. 그렇다. 우리가 알고있는 그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던 곳. 치카는 지진을 겪고도 살아났다. 그러나 지진 후, 엄마가 남동생을 낳다가 돌아가셨고, 치카를 돌볼 여력이 없던 주변 사람들은 치카가 더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보육원으로 치카를 보냈다. 바로 그 보육원을 운영하던 사람이 미치 앨봄이었다.

 

미치 앨봄과 재닌 부부는 아이가 없었다. 그런 부부에게 운명적으로 오게 된 아이가 바로 치카’. 이 부부에게 오게 된 이유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병 때문이었지만 그 덕분에 아이도, 이 부부도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미치 앨봄은 치카가 본인에게 가르쳐 준 교훈들의 목록을 작성했고 그것이 이 책의 큰 줄기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족에 대해 참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아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적에는 해 본 적이 없었고, 현재는 그냥 연인을 닮은 아기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는, 아주 단순한 호기심으로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아이를 갖고, 그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은 새로운 우주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친구들 중에서도 그리 이야기 하는 친구들이 있다. 정말 많이 힘들지만, 그만큼 기쁨이 있다고.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쁨이고, 새로운 감정이라고.

이 책에서는 조금 더 멋진 표현들로 그 기쁨과 감정들을 묘사하고 있었다.

 

미치와 재닌 부부는 치카라는 아이를 돌보며 새로운 부부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싸울 일이 거의 없었던 부부는 치카를 조금 더 건강하게 지내게 하고 싶다는 같은 마음을 가졌지만 그 방법을 몰라 서로 다투기도 하고, 둘이서만 지낼 때는 알지 못했던 매력들을 알아가게 된다.

부부가 아이를 가지고, , 넷으로 가족이 늘어나면서 정말 철없던 남자 선배들이 멋진 남편으로 성장하고, 놀기 좋아했던 친구가 세상 다정한 엄마가 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이 책에서도 그 모습이 나왔다.

 

이 책은 라는 부분에서는 치카에게 하는 말이, ‘우리라는 부분에서는 미치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이미 죽은 치카와 하는 대화가, ‘라는 부분에서는 미치의 독백이 쓰여져 있다. 그 구성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러나 그 구성은 반복적으로 나오기에 어1/3 정도 읽고 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가족이란 어떤 사이까지를 가족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건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 치카를 찾아서’. 읽는 사람에 따라, 읽는 시기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은 책이다.

 

다음 내용을 빨리 알고 싶어 너무 급하게 읽었다. 이제 다시 처음부터 펼쳐놓고 필사하며 읽어 볼 참이다. 그 때는 또 다른 부분이 나의 마음에 말을 걸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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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게 잘못일까 봄볕 청소년 9
조 코터릴 지음, 이은주 옮김 / 봄볕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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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어린이들, 청소년들이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여성의 경우 더 그렇고, 이목구비보다도 뚱뚱한지, 말랐는지에 더 관심이 많다. 나 역시 그랬다.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너무 약해서 보약을 많이 먹었었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레파토리?!) 그 후 밥맛이 좋아졌는지, 먹고 운동하지 않고 앉아 공부만 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최근까지도 뚱뚱의 반열에 들어섰었다. 그랬던 나였기에 이 제목에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인공인 안젤리카는 뚱뚱한 외모를 지닌 여자아이로, 예쁘지만 자존감이 낮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안젤리카의 별명은 젤리’. 젤리는 뚱뚱하지만 쾌활하고 명랑하다. 겉으로 보았을 때는. 그러나 사실 젤리의 마음 속에는 우울한 생각들이 자리하고 있다. 젤리는 그 생각들을 자기만 아는 공책에 글로 써 놓는다.

사람의 마음은 늘 밝거나 늘 우울할 수는 없다. 성격도 마찬가지다. 특히 겉으로 봤을 때 밝은 사람들은 대부분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거나 나의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을 힘들어 한다. 젤리도 그 중 하나였다.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이 힘들어 항상 웃는 것선택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만났던 어린아이들을 떠올렸다. 특히, 젤리처럼 늘 엉뚱한 이야기를 도맡아 하고, 분위기를 띄우려고 혈안(?!)이 된 아이들. 그냥 천성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 삶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본인이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방식이 그 문제 행동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난 이 책에서 젤리의 엄마가 인상적이었다. 보통 어머니들과는 다른 느낌. 누가봐도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을 남자친구라고 여기다가 결국은 버림받는 쪽을 선택하고, 좋은 사람이 다가오자 그런 사람이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다고 단정짓고, 먼저 거리를 둬 버리는 사람이다.

