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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맛 모모푸쿠 - 뉴욕을 사로잡은 스타 셰프 데이비드 장이 들려주는 성공하는 문화와 놀랍도록 솔직한 행운의 뒷이야기
데이비드 장 지음, 이용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모모푸쿠의 데이비드 장의 새로운 책이 나온다’ 라는 글을 봤다. 그 글을 보고 얼마 후, 책을 읽게 되었고, 책을 다 읽은 지금, 이 책을 정리 하자면 <인생의 맛 모모푸쿠>는 기존에 흔히들 보는, 좋은 환경에서 성공한 사람의 자서전이 아닌,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성공을 향해 나아간 사람의 자기 계발서, 더 나아가서는 브랜딩에 관한 책이다.
-처음에는 속삭이듯 작게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내용은 분명하게 전달했다. “저는 언더그라운드 음식이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age.57
‘모모푸쿠’, ‘데이비드 장’은 요리업계 종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저 이름들을 한번도 들어본 적 없을 수도 있다.
‘모모푸쿠’라고 하는 것은 우선 레스토랑 그룹 이름이다. ‘데이비드 장’ 이라고 하는 한국계 미국인 셰프가 뉴욕에서 운영 중인 레스토랑 모모푸쿠 쌈바, 코, 밀크바 등등을 운영 중인 그룹의 이름이다.
-실패가 두렵지 않았다. 전통적인 셰프의 길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다른 길이 있을거라 믿었다. page.58
그리고 ‘모모푸쿠’ 라는 이름의 의미는 일본의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하신 ‘안도 모모후쿠’라는 발명가의 이름을 따왔다.
데이비드 장은 교포로,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실제로는 일본 음식과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 부분은 데이비드 장의 전작, <뉴욕의 맛 모모후쿠> 또는 그의 인터뷰 기사에 좀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데이비드 장, 그는 요리사이며, 뉴욕에 업장을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단순 요리만 하는 요리사 Cook이 아닌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있으며 운영하는 셰프 Chef 이며, 레스토랑 그룹의 오너 Owner이다.
요리사가 아닌 ‘셰프’는, 그 역할의 책임자 지휘 하에는 수십 명의 요리사가 있다는 뜻이고, 그 요리사를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며 방향을 지시하고, 심지어 욕설, 협박까지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데이비드 장은, 과거에 본인이 행해왔던 행위들을 스스로 고백하였고 이제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잘못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갖고 바꾸려 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언제나 분노에 차 있었다. 내 레스토랑을 열고 나니 요리사가 조금만 무신경해 보여도 분노가 폭발했다. page.106-
그는 뉴욕에서 요리사로 이력을 쌓아가다가 큰 도전을 한다. 레스토랑을 창업한 것이 그것이었다.
그에게는 파트너가 있었고, 동료가 있었고, 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튼튼한 사다리마저도 심적으로 흔들리는 그를 잡아 줄 수 없었고 그는 흔들렸다. 그리고 사람이 아닌 약, 그리고 알콜에 점차적으로 의지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성공하였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장애물 없는 성공 스토리를 읽는 게 아니지 않는가? 당연히 그는 무너지고 지쳤으며 그 장애물의 역할을 해주기 위해서 ‘약’ 이 등장한 것이 아닐까 라고도 생각되었다.
-나는 여전히 요식업계가 치유의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려고 애써야만 가능하다. page.306
그는 약에 의지하게 된 자신의 상황을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 해 놓았다. 그리고 왜 의지할 수 밖에 없었는지와 결국에는 무엇에 의해 약을 끊고 나아지는 삶을 살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는 자신을 믿어준 사람들 덕분에 그 상황에서 점차 멀어지게 되었다. ‘믿어준 사람들’ 이란, 그 당시의 여자친구(지금의 아내)가 있었고, 동료가 있었으며 의사와 코치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에게 토템으로 자리한 그의 2세가 그의 세상에 등장했기에 그는 약을 멀리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정말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시간이었다. 나의 사고방식과 팀원들이 생각해줬으면 하는 방향을 함께 나눴다. 문화를 세우는 게 엄청나게 중요했으니 계속해서 공부하면서 부정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시간을 들였다. page.330
‘셰프’는 주방 전체를 경영하는 사람이기에,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상황에서 탓할 수 있다. 데이비드 장은 ‘탓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나 주변 사람들의 진심어린 도움으로 인해 그 권한을 남용하지 않게 되었으며 나아가 동료들을 더욱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는 점차 동료와 타인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어갔고, 감사함을 느끼며 타인을 배려해가는 사람이 되어갔다.
-웨이터는 요리사를 믿고 요리에 얽힌 이야기를 홀로 전달했다. 둘의 우호적인 관계 덕분에 요리팀과 고객 서비스팀이 레스토랑 세계에서는 드물게 사이가 좋았다. page.219
그리고 아직까지도 모모푸쿠의 성공적인 얘기는 계속되고 있으며, 점차 성공을 단단히 하고 있다.
혹시 데이비드 장이 궁금하다면 넷플릭스를 통하면, 일명 ‘넷플릭스의 요리사 공무원’이라고 하는 그의 쾌활한 말솜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자서전으로 된 책이지만 나에게는, 혹은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에게는 본인의 뒤죽박죽 엉켜져가는 삶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과정과, 본인 스스로의 정체성(Identity)을 형성하는 과정, 그리고 셰프로서 성장하고 성공하는 과정을 일차적으로 보고 배울 수 있기에 스스로를 브랜딩해가는 책으로 다가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나친 자기의식과 안주하려는 자만심은 셰프의 적이다. page.391
<인생의 맛, 모모푸쿠>는 창업을 앞두고 걱정이 가득 쌓여있는 사람들에게나, 요리를 이제 막 시작했거나 3년차가 된, 막내티를 갓 벗어난 요리사들에게, 그들이 걸어야 할 멀고 먼 여행길에 동료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우선 나에게만큼은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삶의 균형과 되돌아갈 힘을 비축하는 일, 우리가 서로에게 투자한다면 저절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page.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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