 

젤리도, 젤리 엄마도 둘 다 자존감이 낮다. 속으로 자신을 비하한다. 젤리는 외모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때 움츠러들고, 젤리 엄마는 연인과 관련한 일에서 움츠러든다. 외모와 사랑, 이 부분은 사춘기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이 책은 청소년을 독자로 생각하고 쓴 소설이라고 하지만, 사실 성인에게도 상당한 울림을 준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엄마의 새 남자친구 레넌. 엄마의 남자친구로는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사람이다. 레넌은 진심으로 젤리를 인격체로 존중해 주었고 젤리 엄마의 아름다운 내면을 본 사람이다. 나는 이 레넌의 말과 행동을 보며, 아이들에게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그들을 응원해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야기 사이 사이에 나오는 젤리가 쓴 일기()는 마음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심오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시로 표현하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썼다기에는 너무 잘 썼는데?’ 라고 생각하다가도 내 주변의 아이들이 쓴 글을 떠올려 보면, 이 정도로 쓸 수도 있겠다 싶은 글들이다. 젤리의 글은, 편협한 사고를 가진 어른들에게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도록 해 준다.

 

자존감 낮은 아이와 어른이 자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소설 <뚱뚱한 게 잘못일까> 젤리와 그 친구들의 대화를 읽으면 나의 어릴 적 장면들이 떠올랐고, 소설 속 어른들과의 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고민했었고, 지금도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했다.

참 오랜만에 청소년 소설을 읽었는데 멋진 작품을 만나게 되어 행복하다. 앞으로 여러번 읽어보며 젤리의 질문과 생각에 대해 계속 생각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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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로 화난 거야! 울퉁불퉁 어린이 감성 동화 4
톤 텔레헨 지음, 마르크 부타방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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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화' 라는 감정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식한다. 그래서인지 그 감정에 대해 그렇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어른이 된 우리들은 더욱더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돌보는데 서툴다. 그런데 우리는 알고 있다.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이,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이 생활을 수월하게 그리고 상대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은 감정 중에서 '화'라는 감정을 소재로 이야기 하고 있다. 

모두 10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면 각각의 챕터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한 번 읽어서는 글의 내용은 이해할지 몰라도 작가가 왜 이런 글을 썼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한 번 읽고 나서 도저히 그 의도가 이해가 가지 않아서 출판사 블로그를 찾아가서 출판사 서평을 읽어 보았다. 그러고 나서야 어느 정도 그 의도가 이해가 갔다. 


이 책에서는 여러 동물들이 등장한다. 그 동물들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화'라는 감정을 조금 더 파헤쳐 본다. 

첫번째 챕터인 '노란배 두꺼비와 고슴도치' 에서는 친구들의 화를 보고 싶어 하는 노란배 두꺼비가 등장한다. 그 두꺼비는 고슴도치에게 가서 고슴도치의 가시를 확 뽑아버린다거나 달팽이의 더듬이를 비틀고, 코끼리의 코를 꼬아 매듭을 짓는 등 여러 악행(?!)을 저지른다. 그런데 두꺼비는 동물들이 비명을 지를 때 마다 이렇게 말한다. "그건 화가 아니야. 화난다거나 진짜 화난 거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건 화가 아니야!' 라고 말이다. 

이 부분까지 읽었을 때는 단순히 노란배 두꺼비가 공감 능력이 부족한 동물이라고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다음을 읽으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일곱번째 챕터인 '개미' 에서는 '화'를 시각화 했다. 숲 속에 사는 개미집에 화 덩어리가 함께 산다. 그 덩어리는 점점 커지고 말을 하기도 해서 개미는 그것을 부수려고 여러 행동을 하지만 실패한다. 그런데 그 때, 다람쥐가 찾아와서 같이 놀자고 한다. 참 신기하게도 화 덩어리는 움츠러들기 시작하고 결국 집을 나간다. 

나는 이 부분도 참 인상적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이야기 속에서의 다람쥐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의 마음을 밝게 해 주는 존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화가 난 상태로 혼자 있게 되면 같은 생각을 반복하게 되어 화가 점점 커지거나 다른 부정적인 감정이 돋아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옆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화를 사라지게 한다. 주변 사


마지막 챕터인 '풍뎅이' 에는 풍뎅이와 쇠똥구리가 나온다. 서로가 편지를 주고 받는데 의미없이 '화'만 담겨 있는 편지들이다. 처음에는 이유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그 이유가 사라진채 서로가 싸우듯이 편지를 보낸다. 이것을 보며 우리 생활 중에서, 화가 난 채로 말을 할 때, 상대방을 생각하지 못하고, 아무 말이나 내뱉는 경우가 많다는 걸 떠올렸다. 말이란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을 주고 받기 위해 이용하는 것인데 그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 책은 혼자 읽고 두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어 보는 것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인도 좋지만, 부모님이 자녀와 함께 읽어보고 '화'라는 감정에 대해 각 챕터별로 이야기 나눈다면 참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좀 더 자세한 리뷰 : https://blog.naver.com/hajunghouse/222476949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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